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한결 수월해 지리라는 기대는
패연히 흐르는 장맛비에 휩쓸리고
긁적긁적 남이 볼 새라 힐끔흘끔
무슨 죄랍시고 눈치코치조차 감춰야 하나
하면서도 무심히 손끝은 가려운 곳을 찾아낸다
여름이 왔다지만 아직은
매미도 선수치지 아니하고
모래알도 바스러지는 땡볕은 아닐진데
엉겁결에 갔다 온 열사의 나라 덕에
얼뜨기 촌뜨기라 그랬던지
생애에 땀띠라곤 생겨보지 않았건만
때 이른 여름을 앓다보니
애먼 안사람을 귀찮이스트로 만들고
얼음찜질에 오이 맛사지에 감자가 좋다고
강판에 간 감자를 뒤집어 쓰고
오늘도 병원을 갔다오라는데
아는 병을 병원에 간다고 일찍 낫는다면
이 나이에 언제 내성을 기르겠냐
약으로 나을거라는 기대야 말로
귀(?)하게 얻은 경험을 쉬이 버리는 일이라며
되지도 않은 이유요
억지 춘양이라더니
어처구니도 없고 얼척도 없다는데
동감에 공통분모를 가지고도
외고집에 억지를 부리는 나도 참 우습다
물파스도 바르니 약이 되고
스프래이 파스도 뿌리면 도움이 되고
샤워를 하고 소금찜질을 해도 좋더만
오랜만에 비 온다고 자전거 타고
힘껏 즐겼더니 얼씨구 새로 도진 이 친구
왠 떡이냐며 뒤숭숭한 등어리에
송글송글 촘촘하게 솟아올라 치성이라니
청승에 엄살도 못 부리고
효자손에 노릇을 맡기자니
긁적긁적 근질근질 오늘 밤도
얼마나 설치려나
간 밤에 시원한 빗 줄기에
그 동네 아이처럼
훤히 등어릴 내 맡길 수도 없고
꿈에서라도 처량한 귀뚜라미 소릴 들어야 할까
카페 게시글
사 랑 방
무심
c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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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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