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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01회 :: 고독한 가족 】방송일: 2005.04.21.
극본 최 수 영, 박 해 영
씬1/ 대문 앞 (D)
영옥 영숙 혜옥 있고,
점을 볼 줄 아는 듯한 노파1과,
노파1을 데리고 온 듯한 노파2와 함께
다 같이 목욕탕 의자에 쪼그려 앉아있다.
영옥 영숙 혜옥은 점쟁이가 뭐라고 하나
초롱초롱 기대하고 집중하고 있는데.
노파1, 손가락을 짚으며 따져보다가
담너머 집안을 기웃거려 보고...
영옥 우리 손녀가 올해 서른 둘인데...
노파1 (OL) 이 봄기운이 집안엘 못 들어가네. 쯧쯧쯧...
할셋 (뭔 소린가 싶고)
노파1 (거실 쪽 보며) 여긴 이렇게 따뜻한데, 저 안은 써늘~하니.
영옥 (노파2 보며) 뭐래는 거야?
노파2 (노파1에게) 무슨 소리야, 좀 알아듣게 설명해봐.
노파1 고독살이 도대체 몇 개야. 여섯이네 여섯. 짝 없는 외기러기가 여섯이야.
할셋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겠고)
노파1 늙은 암기러기가... 에으, 셋.
할셋 (큼...)
노파1 홀아비 냄새 풍기는 게... 둘. 아우, 징하게 고독하네, 징하게 고독해.
노파2 (낮게 영옥에게) 내가 말했지. 그냥 척척 맞춘다고.
영옥 저기... 우리 손녀가 하나 있는데...
노파1 고독살이 집안 기운을 꽉 막고 있는데, 손녀가 제대로 될 리가 있나. 운을 좀 틔어줘야지.
영옥 어떻게...?
노파1 식구 중에 누구 하나라도 짝 지워줘서 집안에 고독살 좀 끊어주라고. 그래야 손녀가 숨통 좀 트여. (미래를
보듯, 눈을 감고) 음... (눈 뜨고) 그러면 좋은 남자 만나서 새끼 잘 낳고,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고독살도 끝나겠네.
음... 끝나.
영옥 영숙 혜옥의 표정에서.
<타이틀 - 고독한 가족>
씬2/ 거실 (D)
영옥 영숙 혜옥, 들어오는데.
우현 (영옥의 심각한 분위기에) 왜 그러세요?
영옥, 대답 없이 한숨 쉬며 방으로 들어가고,
영숙, 같은 포즈로 따라 들어간다.
혜옥만 약간 발그레 미소 띄며 들어가고.
우현, 갸웃하며 도로 주방으로 간다.
씬3/ 할머니방 (D)
영옥, 고민에 쌓인 듯한 표정이고,
영숙, 돌아앉아 걸레질 하는데,
혜옥 (눈치보다가 슬쩍) 뭘 걱정해. (쑥쓰러운) 하나만 짝 지어 보내면... 미자도 잘 된다는데... 그냥... 짝
지어주면... 되는 거지.
영옥 (영숙에게)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영숙 (한숨) 그래야 미자가 잘 된다는데... 그래야죠.
영옥 (짠하게 혜옥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혜옥 (괜히 부끄러운 듯 몸 베베 꼬는)
씬4/ 주방 (D)
우현 (혹하는) 그래서요?
우현, 쌀 씻다가 영숙을 보고,
영숙, 수퍼마켓 비닐봉지 몇 개를
착착 접어서 묶으며
영숙 생각해보니까 그게 맞지 싶어. 미자 그게 얼굴이 빠지나, 직업이 빠지나, 그런데도 여적까지 혼자인 걸 보면...
뭐가 있어도 있는 거였지.
우현 (괜히 부끄러운) 그래서... 어떻게 하신대요?
영숙 뭘 어떻게? 얼른 하날 보내야지. (의미있게 보며) 그런 줄 알고 있어.
우현 (쑥쓰러우면서도 땡기는 미소) 네...
