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서 석연釋然은 형용사 '석연하다'의 어근語根으로서 의혹이라든가 꺼림칙함이 없는 환함이다 마음이 환하게 풀림이며 혹은 미심쩍은 것이라든가 묵은 원한까지 다 풀림의 뜻이다
해탈解脫은 얽매임을 벗어버림이다 팔만사천 가지 번뇌의 속박을 풀어 욕계欲界 색色계 무색無色界계 삼계 업고業苦로부터 벗어남이다 사람은 태어나 앎을 터득하며 성장하고 끝내 죽음에 이르도록 여러 가지 번뇌와 항상 더불어 산다 번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남보다 더 시원스러움이 과연 있을까 싶다
자유의 뜻을 해탈解脫이라 하는데 여기에 여러 가지 해탈이 있다 무상해탈無相解脫 장진해탈障盡解脫 무원해탈문無願解脫門 해탈덕解脫德 해탈식解脫食 해탈도解脫道 해탈신解脫身 해탈향解脫香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 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 등이 있다
첫째는 무상해탈無相解脫이다 예술의전당 대각선 건너편 불교 TV 방송국 곧 BTN 법당 편액이 '무상사無相寺'다 무상해탈에서 빌린 이름일 것이다 모든 사물은 항상 변화하기 마련이다 영원히 동일 형태로 있는 것은 없다 이른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이러한 논리를 터득하고 깨달아 무상無相의 고뇌로부터 벗어남이 곧 비움無 상相의 해탈이다
둘째 장진해탈障盡解脫이다 장애가 다한 해탈이기에 장진해탈이다 수행을 가로막는 모든 번뇌를 끊고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함이다
셋째 무원해탈문無願解脫門이다 삼해탈문三解脫門이 있는데 해탈을 얻는 데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진공묘유의 공空 해탈문이고 둘째 상을 떠난 무상無相 해탈문이며 셋째 무위無爲 무작無作 해탈문이다 공, 무상, 무작이 모두 비어 있기에 일체를 바라거나 구할 게 없다 바람願 조차 뛰어넘는 무원無願! 대오하여 얻는 해탈의 경지일 것이다
넷째 해탈덕解脫德을 가리킨다 이는 삼덕三德의 하나로서 무애자재無碍自在한 덕이다 삼덕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첫째 지혜의 덕智德이고 둘째 단절의 덕斷德이며 셋째 불은佛恩의 덕恩德이다
다섯째 해탈식解脫食이란 게 있다 다름 아닌 오식五識의 하나로 속박을 벗고 법의 자재함을 얻어 선근善根 키움을 음식에 비유함이다 선근을 기르는 다섯 가지 음식은 첫째 염식念食이고 둘째 법희식法喜食이며 셋째 선열식禪悅食이고 넷째 원식願食이며 다섯째 해탈식解脫食이다
여섯째는 해탈도解脫道라 한다 불도의 다른 이름으로서 오로지 한생각一念의 지혜로 진리를 깨달아가는 경지를 말한다 열반에 이르는 네 길四道이 있다 첫째 가행도加行道요 둘째 무간도無間道며 셋째 예서 언급한 해탈도요 넷째 승진하는 길 승진도勝進道다
일곱째는 빈 몸 해탈신解脫身이다 부처님이 갖춘 다섯 가지 공덕을 오분법신五分法身이라 한다 첫째 계신戒身이요 둘째 정신定身이며 셋째 혜신慧身이요 넷째 해탈신解脫身이다 해탈신은 온갖 번뇌에서 떠난 자유자재한 부처의 몸을 가리키며 다섯째가 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이다
여덟째는 해탈향解脫香을 말한다 첫째 계행戒行의 향기요 둘째 정행定行의 향기며 셋째 혜행慧行의 향기다 넷째 해탈행解脫行의 향기며 다섯째는 해탈지견행의 향기다 해탈은 이처럼 5가지 행行을 닦아 온갖 번뇌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자유자재 부처님 경지를 만끽함이다
아홉째 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이다 다섯 가지 해탈 법신 중의 하나로 해탈에 지견知見을 더한 몸身이다 행을 닦는 수행자 그 스스로가 일체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자유자재한 몸을 알아 챙긴다는 이른바 부처님의 몸을 지목함이다 깨침, 깨달음이란 게 과연 무엇일까 모든 것을 던진 해탈의 다른 표현이다
열째가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이다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해탈 뒤 그 해탈한 상태를 고스란히 되돌이켜反 비춰照 주는 해탈지견의 지혜를 완성하여 부처님과 같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향香을 올리는 것이 이른바 해탈지견향解脫知見香이다 향 한자루에 이런 뜻이 들어 있다 그만큼 향香공양의 공덕이 크다 향香이 풍기는 기운氣이 무엇일까 중력重力의 법칙조차 자유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