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좌우명으로 유명한 고려의 충신 최영 장군.
그는 평생을 야전에서 살면서 홍건적과 왜구를 물리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다.
전투 때마다 패배한 적이 없었으며 고위관직에 있을 때
한 번도 청탁이나 뇌물 사건에 연루되지 않는 등 평생을 청렴하게 살았다.
최영은 요동정벌을 하러 갔던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해 개성으로 돌아오려 하자
이를 저지하려 했다.
왕명을 거역한 쿠데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영의 군사들은 자신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이성계를 지지했다.
이에 최영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부하들이 왜 자신에게 등을 돌렸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영은 전장에서는 위대한 장수였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하들에게 인격적인 모욕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 심하게 매질했다.
이에 반해 이성계는 장수로서의 위엄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하들과 끊임없이
교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고 장군 신분이지만 진중에 있을 때는 항상 창을 던지며 훈련을 하고,
취하의 사람들에게 예절로 대접하고 병영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시
합리적인 걀정을 내려 여러 장수들과 군사들이 모두 그의 부대에 소속되기를 희망할 정도다.
이 때문에 그의 군대는 고려 말 최강의 부대가 됐고, 조선을 건국한 힘이 됐던 것이다.
지난달 GOP에서 근무하던 임 병장의 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최근 육군 22사단 신 모 이병의 자살 사건,
28사단 윤일병에 대한 구타와 사망소식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며
우리나라 군의 기강이 얼마나 헤이해졌는지 잘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사병들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군의 폐쇄성을 악용해 지휘관들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무사안일에 빠져 군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 탓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잘못한 사람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또 병영문화의 개선을 위해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고 신속하게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자주국방은 영원히 요원한 말이 될 것이다. 김준혁 한심대 정조교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