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일정입니다.
보통은 여행지에서 잠을 설치는데, 간밤에는 정말 세상 모르게 꿀잠을 잤습니다.
상쾌하게 오제로 향합니다~~^^
지난밤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걸쳤다가 그냥 곯아떨어져 잠든 덕에 새벽녁에 일찍 눈을 떳습니다.
룸메 깰까 조용히 창문을 열어 젖히니....와우 물안개가 호텔 주변 산자락에서부터 내려 앉았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간밤에 천둥번개까지 쳤다는데 ...저는 기억이 없습니다....ㅎㅎ
아마도 저 건물들이 특실인가 봅니다.
보라색꽃은 뭘까?
오동나무꽃도 아니고, 등꽃도 아니고.....?
집과 숲이 잘 어울립니다.
촉촉한 아침 분위기가 너무 좋아 새벽 창가에서 또 사진 장난질입니다....ㅎ
아침 전 온천물에 담그고 싶어 대욕탕 가는 길...,.
한국에서 가뭄 탓인지 색이 옅고 줄기에 힘이 없는 붓꽃을 보고 출발했는데, 여기 꽃은 그 색감이 너무나 다르네요.
진하고, 싱싱하고, 힘차고, 기품이 있는...
맑게 흐르는 개울물이 부럽습니다...
이슬 사진을 좋아합니다.
이슬은 아니고 빗물이지만... 좋아요 ^^
화장대에 클린징 제품들과 화장품들이 놓여 있어 좋았어요.
실내 온천탕 모습입니다.
그럼, 노천탕으로....
※먼저 이 온천탕 사진들은 찍을 당시 양해를 구하였고, 게시를 허락하신 사진들임을 알려드립니다.
가능한 어둡게 처리했지만,,,그래도 혹 내려시기를 원하시면 문자나 연락주시면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저도 찍으면서 놀란 사진~~~
노천탕 모습만 찍으려고 잠시만 뒤로 물러나 주시겠어요? 했더니....
그냥 찍으라시며 노천탕으로 들어오시던 분들은 잠시 기다리라는 주문까징~~~
헉~~~ 한국 아줌마들 정말 무서워요~~~~잉~~~ㅋ
이 사진은 특별히 주문제작품입니다...헉~~
아침의 잠깐의 온천으로 몸이 더 개운하네요.
바람가치님도 상쾌한 아침임이 틀림없으신 듯합니다 ^^
아, 저기 머리를 조신히 풀어내리고 창밖을 살피는 요염한 자태의 여인은 누구??.....
아, 잉꼬커플 찬별님이구나~ㅎ
하이~~ 오하이오~~^^
해가 올라오며 물안개는 사라지고, 밝은 빛이 호텔을 감쌉니다.
이런 작은 마음씀과 정성이 좋습니다....
아침은...
간단하지만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제 방으로 향하다 복도에서 발견이님 내외를 만나 특실 구경하러 갑니다~
결혼 20주년 기념이라는 여행사 귀띰에 호텔에서 특실을 배정해 주었다고하는군요.
특별히 다른건 없는데....
욕실 밖으로 딱~ 두 사람 들어갈 노천 욕조가 있고, 뜨거운 온수가 계속 흘러 넘친다고 하시더군요.
이제 오제를 향해 출발입니다.
3일 동안 베낭을 지고 걸어야 하기에 차에 두고 내릴 것과, 3일 동안 오제 산장에서 쓸 물건으로 나누어 꾸렸습니다.^^
가보쿠노야도 호텔...규모는 크지 않지만....
편안하고 부담없는 느낌이 좋았던 하룻밤입니다.
이제 대절버스를 타고 오제국립공원 출발지점인 미이케를 향합니다.
차량 이동 30분 동안 흰눈에, 연초록 신록이 오버랩되는 차창 밖 풍경에 홀딱 빠졌습니다.^^
미이케타시로에 도착입니다.
이곳에서 대절버스를 보내고, 셔틀버스로 환승합니다.
