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다시 찾아나선 고성.
원점회귀의 제약 때문에 당우산과 갈모봉산만 탔으니 건너편의 성지산이 손짓을 해서다.
성지산을 오르기 위해선 삼산면을 원점으로 봉화산과 안산을 아울러야만 그런대로 코스가 되는 것.
고성 성지산을 검색하면 연화산 남쪽의 성지산(聖智山 456.3)이 검색된다.
삼산면 성지산(聲旨山)은 용호마을 안내판에서 겨우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으나 자세한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성지(聖旨)란 ‘임금의 뜻’을 말하는 것이니 그만큼 성스러운 산이라는 뜻인가?
‘성지산이 남으로 갈라 내리면서 들판을 형성한다’고 하였고, '보리섬(麥島)이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하였으니 그야말로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풍수란 뜻.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면을 아우르는 3산(갈모봉산·매바위산·봉화산)의 뜻으로 삼산면(三山面)이 되었다.
봉화산(烽火山 256.8) 봉수지의 정식 명칭은 '두포리 봉수지(豆布里 烽燧址)'로서 통영 도산면의 봉수대와 연결되었다.
둘레가 약 100m 가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대부분 붕괴되고 흔적만 남아 있으나 산길을 정비하고, 정상석과 데크전망대를 만들어 탐방객들의 편의를 제공하였다.
영선고개는 장지마을에서 병산리로 넘어가는 재(峙 고개)로서 옛날 장군이나 영급(令級)이 다른곳으로 전출되어 갈 때 이 고개에서 환송하였다 하여 ‘영송재(迎送峙)’라 불린 곳.
장지마을 입구에 있어 장지삼거리라고도 불리며 그 아래에 임진왜란 때 우리 수군이 머물면서 군령을 받고 전달하였던 군령포(軍令浦)가 있다.
그 고개 언덕에 군령포에 상륙한 왜군을 쇠스랑으로 물리친 이덕상 공의 ‘수문장이공유허비(守門將李公遺墟碑)’가 있다.
마을앞 안산(147m)은 ‘농우(農牛)형상’으로 하늘에서 천우(天牛)가 내려와 멍에를 앞에 벗어놓고 물을 마시다가 천지개벽으로 그대로 산으로 굳어 버렸다는 전설이 전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천우가 두모마을의 쌀농사를 해마다 풍작으로 보장해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한 전설을 바탕으로 나는 말안장을 얹어 ‘鞍山(안산)’으로 명기하였다.
또 윗땀 안골 뒤 산골을 ‘신선골(神仙谷)’이라 하는데 임진왜란 때 이곳에 피난한 사람은 모두 살아남았다하고, 6,25전쟁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피신하였으나 한 사람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전쟁과 난을 피할 수 있는 곳이니 소의 뱃속(牛腹)처럼 편안한 산(安山)임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산길은 마을 앞산임에도 불구하고 고삐풀린 송아지가 해작질한 듯 잡목으로 거칠었다.
"설마하니 두모 안골에 있다고 ‘안산‘이라고 불리는 건 아닐 터."
지도 상단의 당우산과 갈모봉산 산행기 ☞ blog.daum.net/bok-hyun/1041
조금 자세히.
8km를 천천히 4시간 40분.
고도표.
<산길샘>
미리준비한 표지기.성지산(聖旨山)은 면사무소 앞에 있는 용호마을 안내판을 따랐고, 안산(鞍山)은 산의 생김새와 전설을 참고로 임의로 명기.
삼산면사무소 주위엔 여러 관공서가 자리잡고 있어...
주위에 차를 댈 수가 있다.
용호마을 안내판엔 성지산과 어룡포가 마을의 배산임수로 묘사되어 있다.
삼산교회 높다란 십자가를 올려다보며 골목으로 들어서...
나는 삼산초등학교와 삼산교회 사잇길로 들어갔는데, 이는 태양열시설과 도랑으로 길이 끊긴다.
따라서 올바른 길은 삼산초교 좌측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
폐교 자리의 현관에 있는 간판을 당겨보니...
일월요. 무슨 시설일까? 그릇을 굽는 곳(日月窯)인가?
왼쪽 산자락이 내가 오를 능선이지만 태양열 시설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거기다 도랑을 건널 수도 없어 저 아래 작은 다리(▽)를 통해 건넜다.
삼산초등학교 좌측길로 올라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포장농로를 따르다 태양열 좌측 곡각지점에서...
좌측 작은 골짜기로...
조금 들어가다...
잡목을 헤치고 우측 작은 능선으로 올라 붙는다.
바위를 지나면...
어느새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
돌아보는 여유도 생긴다. 길쭉한 섬은 용호부락의 방파제구실을 하는 '보리섬(麥島)'.
이팝나문가?
묵은 산길을 따르자...
'T'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오른다.
보라색 각시붓꽃과...
연분홍 철쭉이 보아주는 이 없는 빈산에 다소곳이 피었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생각보다 좋은 편.
한결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봄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갈모봉 2.5km 이정표가 있는 주능에 올라선다.
이 봉우리가 성지봉보다 높은 268.6m봉우리. 서명한 표지기를 건 뒤...
그 뒷면엔 '삼산면갈림길→'글자를 새겨 넣었다.
노란 이 꽃, 양지꽃인가?
다음 봉우리는 269.5m.
