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트롯 - 5 #氣勢騰騰(기세등등) #인생이란
장안에 화제가 되었던 오디션프로 #미스트롯 에 관련된 포스팅을 몇 개 하면서 4번째에서는 좀 부정적인 얘기를 했었다. 그리고 지난주 이미 결승전이 끝났고, 진선미 3명도 결정되었는데, 오늘은 밖에 사람들을 만나고 늦은 시간 들어오니 그동안의 과정을 축약한 스페셜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이미 그들의 인생은 많이 달라졌을거란 생각이 든다.
3명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名不虛傳(명불허전) 최고의 실력자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 3명 가운데 예선부터 모두의 눈길을 끈 송가인과 홍자의 대결이었다. 노래실력 甲은 송가인이 확실한데 사람의 心琴(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홍자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었다. 가창력 하나로 회차가 거듭할 수록 다크호스로 등장한 세 아이의 엄마 정미애가 결국 2등을 했지만, 그녀 또한 실력은 최고다.
그러나 내 눈길을 더 끄는 것은 무명가수로 거의 10년 세월을 보냈다는 송가인과 홍자의 설움이다. 자료화면을 보면, 관객이 2명 밖에 없는 시골마당에서도 노래하고, 좁은 골목에서 동네사람들과 엉켜 노래하고, 회갑연 같은데 노래하는 모습이 짠하다. 저들은 저토록 눈물 젖은 빵을 먹어가면서, 노래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 온 것이다. 월세가 없어서 국악전공자들을 위한 비녀를 만들어 인터넷으로 팔았다는 사연도 나온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한자성어가 氣勢騰騰(기세등등)이다. 간혹 좀 안좋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저 돌대가리 주사좌빨 버러지들이 권력을 잡자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기세등등한다" 식으로. 그러나 내가 풀이하는 뜻은 좀 다르다. 氣(기)는 내 배꼽 아래 丹田(단전)에서부터 #수직 상승하는 기운이다. 즉, 스스로의 갈고 닦은 內攻(내공)이며 실력이다. 반면에 勢(세)는 나의 뜻과 상관없이 나의 외부에서 머리 위를 #수평 으로 흘러가는 기운이다. 그 두 기운, 즉 氣와 勢가 만나면 騰騰(등등)해지는 것이다.
그 긴세월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노력해서, 결국 이들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빛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 또한 運(운)이 정말 좋은 것이다. 이보다 더한 실력을 갖고, 또 평생을 노력하면서도 결국에는 묻혀 버리는 사람의 숫자가 훨씬 많다. 다시 말해, 氣와 勢라는 두 기운이 만나는 확률도 결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어떤 이는 氣는 충분히 준비되었으나, 勢를 못 만나기도 한다. 또 반대로 어떤 이는 勢를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만나기도 하지만, 氣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이다. 허긴 그래서 인생이다.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다가 이런 比喩(비유)가 인상적이었다. 어떤 이는 사주에 타고난 그릇이 큰 양푼이마냥 크다. 반대로 어떤 이는 타고난 그릇이 간장종지처럼 작다. 그러나 그릇이 크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다. 마침 때를 만나 큰 비를 만나면 양푼이 가득 물이 담기고, 반대로 간장종지에는 극소량의 물만 담기고 나머지는 흘러 넘친다. 반대로 작은 비가 왔을 때 간장종지에 물이 찰랑찰랑 차이지만, 큰 양푼이에는 겨우 바닥을 적시는 수준이다. 이러함에 그릇이 크다. 작다로 인생의 행불행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다시 氣勢(기세)의 얘기로 돌아가면, 비록 내 평생 끝까지 불운하여 아무리 氣를 준비하고도 勢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와 勢는 만났지만 스스로 氣는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경우는 다르다. 결론은 간단하다. 氣를 준비하느냐 못하느냐는 #내탓 이지만, 勢를 만나는 여부는 #내탓 이 아니다. 최소한 때가 왔을 때 준비되어 있지 않아 기세등등하지 못하는게 더 억울할 것 같다. 내 생각에는.
10여년 트롯가수 장윤정의 팬이지만, 이 오디션 프로에서 나는 가수의 노래보다 더 유심히, 그리고 인상적으로 봤던게 심사위원 장윤정의 뛰어난 말솜씨였다. 전문가적 識見(식견)으로 송곳같은 지적을 하기도 하고, 또 한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멘트를 절묘하게 던지기도 한다. 때에 따라 상대와 공감하여 눈물을 짓기도 한다. 저 정도의 코멘트를 한두번도 아니고, 자연스레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그녀의 심성도 이쁘지만, 독서력 또한 만만찮을 거란 생각을 했다.그래서 더 그녀의 팬이 되었다.
1,2,3등 뿐 아니라, 12명의 결선진출자들 모두가 아마 지난 몇 주 그들의 인생이 달라졌을 것이다. 오랜 고생 끝에 氣勢騰騰의 기회를 맞게된 그들이 부럽고, 또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다.
아래 링크는 보너스 노래다. 아마 준결승 쯤에 홍자가 부른 "사랑 참"이라는 노래다. 이 노래의 원곡은 장윤정의 최신 앨범에 타이틀 곡이 아닌 숨어 있는 곡이라 대중에게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데, 홍자가 부르면서 음원사이트나 유투브에 대박이 났단다. 사람의 운명 뿐 아니라, 이렇게 노래 한 곡의 운명도 그 "떄"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https://youtu.be/xQHvCIYDI-8
Tai Young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