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데스크에서
[데스크에서] ‘묘수’로 연명하는 세수 펑크
조선이보
김성모 기자
입력 2023.09.21. 03:00
https://www.chosun.com/opinion/desk/2023/09/21/VRSGJ6KKJBBMXIVAP6MLCBZ75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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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 수입 예측은 앞으로도 또 틀릴 수밖에 없어요.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정교하게 예측을 해도 코로나나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큰 변수가 터지면 기존에 예상한 경제 지표들이 다 뒤틀립니다. 세수 예측은 이런 지표들을 바탕으로 1년 치 세금이 얼마 걷힐지 예상하는 건데 무슨 수로 ‘세수 펑크’가 안 나겠어요.”
역대 최악의 ‘세수 펑크’ 결과가 발표된 18일 저녁, 기획재정부의 한 공무원은 기자 앞에서 ‘세수 오보’는 앞으로도 또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 정부의 예상(400조5000억원)보다 59조1000억원이나 부족한 세수 재추계 결과가 나오며 ‘세수 오차’ 논쟁이 반복되자 이처럼 설명한 것이다.
사실 경기 흐름이 급격히 바뀌는 요즘 같은 시기엔 신(神)만 알 법한 1년 뒤 상황을 내다본 뒤 세금이 얼마나 걷힐지 예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 이해는 간다. 2020~2022년 한국의 세수 오차율(11.1%)이 미국(8.9%), 캐나다(10.6%) 등과 별 차이가 안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주요 국가들과 우리 사이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세수 오차율’이 아니라 ‘세수 부족 대비책’이다. 미국은 주정부 차원에서 ‘불황 대비 기금(Rainy Day Fund)’을 마련해 경기 호황기에 여유로운 재원을 쌓아뒀다가 경기가 나쁠 때 쓴다고 한다. 말 그대로 ‘궁할 때(Rainy Day)’에 대한 대비책이다.
캐나다의 ‘응급 예비비(Contingency Reserve)’도 눈여겨볼 만하다. 민간 경제 전망 기관이 예상한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세수 부족에 대비한 예비비를 마련해두고, 실제로 세수가 부족하면 이를 활용하고 안 쓰게 되면 부채 상환에 활용한다.
반면 우리는 이번 세수 부족을 ‘묘수(妙手)’로 막는다. 정부는 환율 등락 때 방어하려고 ‘외평기금’이란 기금을 쌓아뒀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강달러로 환율이 자꾸 올라 원화를 이용한 달러 매수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 이에 외평기금 20조원을 급히 세수 메우기에 융통하는 응급 대책이 ‘묘수’가 된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 묘수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적자 국채를 더 찍어내 재정 건전성을 더 악화시키거나, 멀쩡한 재정 사업에 차질이 생기게 될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세수 부족 정확도 개선’보다 ‘세수 부족 대비책’이 어쩌면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심혜정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은 “세수 오차에 대비해 어떤 식으로든 완충 장치를 만들어 두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 가정집에서도 한 해 수입을 먼저 가늠해 돈을 쓰다가 돈이 모자라게 되면 쓸 요량으로 비상금을 마련해둔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껏 돈이 남아돌면 온갖 ‘현금 복지’ 등으로 다 허비하곤 했다. 이제라도 ‘궁할 때’를 대비해야 한다.
김성모 기자
참고인
2023.09.21 06:09:41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곡고를 넉넉하게 채워 놓으니 문빨이 잔치판 벌여 다 털어 먹고 빚만 잔득 지어 넘겼다. 그런데 왜 안 잡아 넣고 잡범 이재명과 씨름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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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9.21 05:02:50
국제정세 악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정부 세금 수입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항시 위기를 대비해서 비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나친 공짜 국민 복지는 지양해야 한다. 미래 세대가 불행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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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tem
2023.09.21 07:44:12
불용예산의 처리 방법을 바꿔야 한다. 지금은 불용예산이 생길 것 같으면 급하지도 않은 사업에 투입해서라도 소모하려고 한다. 그러니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럭 교체작업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런 낭비를 없애기 위해 불용예산은 이월하던가 빚갚는데 쓸 수 있도록 제도화 해야 한다. 이를 장려하기 위해 예산절감으로 여력을 만든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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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지기
2023.09.21 07:41:22
뭉가는 빚을 내어 또 국민에게 빚더미를 더 쌓았겠지만 현정부의 고심과 묘수에 박수를 보낸다. 묘수도 능력이고 내년 선거를 앞두고도 뭉가처럼 돈 마구 뿌리며 매표하는 쉽고 악질인 형태를 절제하는 현정부의 공무원의 바른 태도에 대해 감사하다.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 써갈기는 것이 직업인 기자는 사안에 대처하여 법령에 맞게,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그 결과까지 생각해야하는 사람들의 고심을 잘 알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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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進韓國
2023.09.21 08:22:21
이유야 어떻든 지금 한국 경제가 위기다. 수출은 안 늘고 재정 적자는 수십 조 원에 이른다. 세금도 제대로 안 걷힌다. 그런데 퍼주기는 문재인 때와 똑같다. 오히려 세금을 더 깎아주는 정책을 편다. 그러니 재정 적자가 안 날 수가 없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약점이 바로 경제가 엉망이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이념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국민은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 경제가 안 좋아지면 내년 총선 어렵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발 경제에 심경 써라. 재정 적자 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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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Lee
2023.09.21 07:49:02
민주당 것들은 저런 비상비용을 쌈짓돈이라 여겨서 자기들 지지하는 단체들에 지원금이라고 대거 뿌리고, 주요 지지층들(하위계층)에 지원금이라며 마구 뿌려댔음. 한번만 더 이어서 집권했더라면 이런 상황에서 국가부도 낼 자들임. 다시는 정권을 잡지 못하게 해야 하는데, 저 약을 친 사람들(지지자)이 좀비처럼 민주당을 찍으니 그게 더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