영숙, 비닐봉지를 서랍에 넣고 나가면,
우현, 쑥쓰러우면서 들뜬 기분이다.
씬5/ 부동산 사무실1 (D/ENG)
중개사1, 동직과 정민에게
지도 (구 단위쯤?)를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는
중개사1 요기 패밀리, 리뷰가 로얄 단지구요. 요쪽 엠 스페이스도 위치는 좋은 편이에요.
동직 (지도 이리저리 유심히 재며) 그럼... 남동쪽이...?
중개사1 네?
동직 아.. 제가 살던 데서 남동 방향으로 옮겨야 좋다 그래서요...
중개사1 그래요? (하며 다시 지도 보려는데)
정민 됐어요.. 신경 쓰지 마시구요. 패밀리나 리뷰 구조 좀 볼 수 있을까요?
중개사1 네.. (하곤 도면 찾으러 일어나면)
동직 차.. (궁시렁) 집터가 얼마나 중요한데... (하다가 정민에게) 이사 전문가하면 또 나 아니냐? 알잖아? 내가
얼마나 이사 많이 했는지...
정민 그게 자발적인 이사였냐? 돈 없어서 쫓겨다닌 거였지.
동직 씨.. (눈 부라리며 누가 듣겠다는 표정) 나 이제 얼굴 알려졌다~ 말조심좀 해라~
씬6/ 아파트1 (D/ENG)
중개사1의 안내를 받아 동직, 정민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들어오고
정민은 대충 둘러보고 전망보는
정민 좋네요~
중개 전망도 좋고 주변 환경도 제일 쾌적한 편이에요.
동직 (뒤에서 투덜댄다) .. 이쪽 방향이 아니라니까..
그냥 딱 보면 여긴 아니다.. 바로 나오잖아? 쯧!여주인, 나오고 동직을 보는데
주인 (빤히 보며 다가오는) 저기 혹시..
동직 (점잖은 미소로 바뀌며) 안녕하세요.
주인 (신기한) 아~ 맞으시네~ 저 야망의 그림자 너무 재밌게 보고 있어요~
동직 (훗.. 미소) 감사합니다. (대충 둘러보며) 집이 참 깨끗하네요.
한편 정민은 동직, 주인 뒤로 걸린다.
주방쪽 꼼꼼히 살피며
정민 관리비는 한 달에 얼마나 나오나요?
주인 뭐.. 개별난방이라 쓰기 나름이죠. (동직에게 누구냐는 표정)
동직 ... 제 일 봐주는... 변호삽니다.
주인 아 네~ ...암튼 영광이네요...
정민 (나오며) 예.. 잘 봤습니다~
동직 (점잖게) 이걸루 하지 뭐.
정민 (황당) 뭘?
동직 전망두 좋구... 깔끔하기두 하구... (하는데)
정민 (O.L) 딱 보니까 아니라며...? (나가는)
씬7/ 아파트1 앞 (D/ENG)
동직과 정민 티격태격 싸우며 걸어오는
동직 넌 내 이미지 생각은 안해주냐? 너두 좋다며?
정민 이미지는... 무슨 슈퍼에서 껌 사냐? 한집만 보구 어떻게 결정해?
동직 너만 좋다면 난 이집 좋아.
정민 그럼 너 혼자 살어! (가는)
동직 아유.. 저걸...
씬8/ 아파트2 앞 (D/ENG)
중개사1, 들어가기 전에
중개 여긴 아저씨 일이 좀 잘못되는 바람에 급매로 나온 집이에요. 살 때보다 오백만원이나 손해보고 파는 거에요.
동직 (안됐다는 듯) 쯧쯧.. 그래요..
정민 (휘둘리지 않는 표정)
<화면전환>
동직과 정민 또 티격태격하면서 나오고
동직 대충 보다가 마음에 들면 사구, 안들면 그냥 나오면 되지, 뭘 그렇게 오래 있어~?
정민 야 급매로 나온 집인데 만에 하나 무슨 하자라두 있으면 어쩔건데? 제발 그 입 좀 닥쳐라! (전화한다) 지영아!
