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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지(1969~1994) - 박경리 - |
줄거리 |
[1부] 구한말인 1897년 무렵, 경상도 하동의 평사리에는 5대째 지주로 군림하고 있는 만석꾼 최참판 댁을 중심으로 농민들인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다. 최씨 가의 유일한 혈육인 어린 서희는, 엄격하면서도 지혜로운 할머니와 무서운 아버지 밑에서 하녀 봉순이를 동무하며 자라고 있고, 머슴으로 들어온 구천이는 무언가 많은 고뇌와 비밀을 간직한 것처럼 보인다. 구천이는, 최참판 댁의 정신적 지주인 윤씨 부인이 청상의 나이에 남편을 잃고, 훗날 동학당 접주가 되어 사형당하는 김개주에게 겁탈당하여 낳게 된 아들 '환'이다. 아버지를 따라 동학당에 참가했던 환은 몸을 숨기기 위해 구천이란 가명으로 최 참판 댁에 찾아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출생과, 이복 형인 최치수의 부인 별당 아씨와의 사랑으로 괴로워하다가 결국 별당 아씨와 함께 지리산으로 도망친다. 자의식이 강하고 냉정한 최치수는 어머니를 감싸고 도는 비밀을 알기 위해 몸부림친다. 또한 재종형 조준구와 어울려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성적 무능력자가 된다. 그는 조준구가 구해 준 총으로 구천과 별당 아씨를 찾기 위해 지리산을 헤맨다. 별당 아씨는 환의 품에서 숨을 거두고, 환은 연곡사 우관 스님에게로 돌아간다. 자신의 신분에 큰 불만을 품고 있던 하녀 귀녀는 최참판 댁의 씨를 얻으려 최치수에게 접근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김평산과 음모를 꾸며 칠성이와 강 포수에게 몸을 허락하여 씨를 받는다. 최치수가 성불구자임을 모르는 귀녀는 강 포수의 출현으로 일이 틀어지자 김평산으로 하여금 최치수를 살해하게 하고 자기 몸의 씨를 내세워 집안의 대를 잇게 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에 의혹을 가진 윤씨 부인은 침모 봉순네의 귀띔으로 귀녀의 자백을 받아 내고, 김평산과 칠성은 함께 죽음으로써 죄값을 치른다. 이 사건으로 인해 김평산의 아내 함안 댁은 자살하고 칠성의 아내 임이네는 마을을 떠나게 된다. 한편 최 참판 댁의 소작인 용이는 무당의 딸 월선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항상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질투심이 많은 아내 강청 댁의 행패로 월선이는 그의 곁을 떠난다. 그리고 용이는 강청 댁과의 성적 관계가 불가능하게 된다. 그는 마을로 다시 돌아온 임이네를 돌봐 주다 관계를 맺고 홍이라는 아들을 얻게 된다. 집안의 기둥을 잃어버린 최참판 댁에 조준구가 부인 홍씨와 꼽추 아들 병수를 데리고 찾아든다. 김평산에게 최치수의 살해를 은연중 시사했던 그는 최 참판 댁 재산을 노린다. 그러던 중 마을을 휩쓴 호열자와 흉년으로 윤씨 부인과 김서방, 봉순네 등 많은 사람이 죽는다. 그 와중에 살아남은 조준구 일가는 최 참판 댁을 차지하고 마음껏 세력을 휘두른다. 고아 신세가 된 윤씨 부인의 손녀 서희는 타고난 총명함과 함께 강하고 이기적인 사람이 된다. 최씨 집안의 마지막 핏줄인 그녀는 집안을 지키기 위해 조준구 일가와 맞서 나간다. 그러나 서희를 돌보던 수동이 죽고, 노일 전쟁이 터지고 을사 조약이 체결되는 등 상황은 더욱 조준구에게 이롭게 돌아간다. 조준구의 행패에 불만이 쌓인 마을 사람들은 목수 윤보를 선봉으로 의병을 일으켜 마침내 최참판 댁에 들이닥친다. 그들은 재물을 탈취하고 조준구 내외를 죽이려 하지만 찾아 내지 못한다. 그 틈에 서희는 부친인 최치수를 모시던 종 길상으로 하여금 토지 문서를 찾게 하여 일시 힘을 회복하지만, 조준구 내외를 죽이는 데에 실패한 그들은 고향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서희는 할머니 윤씨 부인이 남겨 준 재물을 지니고 이들과 함께 고향을 버리고 간도로 떠난다.
