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AZ7cnwn2YI
요즘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화제라지요 !
12.12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입니다만 역사적으로도 꼭 다뤄졌어야 할 중요한 사건을 제대로 다룬 영화라 저도 개봉하는날 예천 메가 박스에 가서 보았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군인들을 한 테이블에서 직접 식사도 하며 목격한 저로서는 이 영화가 저를 40년전의 군생활로 되돌아가게하는 추억소환의 영화였습니다.
12 12 사태이후 장태완 수경사령관과 김오랑 소령의 참 군인정신이 어떤것인가를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 영화에서 어떻게 묘사되나 너무 궁금했습니다만 아이러니 하게도 정우성이 실제 장태완 장군보다 훨씬 잘 생겨서 몰입이 잘 안되었던 사람중의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kUg9x9b_t5Y?si=T9fJLTn4wArZOcBY
남자는 군대 이야기 빼면 시체라고 하듯 제겐 탈고 안된 전설처럼 이 영화 이야기를 안할수가 없네요 !
79년 12 .12 사태가 일어나던해 L군은 대학 일학년 이었습니다.
워낙 정국이 어수선 하던때라 입학후 12. 12 군사반란과 80년 5. 18 광주사태를 거치는 대학 1 - 2 학년때는 휴교령이 내려 학교수업은 모두 중지되고 리포트로 학점을 대신 하던 시절이었지요 !
최루탄으로 얼룩진 학창 생활을 마치고 L군은 83년 소위로 임관 전방 철책 소대장으로 근무하게 됩니다만 배치받은 부대가 12. 12 사태때 탱크를 몰고 청와대로 진입한 바로 그 사단의 바로 그 연대였습니다. 12. 12 사태의 주역이기도 했었던 그 연대의 연대장 출신은 나중에 대통령 까지 되지요 !
L 군이 근무한 연대의 장기근무 초급 간부 ( 선임하사 .주임상사. 원사)들은 모두 그때 당시의 경험들을 대단한 무용담처럼 이야기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단은 이북이 눈앞에 내려다 보이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철책경계를 맡고 있는데 L군은 소위때와 중위때 두번의 철책 경계에 투입이 됩니다만 정말 다양한 사건들을 접하게 됩니다.
83년 이웅평 소령이 미그기를 몰고 북한에서 넘어 올때 초임 소대장이었던 L군은 군부대 연락망보다는 더 빨랐던 < 이 상황은 실제 상황입니다> 라는 라디오 방송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던것을 시작으로 정말 다양한 군대 생활을 경험하게 됩니다.
* 참모총장과의 식사 !
L군이 속한 사단에서는 한개 연대만이 철책을 맏고 있었는데 그 사단이 맡고있던 철책중 최고로 취약하고 위험하다는 소대를 L군이 맡게 됩니다. 쿠데타에 성공한 영화속 군인들은 쿠데타 성공후 고속 승진을 하여 수많은 장군들을 진급시켰고 L군이 맡고 있던 소대막사에 참모총장이 방문하기에 이릅니다.
참모총장이 온다는 계획을 두달전에 접하고 소대 막사는 물론 철책 주변을 새로 짓다시피 리모델링해 소대 막사 식당의 원탁 테이블에서 참모총장 - 군사령관 - 군단장- 사단장 - 연대장 - 대대장 - 소대장 이렇게 식사를 하였습니다만 이때 같이 식사를 한 장군들이 모두 쿠데타 성공후 찍은 단체 사진의 인물들입니다.
식당 취사병이 김치를 내올때도 김치 썰은 각도를 맞춰야 하고 총장이 오기전 예상질문과 답을 미리 소대장인 L군에게 주며 밤새 외우라고 윽박지르던 육군 본부 인사. 정보 .작전. 군수 참모들 (모두 별 두개의 육군 소장들로 기억합니다)은 식사후 내게 식사자리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며 궁금해 하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육사출신 중대장이 식사자리에서 빠졌는데 ( 테이블 식탁이 한정되서 일거라고 짐작은 합니다만) 윗분들에게 잘보일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며 정말 많이 아쉬워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 소대원 Y군
지금 생각해도 참 든든하고 멋진 청년이었습니다.
소대장으로 부임하니 저보다 나이가 세살이나 많은 상병 Y군이 있었습니다. 명문대를 나와 학벌도 좋은 Y군은 자기보다 많이 어린 소대원들과 잘 어울리며 열심히 군생활을 하는 친구였습니다.
대학시절 데모를 많이해 대학 졸업 무렵 군대에 강제 징집되다시피해 입대한 소대원으로 늘 책을 손에 놓지 않는 성실한 친구였지요 ! 상병 무렵부터 고시공부를 준비한다고 하여 나름 소대장으로써 각종 훈련도 열외 시켜주고 철책에 들어가서는 철책 근무 대신 소대장실 상황병으로 곁에두어 고시 공부를 계속하게 하였습니다.