나 지금 집 보러 다니구 있는데... 도저히 시간이 없네... (사이) 응.. 그래줄래? 동직이 이 자식한텐 불안해서 못
맡기겠구... (사이) 응. 응. 그렇지 그렇지! 역시 김지영이다. 그리구.. (조그맣게) 동직이 살던 데서 남동
방향인데루... (다시 크게) 그래! 내가 한턱 낼게! 응. 고마워
씬9/ 방송국 연습실 (D)
현우, 미자, 영진, 승태, 원준 있다.
현우, 다이어리 뒤적이며
현우 (영진에게) 다음주 언제 스케줄이 안된다 그러셨죠?
영진 목요일이요! (하며 다이어리 같이 보는데, 단체사진인 듯한 사진 발견한다) 어?
이거 우리 성우들 야유회 갔을 때 찍은 사진 아냐? 송추에서
미자, 솔깃하는데 현우 약간 당황한다
현우 (사진 다시 뺏으며) 아~ 이거 그때 성우실에서 얻은거에요...
성우들 (굳이 왜 얻었나? 라는 표정으로 빤히 보면)
미자 (사진 보며) 어? 나두 갔던 야유회네?
현우 (이리저리 눈치 보다) ..그게.. 우리 팀 성우들이 다~ 나왔길래.. 일종의
팀?인거죠!
원준 난.. 그때 애 아퍼서 못 갔는데...
승태 나두... 동균이랑 녹음 때문에 못 갔잖아!
현우 당황하는데. ‘녹음 준비하자!’며
나가는 성우들
영진 (OFF) 얌마! 우리팀 대표인 내가 있으면 다 있는거지! 굳이 니네 다 있을
필요 있냐?
현우 (표정 밝아지며) 그..렇죠! (하곤 후다닥 사진 다이어리에 넣는다)
미자, 나가려다 다시 현우 옆에 앉곤
미자 (의심스럽다는 듯 흘기며) 혹시... 나 있어서 그 사진 갖구 있는 거...
아니에요?
현우 (당황) 네? (하다가) ... 맞아요 (머쓱하게 미소)
미자 (싫진 않다) 치... 얼굴두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걸 뭐하러 갖구 있어요?
현우 (시침 뚝) 그럼 독사진 주세요!
미자 (당황) 네? 사진..요?
현우 갖구 다니기두 편하게.... (어색)
미자 (쑥쓰럽긴 하지만) ...그럼 현우씨 사진도 주세요...
씬/ 집 외경 (N)
씬10/ 미자방 (N)
미자, 앨범 다 꺼내서 어질러놓고는
사진 고르고 있다.
INS/ 표정 웃기게 나온 사진들
미자 아씨... 왜 다 이모양이야..
INS/ 다른 남자 팔짱을 끼고 찍은 사진
비교적 예쁘게 나왔다.
(남자는 팔과 어깨정도만 보인다)
미자 이게 제일 낫긴 난데... 요기만 요렇게 오리까..? (하다 도리도리) 아우 그래도 어떻게 딴 남자랑 찍은
사진을 줘~
미자, 이 사진 저 사진 비교해보는
씬11/ 거실 (N)
영옥, 진지하게 전화통화하고 있는데,
우현은 주방에서 전을 내오고,
혜옥은 화장실 쪽에서 나온다.
영옥 인물은 무슨, 사람이 우선이지. 얼굴 파먹고 사나.
우/혜 (표정)
영옥 그래요 한 번 알아봐줘요. 내 잘되면 크게 한턱 쏘께. 예, 들어가요. (끊는데)
우현 드세요. 묵은 김치 넣고 메밀전 좀 했어요.
영옥 메밀전 좋지... (왠지 가라앉은 분위긴데)
혜옥 (슬쩍) 언니, 난 그렇다. 아무리 늙었어도 얼굴은 봐야 하지 않나...
우현 (살짝 눈 흘겨 뜨며) 늙긴 누가 늙었다고...