이 곳에서 트래킹이 바로 시작되지 않고, 미이케타시로~누마야마토오게까지 지정 차량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개인차량은 이동할 수 없으며, 이 곳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합니다.
요금은 편도가 520엔, 배차 간격은 30~40분이며, 만차 시 수시 출발합니다.
버스를 탑승 전 오늘 걸을 코스를 살펴 봅니다.
*위 노선도에서 오른쪽 상단 분홍색 [오제 미이케(尾瀬御池 1520m)- 누마야마토오게(沼山峠)]는 셔틀버스로 이동하고,
*버스에서 내려 파란색으로 '2일차'로 표시된 "파란 선"을 따라 갑니다.
[누마야마토오게(沼山峠) - 오오에습원(大江濕原) - 오제누마(尾瀬沼 1660m) 비지터센터 –
누마지리(沼尻) – 미하라시(見晴1420m)점심 – 류구(竜宮1400m) 산장]까지 약 13km 구간입니다.
승차권 구매 완료~~
셔틀 버스 탑승.
짜잔~~~520엔 짜리 편도 티켓, 20분 정도 이동합니다.
우리는 미이케에서 출발하여 미이케까지 걸어서 원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편도만 끊습니다.
이곳은 전화도 안터지는 오지에요.
트래킹 출발지역인 누마야마토오게로 가는 동안 운전기사는 무전기로 계속 통신을 하더군요.
버스기사가 관람하라고 일부러 잠시 멈춘 이곳은 일명 '브로콜리숲'이라 불리는 초록숲바다입니다.
본격적으로 오제습원 트래킹 출발지인 누마야마토오게에 도착입니다.
이 곳에서는 서너 분의 현지인 외에는 발도행 팀만이 출발 준비를 했습니다.
나중에 찬찬히 번역해서 확인해 봐야지 했는데,,,,아직 확인하지 못했어요....ㅎ
이 계단에서부터 오제습원 국립공원 걷기여행이 시작됩니다.^^
오제습원 국립공원에 대해 간단히 적어 봅니다.
*약 5만 년 전 화산 폭발로 히우치가타케 산이 솟아났고, 산에서 흘러나온 토사가 쌓여 약 1만 년 전 사방이 막힌 분지가 형성되고,
이로 인해 오제를 관통하던 골짜기가 막히고 흐르는 물을 봉쇄해 해발 1,500m에 거대한 습원이 만들어졌습니다.
*후쿠시마현, 니가타현, 군마현, 토치기현 4개의 현으로 이루어진 규모 372
㎢의 고층습원으로.
일본 동북부 최고봉 히우치가타케산을 비롯해 시부츠산, 다이교산, 시라오야마산, 핫카이산등
1700~2300m 급 봉우리가 둘러싼 분지로, 히우치가타케산을 중심으로 둘레길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습지 위에 약 65km의 목도가 조성돼 있으며,
2005년 국제습지조약인 람사르조약에 의해 보존습지가 되었고, 습지 보호를 위해 목도 외에는 통행할 수 없습니다.
*10월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산장은 폐장되었다가 이듬해 5월 초중순부터 문을 다시 엽니다.
*겨우내 쌓인 눈이 녹을 즈음인 5월말 6월초에는 우아한 물파초가, 여름에는 각시원추리, 참나리, 솜방울꽃들이 절경을 자랑합니다.
*깨끗한 자연 그대로를 느끼기 위해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출발 준비를 마친 몇 분을 먼저 모셔 봅니다. 한마음님 ^^
귀부인님과 웃자님~~
솔밭님 ^^
오마나, 어쩔꺼나....
출발하려하니 소나기형 비가 퍼붓기 시작합니다.
에고, 다시 우장으로 의상 변경하고....
이러다보니 출발 준비에 근 30여 분이 걸린듯 합니다....^^;;
저는 준비를 마추고 ,,,,
동글동글 맺히는 빗방울에 앵글을 마추며 먼저 입산 신고를 합니다.^^
빗줄기 보이세요?
