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 내편(內編)
제6편. 대종사(大宗師) 가장 높은 스승
제6장 자공·공자문답(子貢·孔子問答) : 기인우화(畸人寓話)
제3절 보통사람과 기인(畸人) 이야기 (6편6장3절)
자공이 물었다
“그럼 선생님은 어떤 세상을 따르고 있습니까?”
이에 스승 공자가 대답했다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 이 세상에 묶여있지.
하지만
나는 자네와 이 세상에서 함께할 것이야.“
자공이 또 물었다
“이 세상에 머무는 방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에 스승 공자가 대답했다
“물고기는 물에서 더불어 살고 사람은 도에서 더불어 산다네.
물에 사는 물고기는 연못을 파주면 영양분을 얻어 살 수 있고
도(道)에 사는 사람은 사소한 일을 버리므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지.
그래서 이르기를
‘물고기는 강과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살아가고
사람은 도의 세계에서 서로를 잊고 살아간다.‘한다네.“
제자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럼 기인(畸人)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스승 공자가 대답하기를,
“기인이란 보통사람에게만 기이할 뿐
하늘의 입장에선 모두 같다네.
그래서 이르기를,
하늘의 입장에선 소인이지만
보통사람의 관점에선 군자이고
보통사람의 입장에선 군자이지만
하늘의 관점에선 소인이라 한다네.“
* 기인(畸人) : 기인 세상 풍조에 구애 받지않는 사람, 세속(世俗)과 부합(符合)하지 않는 사람. 세상과 맞지 않고 예법에 구속되지 않는 탈속한 사람을 말한다.
장자 내편 대종사편
장자(莊子) 내편(內編) 제6편 대종사(大宗師) 제6장 제3절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물었다
然則夫子何方之依(연즉부자하방지의) : “그럼 선생님은 어떤 세상을 따르고 있습니까?”
孔子曰(공자왈) : 이에 스승 공자가 대답했다
丘天之戮民也(구천지륙민야) : “나는 하늘의 벌을 받고 이 세상에 묶여있지.
雖然(수연) : 하지만
吾與汝共之(오여여공지) : 나는 자네와 이 세상에서 함께할 것이야.“
子貢曰(자공왈) : 자공이 또 물었다
敢問其方(감문기방) : “이 세상에 머무는 방법을 말씀해 주십시오.”
孔子曰(공자왈) : 이에 스승 공자가 대답했다
魚相造乎水(어상조호수) : “물고기는 물에서 더불어 살고
人相造乎道(인상조호도) : 사람은 도에서 더불어 산다네.
相造乎水者(상조호수자) : 물에 사는 물고기는
穿池而養給(천지이양급) : 연못을 파주면 영양분을 얻어 살 수 있고
相造乎道者(상조호도자) : 도(道)에 사는 사람은
無事而生定(무사이생정) : 사소한 일을 버리므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지.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魚相忘乎江湖(어상망호강호) : ‘물고기는 강과 호수에서 서로를 잊고 살아가고
人相忘乎道術(인상망호도술) : 사람은 도의 세계에서 서로를 잊고 살아간다.‘고 하는 것이다.“
子貢曰(자공왈) : 제자 자공이 다시 물었다
敢問畸人(감문기인) : “그럼 기인(畸人)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曰畸人者(왈기인자) : 스승 공자가 대답하기를, “기인이란
畸於人而侔於天(기어인이모어천) : 보통사람에게만 기이할 뿐 하늘의 입장에선 모두 같단다.
故曰(고왈) : 그래서 이르기를,
天之小人(천지소인) : 하늘의 입장에선 소인이지만
人之君子(인지군자) : 보통사람의 관점에선 군자이고
人之君子(천지군자) : 보통사람의 입장에선 군자이지만
天之小人也(인지소인야) : 하늘의 관점에선 소인이라 한다네.“
[莊子 原文]
子貢曰:「然則夫子何方之依?」孔子曰:「丘,天之戮民也。雖然,吾與汝共之。」子貢曰:「敢問其方。」孔子曰:「魚相造乎水,人相造乎道。相造乎水者,穿池而養給;相造乎道者,無事而生定。故曰:魚相忘乎江湖,人相忘乎道術。」子貢曰:「敢問畸人。」曰:「畸人者,畸於人而侔於天。故曰:天之小人,人之君子;人之君子,天之小人也。」
장자 내편 대종사편
장자 내편 대종사편
장자 내편 대종사편
장자 내편 대종사편
*《장자》는 도가 계열의 책으로 33편이 현존하며, 내편(內編), 외편(外編), 잡편(雜編)으로 나뉘는데, 전통적으로 장자 자신이 이 책의 내편을 썼고, 그의 제자와 같은 계열의 철학자들이 외편과 잡편을 썼다고 본다. 현존하는 《장자》 33편 중, 내편 7편이 장자의 저술이며 나머지는 문하생들이 지은 것이라 한다.
《장자》는 원래 52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전하는 것은 진대(晉代)의 곽상(郭象)이 정리해 엮은 33편(내편 7, 외편 15, 잡편 11)이다.
*《장자》는 우언십구(寓言十九) 중언십칠(重言十七) 치언일출(巵言日出)로 표현되어 있다고 장자 잡편 우언편에서 서술하고 있다. 즉, 우언이 90%, 그 우언 가운데 중언이 70%, 그 나머지 순간순간 나타나는 치언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우언(寓言)은 본뜻을 다른 사물에 가탁하여 교훈을 주거나 풍자하는 말이며, 중언(重言)은 옛날에 살았던 성인의 말씀에 무게를 얹어 전하는 표현방식이고, 치언(巵言)은 상황에 맞게 하는 임기응변의 말이다 .
* 장자 사상의 핵심은 '인위적인 힘을 가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행위'라는 뜻을 담고 있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인위적인 힘을 통해서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유가와 법가 사상은 오히려 자연 질서를 파괴하는 잘못된 사상 체계라고 본다.
* 장자의 이상적 인간은 도(道)를 체득하여 만물제동(萬物齊同)의 경지에 서 있는 사람이다. 즉 자연과 합일되어 무위(無爲)를 실천하는 사람을 말한다. 장자는 이러한 인간을 주로 지인(至人)으로 표현하고 있다. 진인(眞人), 성인(聖人), 신인(神人) 등으로 그 특징을 달리하여 표현하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모든 인간의 조건을 초월한 인간으로서, 도(道)의 진실을 체득한 인간을 의미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마찬가지이다.
* 장자(莊子, 기원전 369년?-기원전 286년)는
본명은 장주(莊周)이고, 자는 자휴(子休)이다. 전국시대 송(宋)나라 몽(蒙)출신으로, 제자백가 중 도가(道家)의 대표적인 인물. 맹자와 동시대에 살았다고 전해진다. 한때 칠원리(漆園吏)라는 말단 관직에 있었으나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다.
당(唐)나라 현종(玄宗)은 장자에게 남화진인(南華眞人)이라는 호를 추증하고 그의 책 '장자'는 '남화진경(南華眞經)'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