혜옥 (슬쩍) 솔직히 아직 젊지 뭐. 그니까 더 신중하게 골라야하는 거 아닌가... 인물도 좀 보고...
우현 (슬쩍) 그죠. 그리고 2세를 위해서도 인물이 좀 되야.
혜옥 (펄쩍) 망측하게 2세는 무슨. (민망해 죽는)
우현 (약하게 눈 부라리며) 왜요...?
혜옥 (민망해 어쩔 줄 모르는) 됐어! 2세는 무슨!
우현 (더욱 눈 부라리며, 낮게) 왜요~~?
그런 둘을 무거운 맘으로 보는 영옥.
씬12/ 주방 (N)
우현, 룰루랄라 신나서 콧노래 부르며 설거지 하는데,
혜옥, 들어와 물 따라마시다가도 킥킥 웃으며 좋아하는.
우현, 돌아보며 혜옥과 눈이 잠깐 마주치는데,
서로의 미소 띄던 표정이 서로에게 들키고.
그러자 약간 미묘해지는 웃음.
혜옥 (E) 어머, 왠일이야. 자긴 줄 아나봐.
우현 (E) 참. 이모님은 아녜요.
오묘한 기류의 두 사람.
씬13/ 부록방 (N)
부록, 자려고 겉옷 벗는데,
우현, 자리 펴면서 싱글거리며 신났다.
부록 그래서?
우현 그래서 누구든 한명 짝져서 보내면 미자 운이 풀린대서 사돈어른이 여기저기 중매 부탁하는데요,
부록 (표정)
우현 (키득) 막내 이모님이요, 자기 보내는 줄 아시는 거 있죠.
부록 (표정)
우현 막내 이모님도... 참 재밌어.
부록 그럼 자넨...? (보는데)
우현 (강하게) 그럼요. 당연히 저죠.
부록 김칫국을 사발째 들이키고 있구먼. (눕는)
우현 (머리맡에 앉아) 저 말고 그럼 누가 있어요? 누구요?
부록 가 불 꺼.
우현, 불 끄고 꽁알대며 눕는데
부록 (낮게) 그래서 우리 미자만 잘 된다면야... (뿌듯한 미소)
씬14/ 원룸 거실 (N)
지영, 화가 잔뜩 나서 쿵쾅거리며 들어오고
동직, 따라들어온다.
윤아, 놀라는
윤아 왜 그래?
지영 차!! 나보고 매니저랜다!
윤아 누가.
지영 저 인간이~
동직 인간?? 차! 도대체가 예쁘게 가만히 좀 있어야 여자친구라고 하지! 그렇게 들쑤셔보고 다니는데 내가 안쪽팔리냐?
지영 그렇게 쪽팔리면 매니저를 부르지 왜 날 불러~
동직 내가 불렀냐?
지영 차.. 정민오빠 부탁만 아니었으면... 벌써 때려 쳤다.
윤아 그래서. 집은 구했어?
지영 (도리도리)
윤아 이번 주에 집 빼줘야 된다면서 아직도 못구하면 어떡해? 길에 나 앉어?
동직 내말이~ 근데 얘(지영) 땜에 오늘 왠종일 허탕만 쳤잖아~
지영 씨... 관둬! 나 안해!
정민 (급하게 들어오며) 야, 그만해! 넌 일부러 시간 내서 보러다닌 애한테.. (지영 다독이며) 미안해내가 괜히
불러서 시간만 뺏고.. 인제 그냥 니가 결정해주는 데루 계약 할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부탁해 응?
지영 (누그러지는)
정민 난 도저히 시간이 안되구, 쟤는 이상하잖아~ 응?
지영 알았어..
동직 씨... 그럼 난 안가! (지영에게) 너 혼자 봐!
정민 야!!
동직 (깜짝)
정민 그럼 너 혼자 살어!
동직 (순종적인 표정) 같이 보러 다닐게.. 그래야지..