저는 우중 걷기를 즐겨합니다만, 오늘은 카메라 젖는게 염려되어 저 빗속으로 들어갈 엄두가 안나
우선은 처마 밑에서 줌을 당겨 단체인증샷을 찍는 잔꾀를 부려봅니다~ㅎ
드뎌 걷기 시작입니다.
숲으로 들자마자 이곳은 아직 잔설이 남아있는 눈길입니다.
바람이 만들어 놓은 무늬일까요?
눈이 쌓이고 또 쌓이고, 다져지고 다져져 푹푹 빠지지는 않지만
녹기 직전이라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미끄럽습니다.
길은 오직 한 줄의 목도일 뿐입니다.
눈이 녹은 바닥은 아주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럽지 않습니다...
나무 주변의 동그란 원은 무얼까? 잠시 들여다 봅니다.
나무가 숨쉬고 있음을, 숲이 숨쉬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이 순간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로움이, 두려움같은 감정이 일더군요....
출발보다 빗발은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습니다.
나무 이름을 알수 없는 푸른 상록수가 흰눈을 배경으로 더 푸르게 먼저 맞이합니다.
초여름 같던 서울에서 출발하였는데, 흰눈이 덮힌 눈길에 비까지 오니 초반에는 좀 정신이 없네요...ㅎ
그래도 눈속에 푸른 상록수가 빛나는 이 숲 느낌 너무 신선하고 좋아요~ 신나요~~~
그렇지요 솔밭님? ^^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자작나무인지 이름은 명확히 알수 없지만,
연초록 신록이 흰줄기 위에서 더 선명하니 빛나는 모습에 절로 감탄이 흐릅니다...
이런 신비한 느낌의 나무가 빼곡히 도열한 숲입니다.
푸른 시누대도 숲을 가득 메웠구요...
숲이 온통 흥건한 물바다 같아요.
곳곳에서 눈 녹은 물이 작은 폭포로, 물길로 골을 이루며 흐릅니다.
나무에는 분홍 리본이 길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목도를 따라 가면 잃을 염려는 없지만 눈이 쌓였을 때는 리본 안내가 필요하겠네요.
오늘 후미는 흰머리아찌님이 수고해 주시고 계십니다.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목도를 덮었던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녹은 곳도 여간 미끄럽지 않아 얼마 가지 않아 준비한 아이젠을 걸어야만 했답습니다.
에고,,,,,ㅎㅎㅎ,,,,
죄송하게도 앵글을 마추고 있는 순간, 제 앞에서 미끄러지는 흰머리아찌님을 순간 포착했어요.
다행히 다친데는 없으셨네요...아고 자꾸 웃음이...ㅋㅋ
지금이야 웃지만 그때는 좀 놀라서 앵글이 흔들린거 보이시죠?...ㅎ
아, 이번에는 웃을수가 없네요...ㅠ
눈이 녹는 중이여서 발이 목도를 스치며 빠지면 부상으로 이어질수도 있었답니다.
일단 발견이님 압박 붕대로 해결이 되어....안심하고 인증샷 남깁니다...ㅎㅎ
조심조심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걷기 시작입니다.~~^^
드뎌 숲을 빠져나와 오제 습원 입구라 할 수 있는 오오에습원(大江濕原)에 발을 놓습니다.
광활하게 펼쳐지기 시작하는 습원....
아직은 겨울옷을 입은 축축한 벌판에 마음은 차분해지지만,,,사진은 경쾌하게~~^^
이번 여행에서는 몇번의 숲향기님 요청 인증샷이 연속컷으로 작렬합니다.
그 첫번째 컷입니다...ㅎ
드뎌 오제를 상징하는 대표 식물 물파초(미즈바쇼)가 등장합니다...
와우~~~
얼음이 녹은 차가운 물을 찾아 피어나는 꽃은 어떤 느낌일까???