[2부] 간도에 정착한 서희는 가문을 되찾으려는 일념을 불태우며 윤씨 부인이 남긴 재물을 자본으로 길상과 공 노인의 도움을 얻어 두류(豆類)와 토지 거래에 성공하여 거부가 된다. 돈을 벌기 위해 그녀는 아버지의 친구인 이동진의 군자금 요청을 거부하고 친일적인 운흥사 공사에는 기부금을 내는 등 공공연한 친일 행위도 불사한다. 그녀는 이동진의 아들 상현을 사모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이미 결혼한 상현과의 사랑을 포기하고 길상과 결혼하여 두 아들을 얻는다. 길상은 서희와 결혼하기 전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만났던 옥이네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한다. 그는 가문에 대한 서희의 무서운 집념과 완전히 허물 수 없었던 신분의 벽 때문에 고독을 느끼지만, 환의 출현으로 그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와 함께 독립 운동에 투신한다. 환은 별당 아씨가 죽은 후 윤봉, 윤도집, 지삼만, 송관수, 판술 등과 함께 의병 활동을 한다. 방법론상의 견해 차이로 윤도집, 지삼만 등과 대립하며 간도로 건너간 그는 길상을 만나고 이동진, 권필옹 등과도 만난다. 서희와 길상의 결혼으로 충격을 받은 상현은 서울로 돌아와 서의돈, 임명빈, 황태수 등과 사귀며 일본으로 유학을 한다. 그러나 그는 길상에 대한 패배감, 아버지 이동진과 가족에 대한 죄책감, 스스로의 무력감 때문에 정신적 방황을 계속한다. 한편 서희 일행과 헤어지고 기생이 된 봉순은 기화라고 이름을 바꾸고 천부적인 미모와 소리로 유명해진다. 그녀는 간도로 건너가 서희, 길상, 고향 사람들을 만나 보기도 하지만 외로움 때문에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한다. 월선, 임이네, 홍이와 함께 용정에 정착한 용이는 월선과 함께 잠시 국밥집을 한다. 그러나 그는 임이네의 돈에 대한 욕심에 못 견뎌하고, 자신이 장사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후 그는 홍이를 월선의 곁에 남겨 두고, 임이네와 함께 영팔이가 정착한 퉁포슬에서 청인의 소작인이 되어 농사를 지으며 겨울에는 벌목꾼으로 일한다. 임이네는 월선 몰래 가로챈 많은 돈을 용정의 큰 불로 잃게 되지만 탐욕은 갈수록 심해진다. 월선은 용이가 떠난 후 홍이와 함께 살지만 암으로 한많은 일생을 마찬다. 김평산의 아들 기복은 김두수로 이름을 바꾸고 간도 땅에서 일제의 밀정으로 활약한다. 그는 달아난 금녀를 되찾으려 하지만 실패하고, 대신 길상을 짝사랑하던 공 노인의 양딸 송해를 농락한다. 달아난 금녀는 독립 운동을 하던 장인걸의 도움을 얻어, 귀화한 한국인 쎄르란 심의 집에 은거하며 차츰 삶의 안정을 찾게 된다. 귀녀의 아들을 데리고 사라졌던 강 포수는 그 아들에게 두메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그가 성장하자 송장환에게 교육을 부탁한다. 조준구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정한조의 아들 석이는 송관수의 도움으로 공부를 하고 조준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하인으로 가장하여 그의 집에 잠입한다. 서희는 공 노인을 내세워, 광산에 투자하여 큰 실패를 본 조준구에게 접근하여 빼앗긴 재산과 토지 문서를 되찾는다. 그녀는 월선의 장례식 후 영팔이네와 용이네를 귀향시키고, 독립 운동을 위해 환과 함께 떠나 버린 길상과 헤어져 두 아들(환국, 윤국)과 유모, 안자와 함께 그리던 귀향길에 오른다.
