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뜬금 없지요? 말그대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연구원 생활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 같은데 그 신분과 위치가 때때로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포닥은 분명히 학교의 선생하고는 틀린 말그대로 연구를 수행하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그런면에서 역시 연구를 수행하는 박사과정학생이나 석사과정 학생과는 차이가 또 있다는 것이죠. 아무래도 박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니 독자적인 능력을 더 필요로 한다고나 할까요? 물론 때로는 학생들을 지도할 수도 있어야 하고 말입니다.
제가 일본에 포닥온지 이제 년수로는 3년차입니다. 물론, 여러분들께서 메이저로 생각하시는 미국에는 못가봤지만 일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다면, 가장 어정쩡한 신분에 가장 어정쩡한 대우를 받는 것이 포닥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 어정쩡함이 학생과 선생사이에서 교묘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길을 제시해주기도 하지요.
저희 선생은 제게 항상 스탭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럼 학생들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외국에서 온 연구원 내지는 박사과정 보다 조금 높은 학생(?)으로 생각들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제게는 무척 편안하게들 굴죠.
이번주 수요일부터 주말까지 선생들이 모두 출장을 갔습니다. 결국 연구실에 남아있는 최고 책임자가 제가 된 셈인데....
이 녀석들(학생들) 한 20명 됩니다만....평상시와는 다르게 행동하더라구요. 좀더 실험실이 시끄러워졌으며, 웃는 모습들이 많아지고, 때때로 오락하는 녀석들도 보이고.... 그리고 음악을 듣는 녀석들도...(화학 실험실에서는 안전을 위해서 음악을 못듣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오늘,,, 자기들만의 회식을 합니다. 물론 학생들만 참석하는데, 선생 모르게 이미 일주일전부터 회비걷고 준비를 해왔습니다. 이 곳 실험실은 선생들이 술을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고 일본 사회의 특성상 단체회식을 잘하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이녀석들은 술을 좋아하는 녀석들이 많습니다. 오사카 지역이 약간 한국틱한데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저는 이 녀석들의 회식에 초대받아서 아까운 돈 5천엔을 회비로 날리고 오늘 저녁에 참석하러 갑니다.
사실 돈아까워서 별로 안가려고 했는데...게다가 평균 연령 8살 정도 차이나는 녀석들과 화제도 맞지 않아서 안가고 싶었는데... 제가 처음 왓을때 환영 파티 해준 것도 선생들도 아니고 모두 이녀석들이었거든요. 그때의 고마움을 생각해서 참석합니다.
암튼,,, 제가 포닥 생활을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미묘한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네요.
아 참...저는 이제 일본에서는 그만 포닥하구 싶고...(이제 너무 지겨워졌음) 미국은 정말로 가기가 싫고....(너무 멀기만합니다..특히 동부는).. 솔직한 심정으로는 뉴질랜드에 가고 싶은데... 제 전공에 갈만한 곳이 별로 없네요. ^^
혹시 누구 정보 가지신 분 안계세요??^^
대개 관광으로 유명한 나라들은 화학 관련 전공의 일이나 학교들이 별로 없더군요. 몇달전에는 하와이 주립대에 조교수로 있는 친구녀석에게 제 전공 계통으로 포닥자리를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했더니만...^^
역시 하와이도 관광이 특성화 된곳이라 화학관련 전공 자체가 아예없다고 하더군요. 환경쪽은 모르겠지만요...
(순수한 연구에 대한 호기심은 없고,, 그저 다른 생각만 하는 것이 티가 나는군요..쩝)
사실 한국이 가장 좋긴 하지만...
환상의 섬 뉴질랜드라면...흠 마음이 바뀔 것 같습니다.
첫댓글 뉴질랜드는 모르겠지만 호주는 가능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