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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의미
(마태복음 27:45~46)
사순절은 교회력에 있어서 성탄절, 부활절과 함께 3대 절기입니다. 사순절이라는 말은 헬라어로는 ‘테싸라코스테’이며 영어로는 ‘Lent’라고 하는데 앵글로-색슨족의 ‘봄’이라는 의미의 ‘lencten’에 기원합니다. 사순절의 예전 색깔은 보라색으로 그 기간은 총6주간입니다. 올해의 사순절은 2월 22일부터 시작하여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간입니다. 사순절은 항상 수요일에 시작하는데 이 날은 ‘참회(혹은 재)의 수요일’로 칭합니다.
사순절이 40일간으로 정해진 것은 교회 공동체의 역사적 변천의 결과입니다. 원래 초대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시체가 무덤 속에 있었던 40시간을 사순절로 지켰습니다. 그러던 것이 3세기에 와서 한 주간인 6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다가 5세기에 와서 365일의 십일조인 36일로 늘어났다가 731년 샤를마뉴 대제 시대에 나흘이 더 추가되어 오늘의 40일간을 사순절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40이라는 숫자의 영적인 의미는 준비하다입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기도하신 후 사역을 시작하였고 모세도 시내산에서 40일 동안 금식한 후에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 광야생활을 진두지휘하였습니다. 엘리야도 하나님의 산으로 가는 길에서 40일간 금식하였고 이스라엘 백성들도 40년간 광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신앙의 기준으로 삼고 훈련받고서야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사순절기는 예수님의 고난당하심과 부활하심에 대하여 영적으로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가 된 심령이어야만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도로서 이 사순절기에 잘 훈련되고 준비된 심령들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2월 22일 성회 수요일을 지나 오늘 사순절기의 다섯째 주일을 맞이하여 아직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온전한 신앙생활에 어려움이 있지만 모든 성도들 각자가 사순절기를 잘 지키셔서 십자가의 구원의 은혜를 감격스럽게 체험하시기 바랍니다. 사순절기를 맞이하여 사순절기를 어떻게 보낼지 몇 가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회개와 참회의 기도로 사순절을 준비해야 합니다. 사순절의 첫날인 성회 수요일은 속죄일입니다. 속죄일이라는 명칭은 1099년 교화 우르반 2세가 명명한 것으로 회개와 참회의 날인데 전통적으로 교회에서는 신자들의 머리에 회개의 상징인 재를 뿌리며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고 하는 예식을 행했습니다. 또한 사순절의 첫날을 금식 시작일이라 하여 재 위에 앉아 금식하면서 진심으로 회개하고 참회합니다. 바로 이런 신앙행위가 있는 기간이 사순절기입니다. 일반적으로 회개는 자기의 죄와 허물을 자각하고 뉘우치는 일입니다. 시 51:2~3에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라고 말씀합니다. 또한 요일 1:9에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라고 말씀합니다. 반면 참회는 지금까지의 옛 마음이나 생활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신앙의 길을 결단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서서 참되게 살고자 하는 것으로 다른 말로는 회심이라고도 합니다. 눅 15:21에서 집으로 돌아온 둘째 아들이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사아오니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감당하지 못하겠나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이 탕자의 고백이 바로 참회의 차원에 해당하는 고백입니다.
둘째, 사순절기는 성도로서 영적인 훈련과 교육을 받는 기간입니다. 원래 사순절은 부활절에 세례 받을 지원자들을 준비시키는 기간이었습니다. 즉 사순절은 성도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영적으로 훈련받는 특별한 기간입니다. 준비되지 못하고 훈련받지 못한 성도는 십자가의 은총을 누리지 못할 뿐 아니라 세상에서의 영적인 싸움에서도 승리할 수 없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훈련된 제자를 요구하고 기대하십니다. 삿 7장에 보면 사사인 기드온의 300용사가 등장합니다. 미디안과의 전쟁에 지원한 병사는 모두 32,000명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오합지졸이 아닌 훈련된 정예부대를 원하시기에 병사들을 물가에 데리고 가서 물을 떠먹는 자세로 테스트하십니다. 물을 손으로 떠먹는 자만 남기고 무릎을 꿇고 입으로 마신 자들은 돌려보냈습니다. 결국 끝까지 남은 병사가 300명이었는데 그들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보실 때 준비된 병사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사순절 기간은 철저하게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특별한 훈련의 기간입니다.