[3부] 귀향 후 진주에 정착한 서희는 조준구와 만나 5천 원에 평사리의 본가를 되찾는다. 서희는 완전히 복수를 달성하지만, 알 수 없는 상실감에 시달리면서 두 아들을 보살피며 진주에서 살아간다. 용이는 임이네의 탐욕에도 무심해진 채 평사리 서희의 본가를 지키며 안정된 말년을 보낸다. 월선의 죽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간도의 벗들과도 헤어진 홍이는 생모 임이네의 탐욕에 대한 증오와 자학으로 비뚤어진다. 그는 사랑하는 장이의 몸을 겁탈하지만, 의병의 혐의를 받고 잡혀갔다 온 후 마음을 잡고 운전 기술을 배워 김 훈장의 손녀 보연과 결혼한다. 그러나 그는 일본인과 결혼한 장이와의 불륜의 현장이 발각되어 고통을 받기도 한다. 그는 용이의 장례식이 끝난 후 오랫동안 계획해 오던 간도행을 준비한다. 윤도집과 운봉의 죽음으로 동학의 세력은 와해되고 지삼만은 청일교의 교주가 되어 많은 신도와 돈을 모으게 된다. 중국에서 귀국한 환은 지삼만의 밀고로 일경에 잡히지만 조직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지삼만 역시 심복인 지서방에게 살해당한다. 김두수는 마침내 중국 여인으로 가장한 금녀를 붙잡고, 그녀를 통해 독립군의 정보를 빼내려 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한 금녀는 침묵으로 맞선다. 그 후 그녀는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벽에 머리를 부딪혀 자살한다. 한편, 김두수는 관수의 주선으로 독립 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간도로 간 동생 한복과 해후한다. 길상은 서의돈과 함께 계명회 사건에 연루되어 2년형을 언도받고 복역한다. 이에 서희는 서울을 왕래하면서 길상의 뒷바라지에 힘쓴다. 환국은 아버지 길상을 매우 존경하며, 그의 자질을 이어받아 그림에 소질이 있다. 그러나 어머니 서희의 뜻을 따라 와세다 대학 법과를 지원한다. 상현은 일본 유학 후 서울에서 기화를 모델로 소설을 쓰기도 하지만 3 · 1 운동의 실패로 인한 무력감 때문에 방황한다. 임명빈의 누이 명희는 상현에 대한 사랑이 거부되자 조용하의 후처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녀는 시동생 찬하에 대한 남편의 질투와 외도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마음의 안식을 찾지 못하던 기화는 상현을 사랑하나 그에게서 끝내 버림받고 상현의 딸 양현을 낳는다. 아버지 이동진의 죽음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갈등을 겪던 상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각오로 중국행을 감행한다. 홀로 양현을 키우던 기화는 아편쟁이가 되어 서희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지만, 상현과의 관계에 대한 죄책감으로 서희의 곁을 떠난다. 하지만 기화는 그녀를 사모하던 정석의 설득으로 다시 평사리로 돌아온다. 그러나 석이가 학교에서 쫓겨나고 가정 파탄이 일자 그것이 자기 탓이라 생각하고 섬진강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기화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들은 상현은 긴 방황을 청산하고 소설을 써, 그 고료를 양현을 위해 써 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명희에게 보낸다. 명희는 양현을 양딸로 데려가길 원하지만 서희는 이를 거부하고 진정한 사랑으로 양현을 키운다.
