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여년전 나에게 일어났던 옛 사고가 문득 생각나 아찔했던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그 당시 나는 대기업을 나와 잠시 중소기업에 몸을 담고 있을 때였다. 자동차 면허시험에 합격하여 강남면허시험장에서 합격증을 받으러 간다고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가고 있는 중이었다. 택시가 깨끗하고 산듯하다고 생각하는데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기사님이 어제 새로 뽑은 택시라고 하면서 기분이 좋아서 루루라라 흥얼거리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기사 옆자리에는 젊은 아가씨가 앉아 있었고 나는 뒷자리에 앉았다. 그 당시에는 택시합승을 많이 할 때였다.
택시가 강변도로를 즐겁게 달리고 있었는데 앞을 바라보니 커다란 덤프트럭이 달려 오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쾅 하고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란 돌멩이가 내 어깨를 건너 뒤 턱에 덜렁 올라앉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앞 유리창이 박살이 나고 그 돌멩이가 내 어깨를 스쳐서 뒤 턱에 얹힌 것이다. 앞 유리를 보니 유리창이 바자작 박살이 나 있고 그 사이로 큰 구멍이 뻥 뚫려있다. 그런데 자동차 유리는 그냥 창문유리처럼 깨어지지 않고 바자작 엄청난 금이 가면서 깨어지니 유리가 팍 튀고 하지는 않는것이다. 그러나 묘하게도 기사는 다치지 않고 옆자리의 아가씨도 아무런 상처가 없고 그 돌멩이가 나의 어깨만 살짝 스치고 뒤에 올라앉아버린 것이다. 순간 아 이 세사람중 내가 죄를 가장 많이 지은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어깨를 만져보니 크게 다친것 같지는 않았다. 앞에 구멍이 뻥 뚫렸지만 조심해서 가면 차가 갈 수 있겠다싶어 일단 면허시험장 옆에 경찰서가 있으니 그리로 갑시다 하니 기사님이 천천히 차를 몰았다. 기사는 내가 제일 두려웠겠지. 경찰서 앞에서 내려 어깨를 만져보니 별 이상이 없는것 같았다. 그래서 기사의 전화번호를 적고 만일 며칠내로 특별한 이상이 있으면 연락을 하겠다고 하고 나는 면허시험장으로 갔다.
그 이후 별다른 이상이 없어서 그 사고는 나에게 그것으로 끝났지만 만일 그때 나에게 그 돌멩이가 정통 머리쪽으로 왔으면 어땠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아찔 하기도 했다. 그 덤프트럭은 돌멩이가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가 버렸는데 그 이후 나는 덤프트럭만 보면 아예 가까이 가지 않고 피해버린다. 덤프기사들 제발 무얼 싣고 갈 때는 단단히 단속을 하고 다녔으면 좋겠는데. 그 당시 그런 일을 당하고도 크게 다치지 않아서 나무 관세음 보살 하고 감사의 기도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사는 새로 뽑은 차를 그렇게 망쳐놓았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겠나 ? 또 만일 누군가가 다쳤으면 ? 또한 나는 죄를 가능한 한 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끔 티비에서 자동차 사고 소식을 접하면 그 때 생각이 나기도 한다. 오늘 하루도 안녕이다. 23.12/19
첫댓글 세분 다 천운이시네요.
글을 읽기만해도 소름이 끼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