성도된 우리는 이번 사순절을 보내면서 ‘하나님 아버지 이번 사순절을 보내면서 훈련된 십자가의 군병이 되기를 원합니다. 저를 교육시켜주시고 훈련시켜 주옵소서. 주님의 가장 강한 믿음의 정예부대, 주님의 참된 제자가 되게 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특별히 사순절기는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그 대속의 사건을 기억하고 깊이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읽는 기간입니다. 또한 전도나 봉사 등을 통해 세상의 빛과 소금된 사명을 감당하면서 하나님의 백성답게 훈련받는 기간이 사순절기입니다. 이렇듯 사순절기는 옷깃을 여미며 그 동안의 게으르고 형식적인 신앙생활에서 탈피하여 새롭게 마음의 결단을 하여 주님께서 다시 오실 재림의 날을 준비하는 절기입니다.
비록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우리의 신앙생활이 여러모로 해이해져 있지만 그래도 이 사순절기의 분명한 의미인 훈련된 신앙생활과 천국을 준비하는 성도의 본모습을 회복하려는 기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주일 성수를 잘 지키고자 다짐하고 전도생활과 봉사생활을 하려고 결단하며 헌금생활에서도 하나님께 인색하지 않도록 구원받은 자의 기쁨과 감사의 심령이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셋째,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기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은 성도된 우리의 절대 가치적 존재이며 궁극적인 목적이며 동시에 우리 삶의 모델입니다. 성도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성장해야 합니다. 우리에게서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유일한 생명의 주시며 영원한 소망인 동시에 우리의 참 스승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순절 기간에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주신 예수님의 사랑과 희생의 삶을 배워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마 11:29에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멩고 내게 배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에서 온유는 히브리어로 아나브인데 어떤 경우에라도 하나님의 뜻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순종하는 마음의 자세를 말하는 것이고 겸손은 히브리어로 샤팔인데 자기의 판단이나 생각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철저하게 순응하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성도된 우리가 배우고 따를 것은 이러한 예수님의 온유와 겸손 즉 섬김의 삶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죽기 위해 태어나신 분입니다. 또한 그는 가난했고 그의 삶은 고난과 역경의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심으로 부자들을 부끄럽게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어린 양처럼 연약한 존재로 보였으나 끝까지 비굴하지 않으셨으며 진리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을 몸소 증거하신 가장 강한 삶을 사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마지막은 너무나도 비참하였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은 머리에는 가시면류관을 쓰시고 손과 발은 커다란 못에 찔려 그 피를 발아래로 뚝뚝 흘리며 비참하게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눅 23:34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그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그 처참한 십자가 위에서도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하나님께 인류를 위한 간절한 중보의 기도를 올립니다.
십자가 아래에 있는 군중들에게 온갖 조롱과 멸시를 받으시면서 또한 십자가상에서는 점점 죄어져 오는 죽음의 고통 앞에서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는 본문의 말씀인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절규하셨습니다. 이 아람어를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라는 뜻입니다. 이어서 눅 23:46에서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말씀하신 후 제9시에 운명하셨습니다.
사순절은 이 예수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기억하며 그의 고난에 동참하는 기간입니다. 사순절기에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새롭게 일어나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먼저 그와 함께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갈 2:20에서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고 고백하면서 십자가를 통해서 예수님과 일체가 된 자신의 신앙정체성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처럼 사순절은 성도된 우리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나도 죽었다고 고백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십지가에서 죽는 것을 배워가는 기간입니다. 성도된 우리가 살려고 하기 전에 먼저 십자가에서 죽어야 하고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을 배우는 때가 바로 사순절입니다.
우리는 지금 큰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3년이 넘게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도 2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더 큰 문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회도 이웃도 심지어는 자기의 가정까지도 파괴시키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지극히 이기적인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전쟁과 코로나 질병으로 인한 사회 전체의 위기감과 불안감이 식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된 우리는 사순절의 신앙적인 의미를 외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죽으신 십자가는 우리의 구원의 표상이며 이 구원의 은총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올해의 사순절기를 시작하면서 성도된 여러분의 심령 속에 회개와 참회의 결단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무엇보다도 여러분 스스로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고 또한 철저하게 신앙훈련을 받는 사순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의미를 바로 깨닫고 그 고난을 배우고 예수님께서 나 대신 십자가에 죽으신 그 희생이 있었기에 내가 구원받았다는 영적인 기쁨과 감사가 여러분의 심령에 넘쳐나는 사순절기가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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