겨울은 나에게 있어 좋은 계절은 아이다
추위도 많이 타고 피부도 약해 입술이 트고 최근에는 20대 때 다친 손가락의 손톱과 그 밑의 피부가 갈라지기도 한다.
겨울이 싫은 다른 이유는 낮이 짧아 여름이면 대낮인 오후 6시가 되면 캄캄하고 같은 일을 하는데도 퇴근 시간인 오후 6시30분이면 여름 보다 겨울이 훨씬 피곤한 느낌이다.
똑같은 일도 낮에 할 때보다 밤에 할 때 피로도가 훨씬 높은 것 같다.
또한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얼어버리면 즐기는 달리기나 산보는 커녕 걷는 것 조차 힘든 것이 눈 덮인 겨울철의 도로이다.
요즘처럼 날씨가 춥고 외부 활동이 어려워 운동 한답시고 사우나와 헬스장에서 지루한 런닝머신에서 걷고 뛰다가 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번 겨울은 지독한 감기에 걸려 거의 한달 동안 실내에서도 운동을 제대로 못하였다. 마침 조이사님이 철인 클럽 카페에 스키투어 공지를 하고 우리 아이들이 좋아해서 같이 무주 덕유산 스키장에 가게 되었다.
거의 17.8년 전에 제가 근무했던 치과 원장님께서 가족들과 저를 포함한 직원끼리 늦은 봄에 무주리조트에 가본 적이 있지만 눈 덮인 스키장은 난생 처음이다. 보령에서 주로 주말에 당일치기 버스 페키지 스키 상품이 있어 아침 5시30분에 지정된 장소 〈동대동(구)-현대자동차 대리점〉에서 출발하였다.
인원도 많지 않아 대략 10명이 조금 넘은 것 같아 널찍한 버스에서 편안하게 스키장까지 가게 되었다.
약 2시간 후 도착하니 일요일 이른 아침이라 별로 차가 없고 야간 스키를 타는지 아침 일찍부터 스노우보드나 스키를 타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버스 기사님이 스키매니아이고 직접 여행상품을 만들어서 같은 페키지 스키 여행 상품이지만 나처럼 초보는 오전 스키레슨을 받아야 해서 둘째 아이도 처음이라 오전 레슨과 오후 초보 코스 및 스키장비 대여 상품을 선택했다.
우리 큰 아이와 조이사는 개인 스키장비가 있고 경험이 있어 오전부터 바로 중상급 스키타는 상품을 선택했다. 도착하여 버스 안에서 기다리니 기사님께서 단체로 여러 종류의 리프트 탑승권을 구매하여 각자 나누어 주었다.
리프트 탑승권은 신용카드처럼 생겼으나 달고 다니도록 옆에 구멍이 뚫어져 왼쪽 호주머니에 넣어 절대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사항을 말해준다.
점심은 각자 사먹고 오후 4시30분에 출발 하니 4시 이전에 대여 받은 장비를 반납하고 아침에 주차한 곳으로 오라고 한다.
장비를 대여 받고 나니 8시30분이 되었는데 레슨은 9시30분부터 한다고 하여 작은 아이랑 둘이서 리프트 탑승하는 곳 주위에서 스키를 타면서 감각을 익혔다. 9시30분이 다 되어 가자 지정된 장소에 레슨을 표시하는 노란 배등 걸치기 천을 입고 약 20명씩 한 조로 나뉘어 모두 3조로 강사가 서로 달랐다.
우리 조에는 혼자 온 사람은 딱 한 사람으로 거의 모두 가족, 친구끼리라서 어린 유치원생부터 나처럼 50대 사람이 똑같이 레슨을 받았다.
강사선생님은 우선 레슨 받은 곳으로 함께 이동하여 스키 장비와 명칭을 먼저 소개하고 스키 프레이트 신는 법과 벗는 법, 프레이트를 신고 짧은 거리를 이동하고 그 자리에서 빙 도는 법, 경사진 스키장에서 넘어지고 일어나는 법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방법을 한 사람 한 사람씩 지도해 주었다.