아쉽게도 군대시절 고시에는 합격을 못했지만 제대후 지금의 안기부에 입사해 최고위 간부직 까지 지내다가 지난 정권이 바뀌면서 옷을 벗은 친구입니다만 최근 언론에서 Y군이 다시 국가 정보원장 후보 하마평에 올라와 있다는 뉴스를 엇그제 접하고 군생활에서 보아 온 그의 행동들이 사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인정받고 있는것 같아 매우 흐뭇하더군요 !
몇년전 전화 통화에서
< Y 병장 군대 있을때 고생 많았지 ? >
< 아닙니다 소대장님 !
모두들 잘해주셔서 저는 좋은 추억만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하는 그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이런 훌륭한 인재가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임관동기 K군
광주 보병학교에서 초등 군사교육을 받고 동기 7명이 같은 대대에 배치됩니다.동기생 7명은 같은 대대 장교 숙소에서 생활을 같이 합니다만 유독 키가 훤칠하고 남자가 봐도 잘생긴 K군은 운동에도 만능이어서 누가 봐도 군인체질이라고들 했지요 !
소위를 달고 1년 소대장을 마친뒤 K군은 대통령 경호실에 지원하여 제대하지마자 경호실에서 근무하게됩니다. 예상되로 경호실에서 승승장구하여 이 영화속의 전두광을 비롯 노태건 . 김대중 대통령까지 근접경호를 하게 되지요 !
K군은 조금 장가를 일찍가 중위를 달고 있을때 결혼을 했었는데 결혼식날 동기들 6명이 전방 철책을 비우고 지방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대대장에게 맞아 죽을뻔했던 일이 새롭기만 합니다.
88년 전두광이 백담사로 3년간 유배되었을때 그리고 2000년 6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때 대통령 가까이서 경호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친구로서 자랑스럽고 흐뭇해 하던 일이 어제 같습니다. ( 한때 얼짱 경호원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었습니다)
짧은 군대 생활이었지만 정말 다사다난했었던 일들이 많이 환갑을 훨씬 넘은 지금까지 그때의 일들을 못잊고 울기도 웃기도 하며 언급된 지인들을 보고 있습니다만 엇그제 본 <서울의 봄>은 저를 40년전의 젊은 소대장으로 되돌려 놓더군요 !
영화속에서도 잘 언급되었지만 하나회라는 군사조직의 폐해. 국방부 장관의 우둔함 . 지휘부의 우왕좌왕 하는 모습들은 무능한 군인들이 나라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가에 대해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엇그제 영화가 개봉된 날은 실제의 전두광이 사망한 날이라고 하지요 !
나라를 망친 정치군인들 속에서도 장태완 김오랑 같은 참군인이 있었다는것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이들과 이들 가족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큰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장태완 아버지는 아들이 쫓겨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이 올바르고 소신있는 일을 하다가 패하여 반란군에게 모진 고초를 겪고 있다는 사실에 분개와 통탄을 하면서 "나라에 모반이 있을 때 충신은 모반자들에 의해 살아남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탄하고 막걸리로 끼니를 대신하다 1980년 4월에 과음으로 별세합니다.
1982년에는 서울대 자연과학대 수석으로 입학한 외동아들 장성호(당시 21세)가 평소처럼 "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하고 대문을 나선지 1달만에 칠곡군 왜관읍 근처에 있는 산기슭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김오랑 소령은 또 어떻구요 !
특전사령관 비서실장 김오랑 소령은 권총 한자루로 상관을 호위하다가 처참하게 선배의 총격을 맞고 사망합니다. 그것도 평소 관사 아래 윗집에 살며 형 동생 하던 육사 선배한테 !
그의 양친은 막내 아들의 비참한 죽음에 충격을 받고 홧병으로 사망합니다.
자식이 없었던 김오랑 소령의 부인 백영옥 여사는 남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으로 완전 실명하게 됩니다.
오도갈데 없었던 부인은 연금 30만원으로 어렵게 입에 풀칠하며 살다가 91년엔가 부산 영도의 자택 3층건물 난간에서 실족사하는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지요 ! 생전 백씨가 쿠데타 세력 대상으로 제기한 배상소송의 변호사는 노무현 변호사였습니다.
이런 가족사도 정말 드물지만 화도 많이 나고 눈물 없이는 못들을 가족사입니다.
2030세대들이 "영화로 역사를 알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개봉 6일만에 관객수가 200만을 넘고 평점이 9.5를 넘는 영화이니 역사를 알아야한다는 차원에서도 꼭 가족들과 한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277215755 >
첫댓글 정보 감사합니다.
저랑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니셨네요.
저 역시 10.26과 5.18로 학교 못간 날들이 많았거든요.
꼭 봐야겠습니다.
