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자화상

[누런학 시인]

60 자화상 /수필/임문석


반세기를 소모해서 오염되어 희끗희끗한
머리털 속 두뇌 기름 짜듯 궁리를 짜낸다.
살아온 과거 소화되고 남은 기억 속에는
지난날 홍수로 강물 넘쳐 쓸린 자욱도
다급해 숨가파 넘던 험 준령도 있단다.
일부러 백사장에 모래성을 쌓아 본적도
파란 하늘에 꿈을 펼쳐 본 적도 있다네.
아득한 수평선 바다 위 쉼 없이 속살거린
파도로 좁은 가슴 수련해 역량을 넓혀서
세월을 퍼 담아 찰랑찰랑 넘실거린다.


문명을 이끄는 과학의 신비감에 이끌려
아집으로 붙들고 최첨단에 겁없이 끼이네
보도 듣지도 못한 신비한 것을 쥐어뜯으며
방석에 대좌하고 졸라 대는 어린아이 되어
떡잎도 없는 새싹이 첨단 지식 넘겨보고
굳게 닫힌 문을 악착같이 열어젖힙니다


오래된 기계는 녹슬었을 거란 세상 인식이
인체도 그러리라 생각들 하겠지만
때론 개인차이도 있는데다가
요즘은 건강 수명도 많이 길어졌다
치매에 걸리지 않는 한 오히려 살아온 경험이
판단을 옳게 하고 더 정확할 수도 있다.


지금도 생계를 위해 일상의 열쇠와 공조하고
개인 인격을 대신해 주는 인장을 이용하려
최첨단 레이저 조각기를 조수로 채용했다
게다가 무모하게 삽화전문가 인양 흉내 내
짧은 지식으로 컴퓨터도안 얼렁뚱땅 광고한다네.


갈수록 육체엔 세월의 이끼가 자라고
두뇌도 인고의 녹이 스는 것은 당연하리라
그렇다고 넋 놓고 포기한 채 구경만 할 수 없다.
능력껏 도전만이 장수의 길이요 건강의 비법이다
거기다 첨단 문명을 신세대와 공유할 수도 있다
그래야 세월의 이끼나 인고의 녹도 더디 끼겠지
아마도 새로운 60 갑자 시작도 순조로울 것이다.
2006,3,18.

[죽송 주현중]

제 글에 소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뵙겠습니다.

[李銀河水]

경험만한 스승이 없고, 경륜만한 지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산문이라지만 시인이시라 그런지 운율과 연의 나뉨이 남다릅니다. 잘 읽었습니다.

[고영예]

능력껏 도전만이 장수의 길이요 건강의 비법이다/새겨 들어야 겠습니다..누런학 시인님 감사합니다.

[누런학 시인]

60을 눈앞에 두고 돌아보고 있는중에 현재를 적어 보았습니다. 찾아주신 죽송 주현중님.李銀河水님 고영예님 어설픈 글에 고운 마음 남겨주어 감사합니다.

[고영예]

아직 삶의 경험이 부족한 저에겐 인생 선배님의 말씀에 더욱 귀가 귀울여 집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