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사
2/8 밤 : 영양죽
'반 자발적'으로 먹었습니다. 처음에 자발적으로 조금 먹다 말기에 제가 맨손으로 떠먹여주었더니 끝까지 다 먹었습니다.
2/9 아침 : 영양죽
전날 밤과 마찬가지로 '반 자발적'으로 먹었습니다. 손으로 떠주니 약간 머뭇거리면서 느릿느릿 먹었지만 다 비우긴 했습니다.
점심 : 호박죽, 오메가 덤, 뉴케어
호박죽은 반자발적, 오메가 덤은 자발적입니다.
영양제는 남 약사님께 문의 드린 후 뉴케어와 섞어 먹였습니다. 은동이가 음료는 잘 먹지 않는데 가능하면 강제급여하는 일을 약과 물 말고는 줄이고 싶어서 같이 먹인 이유도 있고, 약 맛이 들척지근하기 때문에 달달한 뉴케어와 섞어줄 때 훨씬 수월하게 넘겨서입니다.
저녁 : 구운 소고기 + 찐 고구마 + 밤을 뭉쳐 만든 경단
자발적입니다. 심지어 다 먹은 다음 빈 그릇을 자꾸 핥고 있어서, 한 숟가락 정도 더 줬습니다.
* 현재 은동이는 발병 전만큼 식욕이 강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먹을 것에 관심이 줄어든 것도 아닙니다. 제가 밥그릇을 들고 가면 흥미를 보이고, 음식에 따라서 몇 입 먹고 마는 경우도 있지만 손으로 떠먹여주면 느릿느릿하게나마 다 먹어요. 자발적으로 먹는 음식은 오메가 덤과 구운 소고기를 갈아 고구마와 밤에 버무린 것인데, 이 두 가지는 예전과 똑같이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심지어 더 먹고 싶다는 표현도 합니다.
미음, 고깃국물 등 건더기가 없는 음식은 은동이가 맛만 보고 먹지를 않아서 초반에는 골고루 먹이고 싶은 욕심에 강제급여를 하기도 했지만, 이제 약 이외에는 강제급여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발적, 또는 반자발적으로 먹는 음식들이 꽤 있고, 아무래도 주사기로 억지로 먹이는 게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서요. 강제급여보다는 스스로 먹는 쪽이 소화에도 더 도움이 되겠지요. 그리고 음식의 종류를 줄이고 자발적으로 먹는 음식에 몇 가지 야채를 더 섞어먹이려고 합니다. 하니병원에서 준 약은 오늘 저녁에 마지막 약까지 다 먹였습니다.
(2) 배변
소변 정상적, 설사 구토 없음, 대변 아직.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사흘째 변을 못 보고 있습니다. 원래 이틀 정도는 대변을 안 보고 있다가 한 번에 큰 변을 봐서 어제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오늘은 좀 걱정입니다. 먹은 게 꽤 되는데, 게다가 배도 딴딴하고요. (으윽, 지금 은동이가 제 다리 위에 앉아 있다가 방귀를 꼈어요. 웬 청국장 냄새가... ㅡㅡ;;;) 뚱아저씨께 하니에 여쭤봐달라고 말씀은 드렸는데, 내일까지만 지켜보고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컨디션
좋습니다. 낮에 제가 작업하는 동안, 안정하고 있으라고 피아노 연주곡을 틀어줬더니 자장가 삼아서 계속 자더라구요. 저녁에 제가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은동이 경단도 만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니까 자기도 계속 빨빨거리고 왔다 갔다 합니다. 현관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참견하고, 제가 밥을 먹고 있으면 자기도 달라고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척 안겨 있고 싶어 해요. 제가 안아주려고 앞발을 잡고 "하나, 둘, 셋!"하면 셋에서 자기도 같이 점프를 하면서 냉큼 올라옵니다. ^^
*
홍역 발병 후 쉽게 낙관하거나 빨리 비관하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은동이에 대해서도, 피피에 대해서도, 낙관과 비관을 오락가락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은동이도 재검사를 하기 전엔 안심할 수 없으니 일희일비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지금으로선 희망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에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병원에 있는 포근이 햇살이가 많이 걱정됩니다. 면회도 갈 수 없는 포근이 햇살이지만 팅커벨의 긍정적인 기운과 강인한 에너지가 전해져 두 아이도 빨리 회복될 거라 생각합니다. 종교나 무신론을 떠나 우리의 간절한 기도와 바람이 닿을 거라고 믿습니다.
2월 9일 은동이


첫댓글 좋아지고 있으니,다행입니다.
힘내세요~
네, 다행이에요. 은동이랑 같이 힘낼게요.
은동이가 컨디션이 좋으니 너무 좋네요,,
염체없고 자격없지만 혹여 오늘햇살이와 포근이 상황은 어떤지 넘 궁금하고 걱정되네요,,,
네 저도 포근이와 햇살이 소식이 궁금해요 포근이가 오늘 식사을 조금이라도 했는지 100번의 주문으로 어제 조금 먹은 이야기 눈물의 감동이었는데 포근이 오늘도 먹었나요?
포근이 햇살이도 안심할 만한 소식이 들려와서 다행이에요.
은동이 소식을 자세하게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로서는 은동이가 컨디션도 여러가지 예후가 좋아서 꼭 완쾌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극한 사랑의 힘으로 은동이의 회복을 기다립니다.
피피님 감사드려요 ^^
네, 저도 이제는 그런 기대감이 드네요. 그래도 계속 주의를 놓지 않으려구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어제 오늘은 상당히 좋았어요. 은동이 내일도, 모레도, 조금씩 더 나아질 거라고 믿어요. 우리 피피마우스는 쭉 건강할 거라고 믿고요. ^^
은동이가 피피님 품에서 안정을 찾고 힘을 내고 있는 모습에 안심하게 됩니다...
