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억합니다. 농구 대찬치 시절부터 봐온 농구, 이충희 김현준을 가볍게 뛰어넘는 기량의 그는 그때까지 보지도 못했던 (워낙 그때 나이가 어렸던 관계로 NBA는 꿈에도 꾸지 못했습니다. ㅡㅡ;) 신기라고 밖엔 표현할 수 없는 실력을 선보이며 완전히 한국 농구를 휘어잡았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ABC 농구대회에서의 허재의 결정적인 가로채기와 역전 결승골. 그건 일본과의 경기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농구만큼은 한참 하수죠.. 그런데 이상하게 그날은 일본이 유달리 잘했었습니다. 아마 종료 10여초인가를 남기고 일본이 1점차로 앞서가고 있었습니다. 다들 지는줄 알고 그 어린 것이 분루를 삼키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파울은 커녕 너무나도 깨끗하게 일본의 포인트 가드가 드리블하던 공을 뛰어가며 가로채서 그대로 원맨속공, 역전 결승골로 만들어버린 사람은 허재였습니다. 당시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이후 다시 그런 신기를 보이는 허재를 다시 보게 된것은 스포츠 신문에도 많이 실린 97년도 현대와의 결승전에서였습니다.
눈찢기고, 손등 금가고, 근육도 파열된 선수가 50점에 가까운 득점을 해내는 장면은 그냥 신기 그 자체였습니다. 그 플레이오프에서 현대가 우승했지만, MVP는 허재였죠.
그리고 이번 결승, 갈비뼈 연골이 나갔지만, 등으로 구멍을 뚫고 진통제와 마취제를 속으로 직접 넣어 경기에 여차하면 나오겠다는 그는 그야말로 투혼의 화신이었습니다.
저번에 농구 정규시즌 마지막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 보러 갔을때, 원정팀인 원주가 나와서 연습을 하는데, 얼핏 보니 어떤 선수가 굉장히 성의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가만히 서서 3점슛을 픽픽 던지는데 다 들어가는겁니다. 얼굴을 돌릴때 보니 허재더군요. ㅡㅡ;
결국 그의 투혼이 이번 우승을 불러온 것 같습니다. 이번 막판의 그의 플레이는 제가 기억하는 허재 선수의 50%정도밖에 안되는 기량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온 선수의 투지를 불러오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던것 같군요.
그는 제가 아는한 아시아 최고의 농구선수입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NBA 입단 제의를 2번이나 받았던 선수이기도 하죠..(젊었을때 한번, 벤쿠버 그리즐리스 생길때 다시 한번)
어찌보면 선동열처럼 군대문제로 비운을 맛봐야 했던 절대적인 선수입니다.. 그의 이번 투혼에 매우 감동, 아낌없이 박수칩니다.
사족하나 - 5차전에서 허재의 부상은 좀 석연치 않습니다. 힉스의 고의성이 너무 많이 엿보였거든요.. 넘어진 이후 충분히 얼른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은근히 짓눌러 뭉개면서 팔까지 머리쪽으로 둘러 목을 조르는 듯한 형상은 정말.. ㅡㅡ; 이번 챔피언 결정전경기 내내 힉스는 안보이는 곳에서 매우 악질적이고 고의적인 반칙을 너무나도 많이 하는것이 보여졌습니다. 그 순둥이 데릭스가 그토록 화를 내다니! 힉스에게 매우 실망입니다..
첫댓글춘천에 살고있지만 고향이 원주인지라 이번에 꽤나 열심히 이번 결승전을 지켜보았습니다.3,4차전을 제외한 모든경기가 극적인 역전드라마였기에 더욱 인상에 남는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MVP잭슨에게,"기복심한 플레이로 팀을 죽였다 살렸다하는 잭슨이 무슨 MVP냐"고 농담을 건지던 허재의 말이 참 재밌었습니다.
첫댓글 춘천에 살고있지만 고향이 원주인지라 이번에 꽤나 열심히 이번 결승전을 지켜보았습니다.3,4차전을 제외한 모든경기가 극적인 역전드라마였기에 더욱 인상에 남는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MVP잭슨에게,"기복심한 플레이로 팀을 죽였다 살렸다하는 잭슨이 무슨 MVP냐"고 농담을 건지던 허재의 말이 참 재밌었습니다.
왜냐면 장내아나운서가 흥분한 나머지 MVP수상자를 허재로 잘못 호명했기때문이었죠..ㅋㅋ 허재의 시상식까지 다 끝냈는데 도로 내놓으라고 했으니 아마 허재선수가 삐졌던건 아니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