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계절의
풀천지 다락골
지금은
풀잔사 잡풀 넝쿨 엉켜붙은 풀섶으로 남아
칼쿠리로 긁어내니
겨우내 숨어살던 파란풀들이 올라온다
지금은 감자심는 시기
괴산은 20년째 씨감자는 수미만 공급한다
금년엔 강원도 남작을 심고싶어
오랫만에 괴산장에 들러
남작을 사왔다
아무래도 구름밭은
강원도감자가 맞는듯
감자도 심어야하는데
금년은 유난히
물통 빨간통이 거슬린다
물가 비탈위로
통을 굴려
땅을 파고 10여센티 정도
고무통을 묻었다
김장때나 필요한 작은통들일랑 큰통속에 넣어보니
요행히 세 통이 차곡히 겹쳐진다
자연속에서 인공물처럼 거슬리는 건 없다
플라스틱 한두개도
어울리지않는 절대 자연풍광
구름밭은 지금 무채색
한폭 동앙화
나도 한 점 그림속 인물
고라니 산토끼가 농작물을 훑어도
담을 치지않는 건
순전히 탐미때문
아름다운 것 곧 생태로 다가온다
우리가 더 늙어져 농사를 못짓게된다면
원래 산이었던 화전은 절대자연으로 돌아가라
뽕나무 살구나무 참느릅 은행나무 밤나무 감나무 참느릅 산수유 산딸 신나무 생강나무아래
산나물 약초가 자라던
한세기 전 박달산 산마루
그때 그 풍광으로 돌아가게하리라
치유농장이란 미명아래^^
나무벤치 없이 돌의자로만 만든 것도
다 의도된 행위예술이다
곳곳에 다람쥐가 숨겨놓은
밤과 도토리
심지어 수선화조차
숨긴 그자리에서 그대로
싹이 트고 자라나
숲이 되거라
사후의 구름밭을 그려본다
남겨진 그들에게 기억되길 원치않는다
산밭은 그대로 야생지로 돌아가고
피죽으로 지은 생태화장실은
그대로 쓰러져 썩고 삭아
땅거름이 되어질지니
후손의 후손들은
큰 산 그늘
큰나무그늘에 모여앉아
건너편 훌쩍 큰 나무를 올려보며
옛산밭에서
호미질하던
이름모를 옛 농부로
기억하기를
첫댓글 산밭에서 호미질하던 정선희 농부님을 존경하며 응원합니다.
제이름을 아시는?
누구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