햇님이와 포근이도 포근님 품으로 갈 수 있게 지금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 아이들이 무사히 고비를 이겨내도록 간절히 바라고 기도하겠습니다...
피피님도 힘내세요...
치즈님의 기도는 늘 힘이 돼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은동이가 점점 제컨디션을 찿아가는거같아서 안심입니다~^^
은동이 식단~정말완벽하네요~피피님께 감사드립니다~^^ 피피님도 잘챙겨드세요~~~^^병원에서 홍역과 싸우고있는 포근햇살이도 얼른훌훈털고 일어나서~따뜻한포근맘님 품에 안겼음좋겠습니다~~
전 오늘 늦게까지 일해야 되는데... 에고, 라면이나 하나 끓여먹여야겠어요. ㅎㅎㅎ
피피님의 정성과 사랑에 은동이도 점점 건강해지고 있나봐요~ 세심하고 꼼꼼한 보살핌 정말 존경스러워요 ㅜ ㅜ 예습하는 기분으로 피피님 글 열심히 읽고 되새기고 있어요^^
예습 하는 마음으로 읽고 계신다는 말씀 고맙고 든든 합니다
어떤 말로도 포근님께 감사한 맘을 표현할 길이 없네요
포근님, 분명히 잘하실 거예요. 저도 홍역 이후 매일 글 남기는 이유가 은동이 소식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혹시 제가 하고 있는 일 중에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 하는 염려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에요. 저도 처음 겪는 일이라 서툴고 시행착오도 있지만 포근님께 작게나마 참고가 되면 정말 기쁘겠어요.
은동이에게서 희망이란 단어를 떠올려 봅니다
우리 햇살이 포근이 안부가 걱정입니다
홍역은 식욕이 없다는데 포근이가 잘 먹지 않아 걱정입니다
저희들이 오기만을 기다릴텐데...
버려졌다고 생각하진 않을지요 ㅠㅠ
다행히 햇살이 포근이도 한 고비 넘긴 듯해요. 세 아이 모두 건강해질 거예요.
은동아...이제 홍역 그까이꺼 멀리 날려 버리자~~^^피피님 정성 정말 대단하세요~~^^
발바닥 같은 데 균이 달라붙어 있대서, 매일 은동이 발바닥 닦아주면서 혼자 중얼중얼거립니다. '나쁜 홍역균들, 훠이훠이, 우리 은동이한테서 빨리 떨어져, 다 나와버려, 이 넘들아, 어쩌고저쩌고....' ㅎㅎㅎ
피피님 세심한 정성으로 은동이는 하루하루 회복 되는것이 느껴 집니다
포근이 햇살이도 포근님께로 가서
맛있고 영양 많은 음식 먹고, 예전의 멱살잡이 세레모니를 다시 보여 주기를 고대 합니다
길고도 긴 기다림의 시간 입니다 오메가덤, 오늘도 포근이 햇살이 에게 줄수있는 방법은...?
피피님 감사 해요
포근이가 먹기 시작했다니 한시름 놓았어요. 포근이, 햇살이 곧 포근님 댁에 가서 따뜻한 케어 받으면서 회복할 겁니다. ^^
바쁘신 와중에도 매일 글올려주시는 피피님... 병간호도 힘들고 지치실텐데 궁금할까싶어 글까지 올리시느라 혹여나 몸 상하실까 걱정이예요... 지혜롭고 현명하신 피피님... 건강까지 야무지게 챙기는거 아시죠~~??
늘 제 걱정까지 해주시고 감사드려요. 퐁당퐁당님께 빨리 좋은 소식 들려드리고 싶어요. 꼭 그렇게 될 거예요.
피피님 감사합니다^^
행강대부님이 댓글을 남겨주시고, 이런 영광이~~ ㅎㅎㅎ
피피님 항상 고생많으세요
빼꼼한 은동이 참 귀여워요ㅎㅎ 얼렁 낳길 기도해요^^
얼른 나아서 귀여운 모습 더 많이 보여드릴게요.
정말 임보해주시는 분들의 정성을 생각하면 무어라 감사드려야 할지 ㅜㅡㅜ 저는 은동이와 피피님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할게요! 은동이도 어여 건강해지고ㅡ피피님께서도 몸 상하지 않으시고 하시는 모든 일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요♥
제제님, 좋은 말씀 감사해요. 제제님 덕분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거 같네요. ^^
객관적으로 은동이의 하루를 정리해주시니 좋으네요 ^^
은동이가 이런 보살핌이 좋다고 빨리 안나으려고하진 않겟죠?
ㅎㅎㅎㅎ
설마요. ㅎㅎㅎ 은동인 지금 산책 가고 싶어 근질근질한 거 같아요.
은동이도 피피님의 따뜻한 사랑 잘 알거예요...
홀로 버러졌을때의 아픈 기억도 다 잊을만큼 사랑을 많이 받으니 홍역 그까이껏...금방 물리치고 건강해질거라 믿어요.
피피님...건강 챙기시고 항상 고맙습니다.
정말 제 바람이 그거예요. 사랑 받으면서 아픈 기억 다 치유되는 거, 홍역 물리치고 건강해지는 거. 그렇게만 되면 입양 갈 때까지 제가 떠받치고 살 거예요. ^^
피피님, 은동이소식 오늘도 감사합니다.
은동이 꼭 좋아질거에요,이렇게 사랑과 정성으로 돌봐주시는데 꼭 나아질거에요.
니키타님, 오늘도 따뜻한 댓글 감사해요. 아무렴요, 은동이 꼭 다 나을 거예요.
은동아 임보엄마덕에 니가 살았구나~~~
지 스스로 일어난 거죠. ^^ 기특한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