씬15/ 미자방 (N)
미자, 바닥에 사진 쫙 펼쳐놓고,
마치 미술전 심사하듯 의자에 올라 앉아
지시봉 들고 이것 저것 짚어보고 있다.
미자 (지친 듯) 막상 줄려니까.. 맘에 드는게 하나두 없네.. 뭐가 잘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몇 장 탈락 시키는) 얘네들은.. 일단 아웃이고.. (보다가 한
장 골라) 그래! 요걸로 하자!
미자, 한 장을 다이어리에 꽂고는 후- 홀가분한 듯
침대로 와 누우려는데 발에 붙어 있는 사진,
떼어내며 본다.
미자 이게 더 나은데? 예쁘게 나온 거보다 어리게 나온게 훨 낫지.
미자, 사진 바꿔 넣고는 다시 침대로 오는데
눈에 띄는 또 다른 사진
미자 이게 괜찮네...
다시 사진 바꿔 놓곤 침대에 와서 눕는데
또 벌떡 일어나며
미자 아냐 아냐... 아까께 더 나은거 같아
씬16/ 현우방 (N/SET)
졸업앨범 몇권 있고 (중학,고등,대학)
옆엔 단체사진인 듯한 큰 사진 몇장 있다.
고민 하다가 큰 사진 하나 집고
현우 단체사진을 주면... 말도 안되겠지. (한숨) 뭔 사진을 찍었어야 고를 거라도
있지... (고민 한다)
<화면전환>
현우 자동셔터를 이용해 찍으려고 한다.
디카를 책상 끝 정도로 놓고
셔터 누르고 자리로 달려가 앉아 표정짓는
이상하게 찍히는 모습들 몇 컷 보여진다.
(앉기전 찍힘, 표정이나 옷 매무새 이상한 것등
사진들이 하나같이 맘에 안들고 이렇게 안될 것 같다)
씬17/ 사진관 앞 (N/ENG)
헐레벌떡 오는데 사진관, 문 닫혀있다.
시계보면 새벽 2시가 넘었다. 낭패인 표정 짓다가
가게 전화번호를 보곤 이내 전화를 건다.
씬18/ 마당 + 대문 앞 (D)
영옥, 대문 앞에서 아줌마와 얘기 나누는.
영옥 우리집 사정이야 미라 엄마가 잘 아니까, 더하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다~~ 말하고.
아줌 그야 당연히 그래야죠.
그때, 담벼락에서 스물스물 올라오는 우현 머리.
잠시 후, 조금 옆에서 올라오는 혜옥 머리.
서로 얼굴 쳐다보곤 약간 신경전 벌이는데.
영옥 뭐 내세울 껀 없어도, 알잖아, 우리집에 누구 하나 모난 사람 없는 거.
아줌 아우 알죠. 이댁 인품이야 다 알죠.
영옥 잘 좀 알아봐줘. 잘만 되면 내가 섭섭지 않게 사례는 하께.
아줌 저기... 생각나는 분이 한분 계시긴 한데...
혜/우 (귀 쫑긋)
영옥 누군데?
아줌 조기 버스 정류장 내려가는 쪽에 있는 2층집에요...
영옥 아, 그 누렁이 묶어놓은 집 할아버지?
우현 (띵!)
우현의 얼굴이 아래로 사라지고,
담벼락 아래서 배신감에 훌쩍이는 우현.
혜옥 여전히 얼굴 내민 채로,
그 할아버지를 생각해내려 노력한다.
아줌 그 분이 10년 전에 상처하시구 쭉 혼자신데, 자식들도 다 출세했구 그 영감님이 원래 재산도 좀 있는 분이시라서
좋긴 한데...
영옥 왜?
아줌 연세가 좀...
영옥 뭐 우리 영숙인 젊은 나인가.
혜옥 (띵!)
혜옥의 얼굴이 아래로 사라지고
나란히 담에 기대어 앉은 우현과 혜옥,
완전 울상이다.
영옥 (OFF) 한번 얘기나 좀 넣어봐줘.
아줌 (OFF) 예.
