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읽는 강론
내 마음의 보물은 어디에 있을까요?우리가 진짜 소중하게 생각하는 건 뭘까요?
우리가 살면서 진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마음이 온통 빼앗긴다는 말입니다.
혹시 아주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어떻게 되나요? 그 물건 생각만 계속하고 쇼핑몰을 뒤적거려 보게 됩니다 . 살까 말까 망설이거나 계산기를 두들겨 보기도 합니다 .
사람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가면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길 바랍니다 . 나를 인정해 주고 모든 시간을 내어주길 기대하기도 합니다 .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이 내 마음을 몰라주거나 상처를 주면 어떻게 될까요? 사랑했던 만큼 미움과 섭섭함이 커지기도 합니다 . 이렇게 우리가 애착을 갖는 대상에 따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예수님 말씀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숫자에 매달리는 세상, 괜찮을까요?
어린 왕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숫자 세기를 좋아한다고요 . 인간관계를 맺거나 세상을 살 때 숫자에 아주 민감하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
생각해 보면 우리가 사람들을 만날 때 몇 살인지, 자식이 몇 명인지 물어보지 않습니까 . 얼마나 버는지, 몇 평 아파트에 사는지 같은 것들도요 . 우리는 모든 가치가 숫자로 바뀌어버린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 숫자가 많으면 왠지 남보다 더 나은 것 같고 비교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
하지만 문제는 이 숫자에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 물건이나 사람은 아무리 욕심을 부려도 한계가 있지만, 숫자는 끝이 없습니다 . 그래서 사람들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만족할 수가 없게 됩니다 . 특히 돈이 중요한 세상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 우리 스스로가 이 땅에 끝없는 보물을 쌓아두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일까요?
예수님은 눈이 몸의 등불이라고 하셨습니다 .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여겨집니다 .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려고 합니다 .
특히 스마트폰과 미디어 세상에서는요 . 유튜브나 짧은 영상 알고리즘에 매어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마치 노예가 된 것 같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요 . 미디어 때문에 내면을 돌아볼 시간을 빼앗기는 것입니다 .
그래서 어떤 때는 스마트폰을 던져버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 우리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 즉 내적 수행이 필요합니다 .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약함 속에서 드러나는 강함,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
바오로 사도는 정말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선교하러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매질하고 반대하며 박해했습니다 . 오늘 바오로 사도의 편지를 보면 그분이 겪었던 온갖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 마치 고통의 종합 선물 세트 같다고 할까요 . 세상의 온갖 수모를 다 겪은 것 같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마 바오로 사도만큼은 아닐 것입니다 .
바오로 사도는 세상에 내놓을 만한 좋은 배경도 있었지만, 오직 예수님만을 따랐습니다 . 유대인들이 싫어해서 십자가에 못 박힌 그 예수님을 진정한 구원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 그래서 많은 박해와 모욕을 당했습니다 . 웬만하면 포기하고 싶었을 텐데, 끝까지 견딘 이유가 딱 하나 있었습니다 .
그것은 자신의 약점을 통해 그리스도의 강함, 하느님의 힘이 더 드러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모든 것을 이 마음에 걸었습니다 . 세상 사람들은 약점을 숨기려 하지만 행여라도 약점 잡힐까 봐 두려워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달랐습니다. 자신의 약점이 오히려 하느님의 능력을 보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 이건 정말 깊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내 마음의 보물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예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위해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라고요 . 땅에 쌓아둔 보물은 벌레가 먹고 녹슬고 도둑들이 훔쳐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러니 보물은 하늘에 쌓아두어야 합니다 . 하늘에서는 아무도 망가뜨리거나 훔쳐가지 못합니다 .
땅의 보물은 덧없지만, 하늘의 보물은 영원합니다.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의 약함조차도 하느님께 나아가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우리가 겪는 마음의 어려움들도 하나님께서 보듬어 주시면 부끄러워하지 않고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세상의 덧없는 보물 대신 믿음을 지키고 하늘에 보물을 쌓는 삶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송용민 신부
(인천논현동성당주임)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