순결해 보이는 순백의 빛깔과 얼음같이 차가운 물, 곧게 뻗어 핀 가까이서 보는 두꺼운 꽃잎은
결코 녹녹히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까탈함과 단호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물길을 따라 군락을 이루며 피어난 물파초는 그 차가운 느낌에 더해 아주 고상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물파초 (미즈바쇼) 는 ....
*학명 : 미즈바쇼 / 천남성과 / 리시키톤속
*킨키지방에서 시베리아 동부까지 저지대나 아고산 습지에 자라는 다년초로 개화기 전초는 10~30cm 이다
*꽃이 지고, 잎이 1 m를 넘게 자란다.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초여름에 꽃이 피지만, 저지대에서는 이른 봄에 꽃이 핀다.
*천남성과의 유독식물로 겨울잠 후에 곰이 노폐물을 배출하기 위해 이를 먹는다고 한다.
선두는 이미 오제호수를 지나 오제누마 방문센터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정해진 이 목도 만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눈길을 조심스레 빠져나오느라 부산하던 동작이 차분해 집니다.
특이하게도 목도를 따라 걸으면서는...아무 생각도 나지가 않습니다.
그저 정해진 길 따라 타박타박...
다양한 초록 명암이 흰눈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사방이 둘러쳐저 고요한 이 곳에서 우리가 자연을 보는 걸까?
자연이 우리를 보고 있는 걸까???....
작은 한 점인 우리는 잠시 그쳐가는 나그네일 뿐...
이 광활한 습원은 이들이 주인이겠지요....
참...도도합니다....
멋진 포인트를 잡으셨군요~~~^^
숲향기님, 우리는 비지터 센터에 들렸다 다시 이리로 갑니다~~^^
물파초를 만나면 걸음이 더뎌집니다.
그래도 이 곳은 방문자가 많지 않아 사진도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네요...
모두 습하고 물이 고인 곳인데도...
유난히 물길을 따라 물파초가 군락을 이루네요.
잠시 오제누마(尾瀬沼 1660m) 비지터센터를 들렸다 갑니다.
화장실도 이용 가능하고, 매점이 있어 간단한 기념품과 커피 등을 마실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몇몇 분은 우비 바지를 구매하여 여행 내 톡톡히 제 값을 했다지요?...^^
함께 인증샷을 남기고...
점심이 준비된 미하라시를 향해 계속 걷기가 이어집니다.^^
첫댓글 "우리가 자연을 보는 걸까?
자연이 우리고 보고 있는 걸까???...."
같은 생각을 했다는것에 전율이 느껴지네요^^
오제 습원의 광활함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 광활한 습원에 어떤 습지식물들이 함성을 높일지
쭈욱 머물면서 지켜보고 싶다는 맘이 간절하더라구요,
지명이 쉽게 다가서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는데
자상한 설명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답니다.
오제는 늘 거기에 있고 우리는 짧은 순간을 스쳐지나가니 자연이 나그네인 우리를 맞이해주는 듯 싶었어요.
한치의 오류도 없이 저희를 오제까지 안내하시느라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하셨을지..
재차 감사를 드립니다~
발견이님, 도라님, 토로님~~
발견이님의 압박붕대처치로 수월하게 친구가 걸을 수 있게 해주신점 감사드립니다.
인증샷이라 하기에 그 와중에도 웃음이 나와서~ ㅎㅎ
숲속 눈길을 벗어나 처음 맞이한 오오에습원, 뭐라 형언할 수없는 그 광활함, 흩뿌리는 비, 거침없는 목도,
맨꼴찌에서 느긋하게 친구랑 나란히 걸은 목도~~ 많이 그리워질 것 같네요
우비도 없고, 스패치도 없고, 아이젠도 없고! 꽈당 미끄러져 바닥에 내동뎅이쳐져 멍도 들고, 추위에 손가락은 굽어도
나는 나는 좋고도 좋아라~~~ㅋㅋㅋ
난생 처음 접한 풍경에 정말 할말을 잃고 그저 감탄사만 연발하며 시작된 오제습원트레킹.
이 순간 다시 그리워짐을 어찌하오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