영옥 (OFF) 내 사례는 넉넉하게 하께.
아줌 (OFF) 아우 그런 거 없어도 돼요.
영옥 (OFF) 그래도 그런 게 아니지. 가 봐.
아줌 (OFF) 예, 안녕히 계세요.
영옥, 들어오다가 둘 보고
영옥 여서 뭐해?
혜옥과 우현, 퉁퉁 부은 얼굴로
휑하니 들어가 버린다.
영옥, 표정.
씬19/ 거실 (D)
영숙, 걸레질 하고 있는데,
혜옥과 우현, 뚱하니 들어오다가
영숙을 보자 눈꼬리가 올라간다.
혜옥 좋겠수. (휙 방으로)
영숙 (??)
우현 좋으시겠어요? (휙 주방으로)
영숙 (??) 뭐가...?
그때 영옥 들어오자
영숙 왜들 저러우?
영옥 (대답 않고, 그냥 방으로 들어간다)
영숙 (표정)
씬20/ 할머니방 (D)
혜옥 등 돌리고 앉아있다가
영옥과 영숙이 들어오는 소리에 휙 돌아보곤
‘칫’하곤 다시 돌아앉는다.
영숙 (영옥에게) 저거 왜 저러우?
영옥 (대답 없는)
영숙 너 아까부터 왜 그래?
혜옥 (돌아앉아 들릴 듯 말 듯 하게) 그지. 나는 안중에도 없지. 그니까 내가 여태 혼잔거지... 에으...
영옥 (못 들은 척 하는데)
혜옥 (자기 분에 못 이겨서 확 돌아앉으며) 어쩜... 그렇게... 나는... (버럭) 나는 동생도 아니우?
영옥 (때릴 듯) 가! 가!
혜옥 (움찔하고)
영옥 누가 잡어? 가! 응, 그렇게 가고 싶은 거 어떻게 여태 참았대. (때릴 듯) 가!
영숙 (혜옥 막아주며) 어딜 가라구 자꾸 그래.
영옥 에우~~ 저거! 에우!
씬21/ 주방 (D)
우현, 설거지 하고 있는데,
답답한 마음에 영옥, 들어와 물 마시는데,
우현, 힐끗 보고는 더욱 덜그럭거리며 거칠게 설거지 한다.
영옥, 그게 신경 쓰인다. 마시다 말고,
영옥 자넨 또 왜 그래? 자네도 그거 때문에 그래?
우현 (대답 없이 설거지만)
영옥 (낮게 한숨을 쉰다)
씬22/ 녹음실 (D)
미자, 흐뭇한 얼굴로 들어와 현우 찾는데 아무도 없다.
씬23/ 연습실 (D)
원준과 승태, 사다리타기 하는데
미자, 들어온다.
미자 선배님. 혹시 지피디 못보셨어요?
원준 못봤는데.
승태 미자야, 너두 일루와봐. 이따 점심내기 사다리 타고 있거든?
미자 됐어요~ (갸웃.. 중얼) 혼자 밥먹으러 갔나?
씬24/ 사진관 (D/ENG)
앉아 졸고 있는 현우,
플래쉬 팡! 터뜨려지는
현우 (깜짝 놀라 깨는) ...미안해요!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찍어주실래요?
사진사 (초췌한 표정) 아니 꼭두새벽부터 벌써 몇 장 짼 줄 아세요?
현우 미안해요~ 다 뽑을게요
사진사 나참.. (필름 갈고)
현우 (약간 미소짓는데 어색한)
사진사 웃으려면 이 보이게 웃으세요-
현우 (더 웃는)
플래쉬 팡! 터지고
사진사 됐죠?
현우 (일어나며) 예.. 저기, 빨리 좀 뽑아주시겠어요? 부탁드릴게요.
씬/ 방송국 외경 (D)
씬25/ 방송국 복도 (D)
자판기 앞. 미자, 커피 뽑으며
두리번거리다 전화 걸어보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현우벨소리.