[4부] 김환이 죽고 길상이 수감된 후, 관수와 강쇠 등은 만주, 조선에 걸쳐 인망을 엮는 데 힘쓴다. 관수의 아들 영광은 강혜숙과 편지를 교류하는 중 신분이 탄로나고 퇴학까지 당하자 가출한다. 이것이 한이 된 관수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독립운동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 길상의 출옥 후를 생각하며 관수는 서울 출신의 소지감을 운동에 끌어들이고, 지감은 그를 통해 지리산의 강쇠, 해도사를 알게 된다. 청년기의 환국과 윤국은 3 · 1운동 후 학생 운동이 연이어 일어나는 가운데, 자신들의 풍족한 처지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으로 인해 방황과 고민이 깊어가고, 윤국은 가두 시위에 참가하여 감옥살이를 하고 무기 정학 처분을 받는다. 서희는 아들들을 대견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집안의 재산을 부담스러워하는 두 아들을 보며 공허감이 더욱 커져만 간다. 불행한 결혼 생활에 점점 황폐해져 가는 명희에게 조용하는 동생 조찬하와의 불륜을 이유로 이혼을 선언한다. 항복을 받아 낼 것을 의도했던 조용하였지만 명희는 순순히 이혼에 응하겠다며 자진해서 떠나 버리고, 조용하는 분노에 몸을 떤다. 일본 여인과 결혼한 조찬하는 일본에서 오가다란 일본인과 사귀게 되는데, 오가다는 명희의 제자인 유인실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코스모폴리탄이다. 조찬하는 그와의 대화에서 일본적인 것과 조선적인 것을 구명해 보려고 애쓴다. 가출한 명희를 불러들인 조용하는 자존심을 회복하려고, 명희의 마음을 되돌리려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산장에 가두고 능욕한다. 모욕감에 자살을 기도하다 살아난 명희는 여옥을 찾아가 일자리를 부탁하고, 결국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 촉탁으로 일하게 된다. 조찬하는 유인실과 오가다와 함께 시골 학교의 명희를 찾아가지만 초라한 그녀의 모습에 놀라고, 그녀 역시 모멸감에 괴로워한다. 한편, 길상은 어느새 중요해진 자신의 위치를 종종 낯설어하고, 가족의 사랑 속에서도 외로움을 느낀다. 그는 최씨 집안에서 꽃 같은 존재인 양현이 자신의 출신에 대해 자연스레 알아 나가기를 바란다. 조국에 대한 사랑과 오가다에 대한 사랑으로 갈등하던 유인실은 오가다에게 '생명보다 소중한 것'을 바치고, 결국 그로 인해 아이를 얻게 된다. 그녀는 아무도 몰래 일본에서 아이를 낳아 조찬하에게 부탁하고, 독립 운동을 하러 중국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녀는 송장환을 찾아가고 그를 통해 윤광오를 만나게 되고, 찬하는 고민 끝에 아이를 자식처럼 기른다. 인실이 떠난 후 상실감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오가다는 만주에 와 더돌아 다니다 토건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여행을 하던 중 하얼빈에서 우연히 인실의 자취를 발견한다.
[5부] 일본은 제2차 세계 대전이 점점 장기전에 빠지며 열강에 외면당하고, 인적 · 물적 자원이 고갈되어 간다. 호열자로 인해 죽은 아버지 관수의 유해를 모시고 진주를 찾은 영광은, 강에 빠져 자살한 어머니 기화를 생각하며 그 강에 꽃을 던지는 양현을 보게 되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백정의 자손과 기생의 딸로서 비슷한 슬픔을 나눈 두 사람은, 영광이 만주로 도피하면서 헤어지게 된다. 양현을 이 부사 댁에 입적시켜 둘째 아들 윤국의 배필로 삼으려 한 서희는, 양현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사이가 멀어진다. 상심한 윤국은 학병에 끌려가 소식이 없다. 의전을 졸업하고 인천에 취직한 양현은, 점차 정세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서희에게 이끌려 다시 귀향한다. 가산을 탕진하고 꼽추 아들 병수에게 얹혀 사는 조준구는, 중풍에 걸려 누워 지내면서 갖은 행악을 부리다 죽는다. 계명회 사건 이후 출옥한 길상은 도솔암에서 관음 보살의 탱화 제작을 결심하고, 화려함과 함께 삶의 본질인 외로움과 슬픔이 잘 어우러진 걸작을 남긴다. 보연의 금붙이 밀매 사건으로 진주로 송환된 홍이는, 이를 계기로 불편했던 김두수와의 관계를 끝내고, 하얼빈에서 극장을 운영하며 조직의 일을 계속한다. 여행 중에 하얼빈에 들러 우연히 인실을 본 조찬하는 인실로 하여금 오가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릴 것을 종용한다. 찬하의 아들 쇼지가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 오가다는 한편으로 놀라고 한편으로 찬하에게 감사한다. 인실과의 계속된 만남을 간절히 바라는 오가다에게 인실은 일본이 망하는 날에 대한 여운을 남긴다. 홍이의 아이들인 상의와 상근은 진주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중학교에 다니나, 전쟁으로 수업은 거의 하지 못하고, 남학생들은 군사 훈련을, 여학생들은 간호 훈련을 주로 받는다. 상의는 완고하고 심술궂은 사카모도 선생과의 대립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나, 무사히 졸업하게 되고, 졸업 후에 홍이가 있는 만주로 갈 계획을 세운다. 