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6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의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 해왔습니다.
그리고 가슴속에 울분을 안고 정부의 약사법 개정의 의지를 믿고 기대하며 오늘까지 기다려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우리와의 약속을 또 한번 저 버리고 말아 우리는 자퇴서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다시 한번 투쟁에 임하려고 합니다
우리 의대생들은 그 동안 학교와 집을 오가며 차가운 해부학실습실과 어두운 정독실안에서 밤을 세워가며 미래의 의사상을 세우며 지켜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의약분업 투쟁을 통하여 우리는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일부 의사들의 그 동안 있어온 잘못된 의료관행에 대하여 반성하게 되었고, 이를 야기 시킨 현재의 잘못된 의료 제도에 대하여 분노하게 되었으며, 의료 보험이 아닌 의료보조밖에 되지 않는 우리 나라의 의료보험 제도와 의료 곳곳에 박혀 있는 허울 좋은 제도들에 실소를 금할 수 없었고,우리의 행동이 미래의 의사로서 양심을 저버리는 것은 아니냐는 시민들의 따거운 질책도 들어야 했으며, 수련의 선배들의 고된 생활과 그들의 괴로움을 더욱 상세히 알게 되었고, 지금도 이 땅에 존재하는 임의 조제와 약물 남용 또 그로 인한 많은 부작용들로 인해 쓰러져 가는 많은 환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의사가 된 후 양심에 따라 행할 교과서적인 진료조차 부당 진료로 사회적인 지탄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이 우리에게 곧 닥쳐올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식의 분유 값이라도 벌기 위해서는 양심의 일부를 떼어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갈등을 떠 안게 되었으며, 현재의 의약 분업제도 하에서는 의사는 사람의 신체를 대상으로 한 의료 기술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사실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우리와 전국 의대생들은 이러한 의료계의 현실을 개선 하고자, 무리한 의약분업을 강행하려는 정부의 의도에 의아심을 가지며 충분한 보안을 요구 해 왔고, 그 충분한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정부는 이에 대하여 경제적인 잣대로 국민의 건강을 재단하는가 하면, 금전적인 유혹으로 전국의 의사들과 학생들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자신의 부를 지키려는 이기적이고 몰상식한 집단으로 만들어 가고 있으며, 학생들의 정당한 요구조차도 세상물정에 물든 시정 잡배의 불만 정도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충북대학교 의과대학생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폭력적인 대응에 분노하고, 현 의약분업 안의 합리적인 보안과 양심적이며 교과서 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뼈를 깎는 반성과 장기적인 대책의 마련을 요구하며,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 땅에서는 더 이상 의사로서의 양심을 지키며 배운 대로 진료 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하며 피눈물을 흘리며 자퇴를 결의하고 우리의 투쟁의 시작을 선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