각자 운동 감각에 따라 스키 기본기를 배우는 것이 많이 차이가 났으며 어린 유치원생들은 스키를 벗어 놓고 강사선생의 설명을 듣는둥 마는둥 눈 위에서 놀기에 바빴다. 특히 강사선생은 본인이 담당하는 레슨을 받는 사람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매우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양 옆으로 줄을 세워 놓고 한 사람 한사람씩 일일이 지도 하는데 눈 언덕에서 내려 올 때 멈추는 A자 모양을 할 때는 직접 스키 프레이트를 잡아 주기도 하고 손을 잡아 넘어지지 않게 지도 할 때는 땀을 흘리며 열심히 가르쳐 주었다. 결혼을 일찍 했으면 딸 같은 20대 젊은 강사가 매우 열심히 지도해 준다. 레슨이 끝나고 인사도 없이 레슨 헬멧과 노란 레슨 배등 표시 천을 회수하여 황급히 사라지자 뒤 쫓아가서 사무실 앞에서 만나 점심이라도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팁을 주면서 오전 레슨을 마치고 조이사와 점심을 같이했다.
오전에 조이사와 큰 아이는 중급(코스) 상급을 타고 오후에는 혼자서 상급을 타고 나는 큰 아이와 둘째 아이와 셋이서 초보 코스(에코)를 타기 위해 리프트를 타고 코스 정상에 올라갔다.
초보 코스지만 출발 지점은 약간 좁고 가파라 둘째와 나는 계속 넘어지고 그러면서 스키장 옆의 안전 그물망에 걸리기도 하고 일어나기 위해 아둥바둥 하면서 약 10번 정도 넘어졌다 일어섰다가를 반복하며 둘째를 기다리면서 함께 내려 왔다. 오전에 배웠던 프레이트를 A자 모양으로 해도 가속으로 미끄러져 안되겠다 싶어 갈지(之) 자 모양으로 옆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750m정도 코스를 간신히 내려 온 것이다.
다시 리프트를 타고 두 번째 내려 올 때는 두 세번 넘어지고 내려오고 세 번째 탈 때는 거의 넘어지지 않고 내려올 정도가 되었다.
마침 일요일 오후라 리프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도 많지 않아 5분정도 기다리면 탈수 있어 오후 3시30분까지 열 번 이상 탄 것 같다.
나중에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피곤하기도 해서 애들끼리 타라고 하고 혼자 따끈한 커피 한잔 하고서 두 세번 타고 애들을 만나 함께 장비를 반납하였다. 스키는 나의 버스킷리스트(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에는 없었지만 직접 스키를 늦게나마 가족끼리 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고 겨울철에는 아이들과 함께 자주 오고 싶다.
처음에는 애들이 좋아해서 그냥 스키장에 따라가는 심정으로 갔으나 실제 경험해 보니 겨울 레져스포츠로 최고라고 생각하며 매니아가 된다면 개인 스키 장비를 마련하고 싶다.
스키를 소개해 주고 스키장에서 큰 아이의 스키 동영상 까지 찍어주고 챙겨준 조이사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설천베이스서 바라본 에코코스(우측:초보코스)와 코러스코스(좌측:중급코스)
설천베이스 가운데 빨간 두선의 짧은 왼쪽이 에코리프트, 오른쪽은 산정상으로가는 콘돌라,왼쪽초록은 왕초보용 에스칼레이터
설천베이스앞에서(둘째) 가게들(아래)
왼쪽 거문지붕이 콘돌라 탑승장 ,등산객이 줄서 있네요! 가운데 코스가 쌍쌍 중상급 코스
쌍쌍코스 우축옆에 있는 스키교육장 코스
노란 옷 입는이가 강사 선생님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는 A자형 연습
설천베이스앞에서 연습하는 둘째(아래)
저는 오토파이 헬멧 쓰고 연습
조이사와 한컷
에코리프트 탑승장
에코리프트아래 왕초보용 에스칼레이터
에코리프트에서
에코코스 정상에서
베이스앞에서 고압공기로 청소
첫댓글 아빠와의 즐거운 시간, 두고두고 기억에 남겠죠....,행복해 보이는 좋은 그림입니다.ㅎ
ㅉㅉㅉ
잘했유~~
자주다니세요.
재미있죠? 저도 초보인데 잼나더라구요
올해는 무주 한번 하이원 한번 갔네요
근데 언제인데 사람이 저리 없죠? 무주는 삼도에서 모여서 사람이 엄청 많은데...
둘째가 아빠를 쏙 빼닮았네요.
그러고 보니 스키장 가본지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듯 하네요.
무릎때문이었나?
내 일이면서도 가물가물...
아빠와 함께 있는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보이는데
스키장에서의 한 때이니 아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어 보입니다.
가족이 레저를 같이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은데!
요트는 처음에 몇번 타드니 이제는 저와는 타지 않고
다른 지인들이 함께 탈때만 승선하네요,^^
참 좋아 보입니다.
새해에도 온가족이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큰애가 돌싱(돌아온 싱글)인
나에게 심한 감정변화와 반항이 부담이 되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