이상현은 윤광오, 수앵 부부가 마련해 준 집에서 석이와 함께 기거하며 약간의 활동도 하나 때로 주정도 한다. 민족주의의 강한 유대감이 점차 바래져 가고 사회주의 성향이 짙어 가는 때에, 강 포수가 내력을 숨기고 기른 귀녀의 아들 강두메는 투철한 공산주의자로 자라나, 상현 같은 인물은 차후에 도태해야 할 반동분자로 생각한다. 조용하가 자살한 후 그의 재산을 상당히 상속받은 임명희가 희사한 돈 오천 원의 사용처를 의논하는 중, 산(山)의 조직을 독립 후에 사회주의 운동 조직으로 키울 야심을 가지고 입산한 과격한 사회주의자 이범호와 산 사람들 간에 충돌이 일어나며, 산 사람들은 이범호를 경계한다. 일본의 히로시마에 신형 폭탄이 떨어졌다는 소식으로 조선에서의 피폭을 걱정하는 가운데, 서희는 길상이 사상범 예비 검거령에 의해 옥살이를 하고 있는 서울로 식구 모두 올라갈 것을 결심한다. 상심해 있는 서희의 식욕을 위해 장에 가던 양현은 드디어 일본 천황이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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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의 성격 |
◈ 최서희 → 최씨 가문을 이어가는, 굳은 의지를 지닌 인물. 최치수와 별당아씨의 외동딸. 최씨 집안의 마지막 핏줄. 조준구에게 재산을 빼앗기고 용정으로 가서 부(富)를 이룩함. 공노인과 임역관의 중개로 빼앗긴 토지의 대부분을 회수, 길상과 헤어져 귀국을 감행, 진주에 자리잡음. 몰락한 조준구로부터 집문서를 넘겨 받아 가문의 재건과 복수를 마감한다. 양현이를 윤국과 짝을 맺어 며느리를 맞이하고자 하는 집착이 양현의 거부로 좌절되고 길상의 재수감, 윤국의 학병 지원으로 또 다른 한의 그림자가 생긴다. 이런 고통은 그 동안 방어적이고 폐쇄적이던 서희의 가슴을 열어 놓는 계기가 되어 자기 주장이 강하고 기상이 센 성격의 여인상에서 정감 있는 어머니 상으로 변한다. ◈ 김길상 → 신분이 다른 서희와 결혼한 독립 운동가. 고아 출신으로 연곡사 우관 스님의 보호로 자라다가 최씨 집안으로 심부름꾼으로 들어가게 된다. 침모의 딸 봉순의 은근한 사모를 받지만 서희에 대한 동정과 연모의 정을 가진다. 서희의 몰락 과정에서 그녀를 끝까지 보호한다. 용정으로 함께 이주하여 서희가 부를 축적하는 데 크게 기여, 드디어 둘은 결혼한다. 서희의 귀국에 동행하지 않고 간도에 잔류, 독립 운동에 투신한다. 2년의 감옥 신세를 지고 진주에 은둔. 동학당 조직을 재건하려 하나 좌절, 원력(願力)을 모아 관음탱화를 완성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정리한다. ◈ 구천 → 최참판 댁의 머슴. 출생의 비밀로 인해 괴로움을 겪는 인물 ◈ 최치수 → 최참판 댁의 당주. 병약하고 냉소적이며 신경질적인 인물 ◈ 조준구 → 최치수의 이종형으로 최참판 댁의 재물을 탐내는 욕심 많은 인물. ◈ 상현 → 이동진의 아들로서 서희를 사랑하나 실패하여 방황하는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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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
박경리의 “토지”는 모두 5부 16권으로 되어 있는 대하소설이다. 동학농민전쟁과 갑오개혁, 을미의병 등이 차례로 역사의 연표를 채우고 지나간 1897년 한가위에서부터 해방의 감격을 맞는 1945년 8.15까지 격동의 한국근대사가 “토지”의 시간적 배경을 이룬다. 여기에 경남 하동의 평사리를 비롯하여 지리산, 서울, 진주, 간도, 러시아, 일본에 걸치는 방대한 공간 위로 무수한 인간들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완간까지 26년간의 집필 기간과 원고지 30.000매가 넘는 분량도 기록적이지만 “토지”는 진정 그 문학적 성과에서 한국 현대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토지”는 만석꾼 대지주 최참판 댁의 마지막 당주인 최치수와 그의 고명딸 서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토지의 상실과 회복을 둘러싼 대하 드라마를 전개한다. 치수의 어머니 윤씨 부인이 동학 접주 김개주에게 겁탈 당해 낳은 자식 김환이 의붓형수인 별당아씨와 밤도망을 치는 사건은 장강처럼 흘러갈 소설의 초입에 물살 급한 여울목을 마련해 놓는다. 상피 붙은 남녀를 쫓는 긴박한 추격전이 벌어지는 한편에서는 치수의 고임을 받아 그의 만석지기 농토를 차지하고자 하는 하녀 귀녀의 음모, 치수가 비명횡사한 뒤 최참판 댁 재산과 토지를 노리는 그의 재종형 조준구의 행보, 마을 남정네 용이와 무당 딸 월선이의 비련 등 인간사의 오욕칠정이 쉬임없이 피었다 진다. 거기에 동학군 출신인 대목수 윤보, 의병에 가담하는 김훈장, 독립군으로 변신하는 길상과 그 아들, 조준구가 대표하는 상업영농과 서희의 곡물무역의 자리바꿈에서 볼 수 있는 경제의 단계적 발전 등 사회・역사적 변모가 포개진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토지는 농경 사회에서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토지에 대한 믿음과 이에 대한 믿음을 깨뜨리는 외부 세계의 대립 속에서 각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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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항 정리 |