나쁜 쉐이들 그들은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요.
역사가 바로 서야 되는데~~~
저희 나이때 4 . 19와 5. 16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만 잘 실감이 안 나듯 요즘 젊은 세대도 12. 12 사태가 어떠했는지 잘 실감하지 못하는게 대다수가 아닐까 합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이니 가족들과 함께해도 좋은 영화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를 보면서 12. 12 사태때 진압군들이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해 이런 일이 안 벌어 졌다면 대한 민국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 하는 생각을 종종해 봅니다. 소수의 참군인과 출세 야욕에 불타는 육사출신 정치군인들의 대결에서 우왕좌왕하며 어디에 붙을까를 고민하는 똥별들 모습은 서글프기 까지 하지요 ! .
참으로 많은 격변기를 실체험하셨구요.
나라의 많은 힘든 시기가 세월 켜켜히 쌓여 우리를 우울하게 또는 환희에 휩쌓이게 합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누구는 주역으로 누구는
지나가는 A.b.C.D.E ...........로
역사의 장을 장식하고
울고 웃고 환희와 통탄으로 .ㅡ.
그리고 오늘을 이어가는거지요.
글을 읽고 보면서 훤칠한 키에 군인같지 않은 온화한 분워기의 채명신장군의 모습이 크로즈업되었습니다.
.ㅡ..ㅡ..ㅡ..ㅡ..
참 수고많으셨습니다.
제가 모신 군대의 상관들은 모두 정치 군인들이어서 말씀하신 채장군같은 지덕체를 갖춘 멋진 상관은 없었던것 같습니다.육사는 하나회 비하나회로 갈려지고 갑종. 학군. 학사. 삼사등등 장교들이 출신별 인맥별로 진급에서 차별을 받는 복잡한 군조직에서는 그런 멋진 장군들을 기대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나라의 지도자란 사람들 대부분이 군대를 안갖다온 사람들이니 이런 문제점들을 깊숙히 이해하는 사람들도 드물구요 ! 어쩌다가 나라꼴이 점점 후진국으로 되돌아 가는 느낌입니다.
흐르는 역사의 일부분..
이 영화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군대의 하극상 일들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는 나라는 후진국들이 대부분 이잖아요 !
슬픈 역사의 한 장면을 나타내는 영화였고 그 속에 제가 있는 듯한 착각 속에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이런 영화가 정치적으로 이용 당할 만큼 국민들이 깨어 있었으면 합니다.
격동의 세월을 겪었지요.
녹화사업이니 뭐니 하던 그 시절....
영화를 보고 나서 집에 와서 <1987>이란 영화까지 한꺼번에 보았습니다.
저희 세대에서는 잊을 래야 잊지 못하는 일들이지요 !
제 주변에 삼청교육대 조교로 근무하다 의문사 당한 인척이 있어 이런 영화는 더더욱 피부에 와 닿더군요 !
5.18이 일어난
고3 가을 동네 친구들과 광주 목포로 추억여행을 갔었습니다.
( 그 때는 대부분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하고 취업을 해서 언제 볼지 알 수 없으므로)
처음으로 가 본 광주는 그때까지도 불에 탄 자국들이 있는 건물들이 있었고
광주에서 무안까지 가는 시외버스 안에서 옆에 앉은 분에게
5.18에 있었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대학에서는 운동권 친구들이 열심히 권유를 했지만
같이하지 못하고, 그들에 부채의식을 갖고 자취집에서 울분만 토하곤 했죠.
어찌됐던 앞으로는 6.25와 처럼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우리 민족에 불행한 일이죠.
기차에 탑승하시는 분들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시니 대부분 그 역사의 소용돌이를 몸소 경험하신 분들이실겁니다. 후대에 올바른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영화는 시사하는 바가 많지요 !
군대 있을때 잘나가는 사단이라 사단장 전속부관 하라는 압박을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 말둑 박았으면(?) 저도 어쩔 수 없이 정치 군인이 되어 있을거라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듭니다.
한마디로
개※※들...
죽어서도 큰 벌을 받게될 것 입니다~ㅠㅠ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처칠이 이야기한 < 모든 나라는 그 나라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라는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지요 !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려 커가는 후손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이며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때가 아닌가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이번주말에 가족이 모이기로 했는데 영화보기 메뉴에 넣으려구요.
영화 추천 감사합니다.
영화를 보시면서 니어링님의 대학생활을 말씀드리면 많이 공감하실겁니다.
저희 세대만큼 최루탄 많이 마셔본 학창 시절도 없을겁니다.
저는 영화본 날 망우헌으로 돌아와 내친김에 넷플릭스에서 박종철 사건을 다룬 <1987>봤습니다.
@종산 종산님이 겪으신 경험담이 리얼그자체라
아예 저희집 단톡방에 공유했어요.
영화보기 전에 공부하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