미자, 응? 하고 보면 현우, 온다.
미자 아침 내내 어디 갔었어요?
현우 에? 아~ 친구랑 약속이 있어서. 밥은 먹었어요?
미자 네. 커피 마실래요?
현우 네, 제가 뽑으께요. (동전 넣다가 생각난 듯) 아 맞다! 우리 어제 사진 얘기 하지 않았었나요? 나 사진 갖고
왔는데...
미자 ...저두요 (가방 안 다이어리에서 사진 꺼내며) 사진 몇 개 있지두 않아서 그냥 있는 거 아무거나 갖고
왔어요.
현우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 꺼내 주며) 저도 아침에 나오다가 생각이나서 예전에 찍었던 거 아무거나 들구 왔어요.
서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서로의 사진 자세히 보는
현우 (이쁜지 환하게 미소 짓는다)
미자 (유심히 보다가 현우 입고 있는 옷 보며) 예전에 찍은 사진인데... 옷은 똑같..네요...?
현우 (아차! 당황) 에? ...아... 네~ 이거 산지 꽤 오래된 옷이거든요...
씬26/ 정민 사무실 (D/ENG)
정민, 바쁘게 서류보며 일하고 있는데
휴대폰벨 울리고 정민, 발신자 보고는 받는
정민 왜.
동직 (F) 미치겠다. 얘 아예 조퇴하고 지금 다섯집째다.
정민 야, 군말말고 따라다녀. 우리집 봐주러 다니는 건데.
동직 (F) 그래~ 돈도 없는 놈이 얹혀 살라믄 발품이라도 팔아야지~
정민 암~! 끊어!
정민, 다시 일하는데 또 휴대폰 울리는
정민 (받고) 왜애!
동직 (F/한숨) 에휴~ 드디어 결정했댄다. 당사자 나와서 계약하시랜다.
정민 그래?
씬27/ 부동산 사무실2 (D/ENG)
중개사2, 계약서 작성하고 있고
동직, 정민, 지영, 집주인, 마주앉아있다.
중개사2, 정민에게 도장 찍으라고 가리키며
중개2 여기.. 입금은 지금 바로 시켜주시구요~
정민 예. (도장 찍는)
중개2 근데 어떻게 집주인께선 집을 안보시고..
정민 같이 살 친구가 다 봤는데요 뭐.
중개2 아~
정민 (서류를 보다가 응?) 잠깐.. 여기면..? (지영보는)
지영 (미소) 우리집이랑 같은 층이야.
정민 (엥?? 황당해 동직보는)
동직 (으쓱)
씬28/ 남자 원룸 (D)
정민, 황당한 듯 집안을 보고 있고
동직과 지영은, 의뭉스러운 표정
정민 니네 짰지.
동직 뭘?
정민 괜히 싸우는 척 하면서 나 따돌리고 옆집 구한 거지?
지영 아니야~~ 내가 다 따져봤는데 여기만한 데가 없어~
동직 (끄덕끄덕) 그렇긴 하더라.
정민 (의심스럽게 보다가 도리도리) 하... 느낌이 이상해... (하다가) 근데.. 여기가 남동방향 맞아?
창밖으로 방향 확인하려하고
동직,지영 움찔하는데서
씬29/ 거실 (N)
영옥 얼른 다 나와봐.
영옥, 앉아있는데,
영숙 혜옥 부록 우현, 나와 앉는다.
영숙 (두리번거리며 누구 아냐는 듯) 왜 그래...?
부록 (눈치보며) 어머니... 무슨 일로...
영옥, 조용히 입을 연다.
영옥 (부드럽게) 혜옥아. 사돈.
영숙 둘은 왜?
혜/우 (아직도 서운해 뚱한)
영옥 둘이 왜 그러는지 내 다 알어. 내가 왜 모르겠어.
부록 (우현을 본다. 너 또 뭔 사고 쳤지?)
영옥 그래. 서운하겠지. 근데, 둘은 아직 괜찮잖아. (영숙 가리키며) 이건, 이건, 더 묵히면 안되잖어.