◈ 갈래 : 장편 대하 소설(전5부 16권), 가족사 소설 ◈ 배경 :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의 중국과 한국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 격동기 민족의 한과 강인한 생명력. 한국 근대사의 인물들이 겪는 식민지적 고통과 운명을 통한, 민족의 한과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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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볼 문제 |
1. <토지>라는 제목에서 어떤 이야기가 연상되는가? ⇒'토지'는 '땅'이라는 말과는 차이가 있다. 토지를 둘러싸고 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토지'라는 말은 땅에 대한 인간적 용도와 사회적 제도를 전제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지에 대한 믿음을 가진 토착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관과 약탈·착취에 기반을 두고 자연의 생명력을 왜곡하려는 세계관의 첨예한 대립이 제목을 통해 암시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 <토지>에는 '서장(프롤로그)'이 있다. 이 '서장'에서 암시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해 보자. ⇒<토지>의 '서장'에는 '한가위의 굿놀이 장면'이 그려져 있다. 여기에서 10여 명의 등장인물들이 개개인의 인상과 함께 소개되고, 특히 타작 마당의 굿놀이 장면 다음에 최참판댁에 대한 서술이 나오는데, 이것은 이 작품이 최씨 집안과 그밖의 사람들의 관계로 엮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곧 서장에서는 시간적 배경을 제시한 다음 바로 한가위의 장면을 제시하면서 이와 대조되는 할망구를 제시한 것은, 한가위가 제시하는 생명과 환희의 모습이 아닌 그 속에 숨겨진 슬픈 비애를 암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위의 굿놀이가 벌어지는 곳에서 최참판댁은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그 소리는 가늘게 그리고 흐느낌같이 슬프게 들린다는 것은 최참판댁은 흥겨운 굿놀이와는 다른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암시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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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아 봅시다 |
■ <토지>와 한국 근대사 1부의 시간적 배경은 1897년 8월 한가위에서부터 1908년 5월까지이다. 이 시기에 러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귀결되어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고 전국 각지에서는 의병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격랑은 밑그림으로 “토지”는 최참판가의 몰락과 조준구의 재산 탈취 과정을 다룬다. 2부는 1911년 5월 간도 용정촌의 대화재로 시작되어 1917년 여름까지이다. 여기서는 지리산 동학 잔당의 모임을 제외하고는, 국내 정세나 사건보다 간도를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의 정세가 중요한 배경을 이루고 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의 결과가 중국에 미칠 영향이라든지, 1917년 러시아 혁명 전 케레스키 내각에 대한 독립 운동가들의 견해 등이 자주 소설의 전면에 등장한다. 이야기는 서희의 복수, 곧 최씨가의 귀환을 향해 집중되어 있다. 3부는 1919년 3.1운동 이후에서부터 1929년의 원산총파업, 광주학생사건 무렵까지가 시간적 배경이고, 소설 안에서는 사회주의 성향의 독서 단체인 계명회 사건이 1929년에 일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복수 후 허무에 부딪친 최서희가 지어미의 삶을 살게 되고, 김환이 죽음에 이르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송관수 등의 민중적 삶과 서울의 임명희를 둘러싼 지식인과 신여성들의 삶으로 이동한다. 4부는 1930년부터 1937년 중일전쟁과 1938년 남경학살에 이르는 시기가 그 배경이다. 무대는 서울, 동경, 만주에서 하동, 진주, 지리산까지 더욱 확대되고 이야기의 중심은 더욱 다원화된다. 길상의 출옥과 군자금 강탈 사건, 유인실과 오가다의 사랑이 그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5부는 1940년 8월부터 1945년 8월 15일의 해방까지가 그 배경이다. 역시 확대된 공간과 더욱 복잡해진 인물 속에서 해방의 날을 기다리는 민족의 삶들이 펼쳐진다. 양현과 영광의 사랑이 중요한 갈등을 이루면서 소설의 대단원을 향해 달려간다.
