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쇼핑 매출 둘다 잡았다.
고객 연령대.선호.거래액 등
판매실적 끌어올리는 '단비'
한성숙 "데이터가 핵심경쟁력"
매달 3만5000개씩 스토어 증가
쿠팡 등 데이터 분석 경쟁 가세
'온라인 쇼핑 강자' 네이버가 데이터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소상공인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에게 소위 돈 되는 데이터를 제공해 이들의 판매 실적을 견인하고, 소상공인 유입과 고객 기반을 한층 넓히는 선순환 구도를 확보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특히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데이터를 네이버쇼핑의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하면서 데이터 제공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홈트레이닝 기구를 판매하는 '건강한형제들'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분석한 위 여성 고객을 겨냥한 광고를 내보냈다. 고객 상당수는 어린 자녀가 있는 30.40대 여성 고객이라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신규 매장을 낼 때는 네이버 측이 제공한 지역별 판매액 데이터가 큰 도움이 됐다. 박준수 건강한형제들 대표는 "데이터를 보니 30.40대 여성 고객이 많았고 부산에서도 서울과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었다"며 "데이터를 보고 용기를 내 부산에 매장을 열었는데 지금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 업체는 좋은 소상공인을 많이 유치할수록 쇼핑 플랫폼의 상품 수와 거래액을 키우는 데 유리해진다. 네이버는 이러한 '윈윈'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입점된 소상공인들을 위한 '비즈어드바이저'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내 판매자 전용 페이지인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데이터 분석을 도와주는 무료 도구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어떤 고객층이 사가는지, 현재 마케팅 방법과 비용은 적절한지, 고객이 물건을 사거나 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소상공인이 구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보기 쉽게 제공한다.
일별. 요일별.상품별 결제금액 등 기본 사항뿐 아니라 채널별.키워드별 유입 수, 유입 고객, 결제율, 기여 금액 등을 통해 마케팅 수단이 효율적인지 살펴볼 수 있다. 또 고객의 사이트 내 행동을 분석해 보여주고, 상품별 상세 조회수와 결제를 연결해 볼 수 있어 맞춤형 상품 제공 등 적절한 온라인 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소상공인들이 크게 성장하면서 네이버쇼핑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러졌다.
네이버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최근 1년간 연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한 판매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한 2만6000명을 넘어섰다.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소상공인 수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35만명에 달했다. 신규 개설된 스마트스토어 수가 2018년 월평균 1만5000개에서 올해 3~4월에는 월 3만5000개로 껑충 뛰었다.
한 대표는 "데이터 덕분에 스마트 스토어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소상공인들이 시간,공간에 관계없이 창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연령. 지역별 인기 상품 등 가치 있는 데이터가 생겨나고 있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빅데이터 기반 통계 도구를 통해 매출과 일자리를 늘리는 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어떤 고객이 내 물건을 구매하는지 직접 볼 수 있어 맞춤형 이벤트나 상품 전략을 짤 수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자로 나설 경우 물건을 팔고도 고객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온라인 창업을 갓 시작한 업체가 회원 확보를 위해 자체 사이트를 구축한다고 해도 데이터를 분석.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플랫폼 기업은 이처럼 '깜깜이'상황에 있는 판매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판매자를 확보하는 선순환을 꾀할 수 있다.
쿠팡도 소상공인을 위한 데이터와 분석을 제공하면서 소상공인의 매출 성장을 돕고 있다. 쿠팡은 자체 판매관리 시스템 '윙(wing)'을 통해 판매자에게 판매 예상 정보, 납품률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빅데이터 기반 코칭 서비스로 판매 상품별 현황을 자동 분석해 실시간으로 판매 확대를 위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다만 네이버가 모든 데이터.분석을 무료로 제공하는 반면, 쿠팡은 지난해부터 로켓배송 판매자를 위한 유료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프리미엄 데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 전략. 제품 매출, 소비자 구매 행태 등을 분석한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다.
박준성 네이버 비즈어드바이저 리더는 "거래 규모와 상관없이 비즈어드바이저를 사용하는 사업자의 매출이 이를 사용하지 않는 사업자의 매출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에게 데이터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네이버 측은 제공 가능한 데이터를 확대하고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출처 : 매일경제 2020년 8월 31일 월요일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