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마음
열흘전 가게에 있을때 둘째 딸이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아빠가 먹을 밥과 국을 들고 왔다.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인데 어려서부터 롤러 브레이드를 잘타서 사람이 많이 다니는 복잡한
곳도 잘 다니고 영어학원을 갈때도 좀 멀리 에 있다 하여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갔다온다.
롤러 브레이드를 타면 제대로 서지도 못하는 나에게는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정연아,이런 밤에 롤러브레이드를 타면 위험할텐데 다치지 않게 조심해라."
"아빠는!,걱정하지 마세요.--- 아빠, 평균90점 넘으면 핸드폰 사준다고 하였는데
이번에는 약속 꼭 지켜요."
요즈음에는 저학년 아이들도 모두 핸드폰을 가지고 있기에 핸드폰 사주는것이
어려운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중학생이 되면 사주겠다고 약속을 하였고 초등학생이
핸드폰이 왜 필요할까 하는 생각에 미루고 있었다.
누군가 얘기하기를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무리
에서 대화꺼리가 줄어들어 소외 될수도 있기에 사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특별히 학원에 다니지 않았고 직장에 다니고 가게를 운영한다고 엄마 아빠가 신경을
쓰지 못한터라 평균90을 넘기기가 쉽지 않겠지만 근사치에 가깝게 올랐는데 이번
중간고사에는 시험을 잘보아 미리 채점한 결과 92점이 될것이라는 아이 엄마의
이야기를 미리 들을수 있었다.
"엄마와 상의해서 핸드폰 사줄께. 정연아, 아빠에게 밥 가져다 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언니가 아픈데 잘 해주어야 한다. 조심해서 집에 가고 집에 도착하면 아빠에게
전화 해라."
" 아빠,핸드폰~~~"
밝게 웃으며 가게 문을 나서는 둘째 딸을 보면서 같이 웃어 주었다.
가지고 온 국과 밥을 펼쳐놓고 눈물이 핑도는것을 막을수 없었다.
이제 며칠 있으면 10여년간 운영하였던 가게를 접으려고 한다. 일을 하다보면
잘 될때도 있고 실패 할때도 있지만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겹쳐져 정들여 하던일을
못하게 된다는것은 슬픈일이 아닐수없다.
나에게 하는일이 있어 기본적인 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이 일을 주도적으로 한
아내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듯하다.
하던 생업을 놓아야 할 만큼 1년여 동안 크고 많은 일이 있었다.
경기가 좋지 않고 무슨 일이든 어느 시점에서는 불가피하게 그만 두어야할 것이지만 무엇을
시작하면 끝까지 하는 성격인지라 쉽게 놓지 못하고 있었는데 모든것을 포기하고 놓을수밖에
없게 되었다.
조금의 시간 여유가 없어서 글을 쓰지 못하는 나에게 글을 쓸 여유를 주려고 그러한가보다.
지금 미명의 새벽,이제 가게를 정리하고 2년여 동안 놓았던 글을 쓴다.
몇년 동안 쓴 글을 모아 놓았던 블러그에 들어가 다시 읽어 보았다.
그 당시에는 나름대로 잘 썼다고도 생각 하였는데 다시 읽어보니 너무도 허술하고
삭제하거나 첨가하거나 수정해야 할 내용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다.
유한한 인생을 살아 가면서 무의미한 일이고,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왕처럼
산꼭대기로 바위를 올리고 있는 과정일수 있다.
바위가 다시 굴러 떨어질 것이고 언젠가는 바위를 조금도 움직일수 없을만큼 힘이 없을때도
있을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 처럼 허무감이 지배하더라도 그 가운데에서 소망을 창조하고
무언가의 돌파구를 찾기위해 몸부림칠것이다.
무언가 일어섰다고 생각할때 다시 넘어질것을 조심 하여야 하고 평생 배우고 깨달으며
모든일에 겸손 하여야겠다.
마음을 모두어 기도한다.
큰 딸이 아프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지 못해서인지 방황을 하며 아파했다.
1년여 동안 너무도 많은 일을 겪었다.
사춘기 이어서 겪어야 할 일이라 하더라도 정도가 너무 심하여 온 가족이 같이 아파하고
힘들어 해야했다.
그 과정에서 알고 느낀것이 딸이 세상의 어느것 보다도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이다.
딸이 말을 잘 못하면 대신 말해주고 잘겆지 못하면 엎어서 데려다 주며 부족하면 그것을
채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한다.
누군가가 비난을 하고 조롱을 하며 심지어 저주를 한다고 하여도 자식이 아무런 해를
당하지 않기를 바라며 모든 화살을 맞는것이 부모이다.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대입하는것은 부적절 할수도 있지만 그 맥락
은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언젠가 나의 글을 큰딸이 읽을때 누군가와 비교하여 잘하고 잘못했다는 판단과 스스로의
위치가 보잘것 없다는 자괴감을 들기보다 부족하고 연약하여도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나를 위해 희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새로운 자존감과 힘을 회복하고 새롭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경기가 회복된다고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아직도 크다.
한 개인과 가정과 국가와 세계의 어느곳을 보더라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어가고 있고 잘할수 있다는 소망과 용기가 가득한 나날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암기하고 있는 롱펠로우의 인생찬가의 구절을 다시 옮겨본다.
<~~나의 가는길 혹은 가야할길은 향락도 아니고 슬픔도 아니며 내일의 하루하루가
오늘보다 낫도록 행동하는 그것이 인생이니라~~~>
첫댓글 나래님 반갑습니다 그동안 매우 궁굼했읍니다 아픈 큰딸아이를 위해 기도할께요..........
글 올린지 한달이 더 지났습니다.
기도 덕인지 언제 그랬냐는듯이 변하여 잘하고 있습니다.
모든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나래님... 반가운 마음에 열어 보았는데.. 그러시군요... 어제는 마태복음에 풍랑을 두려워하던 제자들을 향해 두려워 말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을 한참 묵상 해 봤습니다... 그렇지요...세상 풍파에 두렵고 걱정이 되지만 여태까지도 나와 함께 해 주셨고 앞으로도 함께 하시리라는 약속을 하시며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뛰어 넘으시는 그 분의 역사하심을 바라보며 승리하기를 원합니다.... 강건 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쓰시기 위해 여러 풍랑으로 훈련 시키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가정과 교회에서 맡겨진 일을 충실히 감당하고
주님께 영광이 되는 삶을 이루기 원합니다.
변함없는 모습이 아릅답습니다.
오랜만이네여~ ㅎㅎ행복하세여^^
그래요.오랫만이네여. 옛적에 이런 복음성가가 있었는데
~~모두 만나 보겠네.천국에 가면 보겠네. 그 얼마나 즐거운 만남일까?.~~
지금은 이런 공간에서만나지만 천국에 가면 만나뵙고
저분이 <주님을찬양합니... >님이구나 알게 되겠지요.
,평안을 빕니다.
나래님 반갑습니다. 어렴풋이 옛날 글이 생각이 나는 군요. 저도 참으로 올랜만에 왔는데. 오늘이 축복이지요.
이곳에서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면서 서로 배우고 위로했던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아드님이 대학에 들어갔던가 하였었는데~~~,
기쁨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