■ 참고 → 작품 해설(정현기 글) 1969년부터 <현대문학>에 그 첫 연재를 시작한 "토지"의 마지막 5부 집필이 1994년 8월15일 날 드디어 완성되었다. 집필 기간 만 스물다섯 해가 되는 긴 집필의 장정이 끝난 것이다. 그것은 작가가 오랜 세월 동안에 쌓아 올린 한민족 언어의 거대한 탑이었다. 문학 평론가 최유찬 교수가 최근 집필한 "토지를 읽는다"라는 저술에 의하면 "토지"는 '우주가 팽창하면서 비로소 각개 별들이 모두 제 자리를 찾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뒤틀린 세계를 보면서 한 작가가 필생을 걸고 묻기 시작한 진실에 이르는 긴 여정의 한 이야기 세계가 비로소 "토지"에 와서 바른 제 모습으로 완결 정리되었던 것이다. "토지"의 작가가 이 작품에 십여 년째 매달리면서 신음처럼 부르짖은 절규는 그의 1983년 12월에 쓴 '토지 연재를 일시 중단하면서'라는 글에 선연하게 드러나 있다. "한때 나는 악이 승리한다는 절망 속에서 밤을 지새며 글을 썼고, 가족과의 호구를 위해 밤을 밝혀야만 했고, 병고와 맞서 굴복 아니한다는 증좌로 글을 썼고, 정신의 살해자, 그 몰이꾼에 쫓기는 한 마리 사슴같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되는 겁니까 외치며 글을 썼다." ―'원주 통신' 13쪽 작가 자신은 이 작품을 완성한 이후 자신이 쌓아 올린 이 한민족 이야기의 거대한 바람이 어떤 모습인지를 잘 모르고 있는 형편이다. 혼신의 힘을 기울여 종착점에 골인한 마라톤 선수가 환호하는 관중들의 모습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는 형편과 다름이 없어 보인다. 최근에 그는 이 "토지"를 괜히 써서 행여 사람들을 병들게나 하지 않을지 수시로 걱정하고 후회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토지"는 우리 손으로 넘어왔다. 우리 문학사의 재산으로 고스란히 넘어온 것이다. "토지"에 대한 종래까지의 첫번째 평가나 해석은 대체로 70~80년에 이루어졌던 것이었다. 그것들은 작품이 완결되기 전까지의 것이어서 작품을 전체로 읽을 수 없었던 흠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치 현실이 너무나 극악한 독재 치하에 있던 70・80년대는 조직 폭력과 살육이 함부로 자행되던 때였기 때문에 작품을 읽는 눈길은 대체로 폭력에 대응하는 교조적 논리에 지배되고 있었다. "토지"가 이런 교조적 눈길에 닿았을 때 작품의 가치는 손상당할 수밖에 없다. 헤겔리안들과 마르크스 하수인들의 논리로 이 작품을 읽으려 한 사람들의 해석은 '가족사 소설', '역사 소설', '농민 소설', '민족 소설'등 여러 서양 이론에 대입된 것들이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토지"는 이 모든 서양 이론의 틀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의 짜임으로 씌어졌다. 나는 이 작품 해석을 위한 네 편의 논문을 썼다. "토지" 짜임의 '사상적 기둥'에 대한 탐색과, '마디 이론으로 "토지" 읽기', '집 짓기 공리로 본 "토지"'등이 그것이다. 앞에서 잠시 언급한 최유찬 교수의 "토지"를 읽는다"는 저술은 한국 비평사상 처음으로 한 작품에 관한 저술 평론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동서 고금의 이론을 두루 적용하되 한국인의 전통적인 사상을 "토지"에 적용함으로써 종래까지 있어 온 서양 이론 적용이라는 악습에 일침을 가한 것이었다. "토지"의 문학적 성과에 관한 평가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 단계에 놓여 있는 형편이다. "토지"는 우리 한민족이 바르게 사는 길에 대한 치열한 질문이며 동시에 세계 지성사를 향해 던지는 또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을 필경 이제부터 우리는 반복해서 해야 할 것이다. "토지"는 세 개의 질문이면서 대답이기도 한 공리를 철학적 기반으로 하여 짜여진 소설이다. 