영숙 (느닷없이 나는 왜? 눈알만 이리저리 돌리는)
영옥 영숙이 이것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눈물이 나는 게... (눈물 찍고) 한 부모 밑에서 태어나 왜 이것만 그렇게
고생고생하며 사는지...
영숙/혜 (짠해진다)
영옥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에 모진 시어머니까지... 고생~고생 하다가... 하나 있는 딸년 애지중지 키웠더니,
미국으로 가버리고.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있나, 손주가 어떻게 크는지 알 수가 있나...
모두 (숙연한 분위기다)
영옥 내가 왜 혜옥이랑 사돈 생각을 안했겠어. 근데 혜옥이 넌 아직 예쁘고, 사돈이야 아직 젊잖어. 근데, 영숙이
이건 아니잖어. 이것도 한번은, 응, 한번은 재밌게 살다가 가줘야 되지 않겠어? 응?
혜옥과 우현 약간 민망해하는 표정이다.
영옥 (우현 손잡으며) 갈 날 얼마 안 남은 노인네한테 인심 쓴다 생각하고, 쫌 이해해줘. 응? (혜옥 보며)
혜옥아!
혜옥 (민망해 버럭) 진작 그렇게 말하지!!
영숙은 눈물 찍어내고,
부록은 그저 덤덤하다.
씬/ 집 외경 (N)
씬30/ 부록방 (N)
등을 지고 모로 누워 자는 우현과 부록.
여전히 서운한 듯한 우현의 얼굴 보이다가
침통한 부록의 얼굴로 넘어온다.
영옥 (E) 내가 왜 혜옥이랑 사돈 생각을 안했겠어.
울컥하는 눈물을 참는 부록.
부록 (E, 서러워 숨죽여 끅끅 울며) 나는...? 나는...?
가늘게 어깨가 들썩인다.
씬31/ 주방 (N)
어두운 주방. 혼자 앉아있는 영옥.
영옥의 쓸쓸한 얼굴이 좀 가다가...
영옥 못된 놈들. 지들만 외롭지, 지들만. 에잇!
인생무상이다.
씬32/ 마당 + 거실 (N)
그 달을 슬피 바라보는 혜옥,
보면 장독대 위에 올라가 앉아있다.
혜옥 영롱한 달빛이... 꼭 내 외로움 같다.
역시 그 달을 슬피 보는 우현,
마당에 쪼그려 앉아있다.
밤바람이 추운지 움츠리며.
우현 (울컥) 내 짝은 어디에 있는지...
역시 그 달을 슬피 보는 부록.
한손을 기둥에 의지하고 고독하게 서 있다.
부록 (달을 보다가 울부짖듯) 여보~~~ 미자 엄마~~~
그리고 거실 안에 앉아 베란다로 달을 보는 영숙.
모두들의 고독에 젖은 외로운 분위기를 천천히 훑는데,
그런 분위기를 깨면서
우당탕탕 방에서 뛰쳐나오는 영옥.
마당으로 달려나와 느닷없이
줄넘기를 쌩쌩하게 해댄다.
놀라고 황당한 식구들.
영옥, 몇 번 하다가 힘에 부친지
멈춰서 헥헥대면서도
어딘가를 응시하는 날카로운 눈빛.
부록 어머니... 이 밤에... 뭐하시는 건지...?
영옥 ... 고독에 몸부림친다.
영옥, 줄넘기를 내팽겨치고
쾅쾅거리며 들어가버린다.
모두들 머쓱한 표정에서. F.O.
씬33/ 현우방 (N/SET) - 에필로그(스크롤)
F.I. 현우, 미자의 사진을 그윽하게 보고 있다.
INS/ 미자의 사진
현우, 큭.. 행복한 듯 보며 웃다가 시선 돌리면
수십장 쌓여있는 현우의 증명사진들
현우 이건 어따 다 쓰냐..
INS/ 각각 표정이 조금씩 다른 현우의 사진들
컷컷컷 보이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