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분들께서 말씀하신대로입니다.
어떻게 또는 왜 꾸리느냐(?)에 달려있겠죠..
물론 FM(필드 매뉴얼)에 의한 기준이 있겠지만
군생활 하면서 단 한번도 규정에 맞는 군장을 꾸려 져 본적은 없는 것같습니다(앗! 군 정보 누설이 아닐까?)
또 각개병사의 표준장비가 시대별로 바뀌고
병과별로도 다르니 이에 따라 무게도 틀리겠고
작전 내용에 따라서도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겠죠
포병(!) 이었던 제 기억으로는
30~40킬로가 기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대로 다 무게를 채웠다간..으윽~~)
노르망디 상륙을 앞두고 후방에 낙하한
공수부대의 군장 무게는 보조 낙하산 무게까지 약 45킬로,
박격포탄이나 대전차포탄이라도 몇 발 추가하면 60킬로가 넘었고
이런 군장 무게 때문에 앉아있거나
자력으로 수송기 트랩에 오르는 것 조차 불가능했었다죠
밴드오브브러더스에 이러한 장면이 잘 재현되었는데
풀밭에 아예 널브러져(?) 대기하는 모습과
수송기 트랩에 오르는 동료를 잡아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모습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게 있어 군장하면 떠오르는 건 얼차려(비슷한 말 뺑뺑이)입니다.
일천한 제 군생활에 첫 군장은 훈련소에서 장거리 야간 행군할때
꾸려본 것이었습니다.
3년 내내 구형 군장(끈이 무수히 달리고 모포 돌돌 말아 매다는거)을 사용했었죠
빡세다는 신병 훈련소에서 꾸린 첫 군장의 배낭 속에는
황당하게도 초코파이 한 상자와 소세지, 맛짱구 같은 전투식량(?)으로
채워졌고 수통에는 환타가 들어갔습니다.
(자대에 와서는 소주로 바뀌죠..걸리면 바로 흠씬 두들겨 맞고 군기교육대행이지만..)
두 번쨰 군장은
자대온지 열흘도 안되어
다시 말해 신병열외기간도 안끝났는데 고참들 머리수 채우러 들어간
유격훈련 떄였습니다. 이때는 그래도 에프엠에 가깝게 꾸렸는데
1주일 동안 쓸거리들을 꾸겨 넣으니 꽤 묵직했습니다.
구형군장에는 모포가 두장이 올라가는데
일병 이하는 어떻게든 세장씩을 휴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고참님들 신경통이 도지는 일이 없고
또 그래야만 쫄따구님들의 하루가 무사한법이니까요
그나마 고추장과 라면이 한 반을 차지하더군요...
그리고 세번째의 군장은
뺑뺑이 돌때 꾸려본 군장이었습니다.
이 때는 에프엠이고 뭐고 없고 취사반 쌀저울로 달아서 무조건
40킬로를 맞춰야 했었습니다.
군장이란게 전투준비를 위한거지만 이때의 군장은 무겁기만 하면 되는 거지요
그런데 생각만큼 안나옵니다. 40킬로...
실전에 지급받는 개인장비들로 군장을 꾸려야 40킬로 될까? 하는데
내무반에 있는 허접 지급품들로는 40킬로 만들기가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러면 이제 군발이표 창의력이 동원됩니다.
책을 넣는다던지, 맛스타를 넣는다던지, 온갖게 다 동원되지요
가끔 무식하게 돌을 집어 넣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 바로 후회합니다. 돌이 어깨와 허리를 짓이기게 되니까요..
"짬이 차면" 뺑뺑이 특명을 받은 고참들의 군장을 대신 꾸려줘야 하는
때가 많은데
이경우 뺑뺑이를 지시한 인사계나 포대장(보병의 중대장)의 평소 취향 및 고참의 체력적 한계를 잘 고려해서
군장을 싸줘야 그날 밤이 무사합니다.
일단 베게로 등 받이쪽 각을 잡은 뒤 무게를 채워야 하는게 기본이죠..^^
또 구형 군장이란게 원래 흐물흐물해서
어느정도 부피를 채워 각이 나오지 않으면 군장 자세가 안나오죠
그럼 본게임(뺑뺑이) 돌기도 전에 걷어채이기 십상이고
군장상태 불량으로 고참의 정갱이가 한 번 채일때마다(일명 쪼인트)
그날 밤 쫄따구의 눈에서는 눈물 세 방울이 떨어지는 효과가 나옵니다.
암튼 군장이란게 훈련 뛰기전 장비검열 받을때 말고는 제대로 꾸려 본
기억이 없어서 그러긴 하지만
제대로 다 넣는다면 1인 기본군장 무게는 30~40킬로 정도는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