지방 양반 지주였던 최치수 일가와 그들을 둘러 싼 7백여 인물들의 다양하고도 끈질긴 생애를 그려나가면서 작가 박경리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질문과 대답을 치열하고도 진지한 음색으로 펼쳐 놓고 있다. 이 내용은 내가 쓴 '토지론' 첫 번째의 글을 요약하는 것이다. 그 첫째 질문은 '운명에 대한 질문' 공리이다. 악한 세력과 착한 세력을 함께 존재케 하는 운명은 과연 피할 수 없는 어떤 것인가?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저처럼 참혹한 열등감을 무기로 해서 남의 나라 백성들을 향해 함부로 짓이기는 폭력을 휘두르는 부도덕성의 근원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조선 민족은 과연 저들에게 먹혀 착취당하고 갖은 수모를 당해야 할 도덕적 부채라도 짊이 졌다는 것인가? 이 질문은 "토지"전편에서 반복 제기되는 물음이다. "토지"의 대표적인 악당 조준구와 김두수 등의 악랄한 행적들을 통해서 작가는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선험적인 죄의식을 냉철하게 그려 놓았다. 다음 질문은 '존엄성 공리'로 요약되는 질문이며 작가 대답이다. 존재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그가 존재할 분명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이 존재를 억압하거나 무시, 폭력에 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뿐만 아니라 남의 존재 값을 훼손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존엄성을 담보로 한다는 사실을 작가는 보여 준다. 악당들의 극악한 행위가 남의 존엄성을 함부로 해침을 이야기하면서 작가는 그들의 부끄러운 야수성을 철저하게 파헤친다. 남의 존엄성을 해치는 자는 자신의 존엄성 자체도 아주 없는 자이다. 이것이 이 공리의 핵심이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한국 침탈은 그들 국가의 격조를 완전하게 잃었다는 증거임을 이 작품은 명징하게 내보이고 있다. 세 번째 고리는 '사랑이 곧 창조'라는 공리이다. 우리가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절대자는 '사랑' 그 자체이다. 사랑이 없이는 어떤 창조도 없다는 것이 이 작가가 믿는 철학이다. 누구도 사랑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런 것도 만들거나 창조하지 못한다. 작중 인물 임명희의 독백을 통해 내보이는 이 철학은 "토지"를 읽는 가장 중요한 서사적 힘줄이다. 사랑이 눈길을 지닌 자만이 세계를 아름답게 읽을 수 있고 남의 존엄성을 지켜 줄 줄 알며 뭔가 바른 것을 창조한다. 거대한 하나의 질문을 앞세운 다음 작가는 두 개의 중대한 답변을 찾아내어 보여 준다. "토지"는 이제 무수한 세계인들에게 읽히는 중대한 성서처럼 될 것이다. 극적인 말씀 끊기와 생동하는 이야기 마디 만들기, 겹치는 '시간의 얼굴'을 내보이는 절묘한 묘사법을 쓰고 있다. '시간의 얼굴'이라는 용어는 내가 여기서 처음 사용하는 말이다. 우리는 매일 무수한 얼굴들을 만나다. 우리의 삶 속에는 서로 만나는 얼굴들만 있고 사실 시간이란 없다고 나는 본다.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은 대체로 앞에 만난 사람들과 겹치거나 이어진 얼굴들이다. 무수한 의미망을 가진 채 만나는 사람들의 의미를 이야기한 것 그것이 거대한 "토지"를 구성한 구조이고 작가가 그려 낸 우리들 삶이었다고 나는 읽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