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3~5월 봄 이사철 성수기를 맞은 울산 분양시장이 실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 분양을 미룬 건설사들이 코로나 사태로 분양을 연기하거나 잇단 흥행 참패로 이달 예정된 분양일정도 뒤로 미루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은 울산 중구 복산동 ‘중구B-05재개발’ 2625가구를 포함해 총 8615가구로 추산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10월부터 울산 주택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감을 키웠지만,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분양시장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외출을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전 영업, 광고·홍보, 견본주택(모델하우스) 개관 등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수요자 모집이 어려워져 흥행은 커녕 개시조차 못하는 불확실성에 빠졌다. 실물 견본주택 개관을 통한 대면 영업이 어렵고, 소비자들도 불안감과 소비 심리 위축에 현장 방문 자체를 꺼리고 경향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올해 울산 분양시장도 부진에 빠질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지역경기와 부동산경기가 동반 침체돼 아파트 분양 계획물량의 20% 가량만 실제 분양됐다. 앞서 2017년에도 분양 예정물량의 5% 가량만 실제 분양됐을 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2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민간아파트(민간임대 포함)는 1만8280가구로 공급 예정 물량의 5.1%에 그쳤다.
청약업무가 금융결제원에서 국토교통부 산하 감정원으로 이관돼 1월에 신규 분양이 ‘올스톱’ 된 데다 코로나 여파로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대거 연기한 탓이다.
지방에서는 대구, 부산, 전북, 전남, 광주, 충남 등 10개 단지가 분양을 미뤘다.
코로나는 지방의 청약 시장에 더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울산에서 분양한 ‘학성동 동남하이빌아파트’은 69가구 모집에 단 20건만 접수돼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을 기록했다. 부산 ‘서면 스위트엠 골드에비뉴’는 전용면적 59㎡A 평형만 2순위 마감하고, 나머지 11개 주택형에서 모두 미달했다. ‘평창 앨리엇아파트’ ‘충남e편한세상 금산 센터하임’ ‘서귀포 동흥동 센트레빌’ 등이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울산에서는 3월 한달동안 (주)신영피에프브이제1호가 시행하고, (주)신영, GS건설(주)이 시공하는 울산시 동구 서부동 ‘울산지웰시티자이1·2단지’ 2687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나 코로나 사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은 대부분 아파트를 선분양해 건설비를 충당하는 구조여서 분양 일정이 늦춰질수록 시행사나 조합의 금융 비용이 늘어나 부담이 커지게 된다. 건설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흥행 실패와 준공 후 미분양까지 걱정하는 이중고·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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