갈모봉 3.5km 이정표를 지나면...
성지산. 서명한 표지기를 걸었다.
이제 영선재가 500m.
등로 중앙에 묘 한 기 외로운 숲속.
산길 옆에 '선무원종공신수문장이공유허비'라는 긴 이름의 안내판이 있다.
그 뒷쪽을 살짝 내려다 보니 비석이 있어...
가까이 다가가 보았더니...
'선무원종공신수문장이공유허비(宣武原從功臣守門將李公遺墟碑)'라 새겨져 있다.
임란 때 군령포 앞바다에 침공한 왜적을 쇠스랑으로 물리쳐 '쇠스랑장군'으로 불린 인물.
유허비 밑으로 쳐다본 장지버스 정류소와 장지마을 안내판.
그 옆으로 난 데크계단으로 내려서...
뒤돌아 본다.
이정표와...
안내판.
장지버스 정류소에서 올려다보는 유허비로 통하는 계단. 이 유허비는 도로가 나면서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장지마을 안내판.
장지마을 표석에서 바라보는 봉화산 들머리.
민가 옆 임도를 따르면...
곡각지점에서...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다.
안내판.
임도급 산길 이정표엔 봉화산 0.5km.
널따란 산길에 이 깡통은 무슨 용돈가? 산짐승이 내려오면 깡통을 두들겨 쫓으란 말인가?
임도급 산길의 깡통은 여나믄 개가 달렸다.
그렇게 쉬엄쉬엄 오르자 정수리가 제법 펑퍼짐한 봉화산. 남쪽으로 데크전망대를 만들어 놓았고...
봉화를 형상화한 듯 앙증맞은 정상석과...
이정표.
그리고 '장지마을 봉화산 이야기'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벤치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셀프촬영을 한 뒤...
데크로 나아가 보았더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듯 바닥이 상해있고, 잡목이 시야를 방해하고 있다.
바다 건너 좌측에 통영 봉화산(326.7)이 있어 이 '두포 봉수대'와 봉화를 주고 받았으리라.
조망 안내도.
잡목으로 방해받는 바다 건너 유자도와 봉화산, 그 좌측 살짝 낮은 곳이 매봉산(308.6)으로 우리 산악회가 몇해 전 다녀온 곳.
서명한 표지기를 걸다 낯익은 표지기를 접한다.
'철인부부'로 준족(駿足)이다. 그는 나와 동갑내기로 우리 산악회의 단골손님.
봉화산에서 느긋하게 퍼질고 앉았다.
매실주를 곁들인 빵과 과일로 허기를 채우지만 이 꿀맛을 어디에 견주랴.
멀리 눈에 익은 산이 솟아있다.
뒤로 넘어가는 산길도 잘 닦여진 길.
벤치가 있는 곳에...
이정표가 있어 '두모아래땀'을 가리키고 있다.
산길은 차츰 친환경(?)스러워지더니...
급기야 잡목이 성가시게 하더니...
편백숲과...
무덤.
다시 편백숲.
잘 관리되고 있는 무덤3기.
김해김씨 비석의 묘3기가 이렇게 자리한 배경이 퍼뜩 와닿지 않는다.
편백숲을 내려서는 길은...
평탄한 길.
그 끝 포장임도에서 우측으로 올라...
고갯마루에서...
좌측 무덤으로 오른다.
능선을 고수...
잇단 무덤을 거슬러...
잡목 사이의 묵은 길을 헤친 뒤...
서명한 鞍山(안산 147) 표지기를 걸었다.
안산에 걸린 '부산 뉴한사랑산악회'와 '철인부부'시그널이 반갑다.
가시잡목을 헤집고...
월성 이씨 무덤.
잡목에 둘러싸인 훼손된 무덤.
편백.
우측으로 성지봉 능선이 보이고...
살짝 솟은 봉우리가 56.4m봉.
그물망으로 조상의 유택을 보호하는 후손들의 손길.
그렇게 내려서는 곳(무덤)에 2차선 아스팔트도로가 나 있고...
우측으로 눈에 익은 삼산교회가 보인다.
당겨본 삼산교회와 삼산면사무소.
마을 뒷편 세 봉우리 중 우측이 성지봉.
<파노라마> 성지봉 우측으로...
<파노라마> 이어지는 잘록한 영선고개와 봉화산.
잘록한 영선재와 봉화산과 안산.
56.4m봉과 하산 지점.
삼산면사무소에서 8km남짓의 3산(성지산~봉화산~안산)을 안산하였다.
지형도에 봉화산 좌측 자란만과 남해 사이 해안가에 100m안팎의 낮은 산들이 보인다.
든바위산(154.4)과 대덕산(168.2), 남쪽 모래치 건너 숭월산(86.1), 자란만 괴암섬을 바라보는 허산(85.5)이 그들이다.
숭월산 남서쪽 길쭉하게 튀어나온 두포리에는 30m도 채 되지않아 높이도 나오지 않는 '새밭이산'도 네이버지도에 보인다.
거기다 보리섬(麥島)에 연육교(대보교)가 놓여져 있어 보리섬 일주(약 1.5km)도 구미가 당긴다.
굳이 봉(峰)꾼이 아니더라도 꼬마 4산을 둘러보며 봄나들이 삼아 다녀올 만하겠다.
다녀온 든바위산 ☞ https://blog.daum.net/bok-hyun/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