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특히 주부들에게 흔히 찾아오는 우울증이란 어떤 병일까?
한마디로 우울해지는 병이다.
잠시 그러다 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우울해지기 때문에 발랄함도, 생기도 없어진다.
감정적으로 공감이 전혀 없어지면서 심할 때는 애수에 빠지고, 허무함이 찾아 들어 죄업 관념이 강해진다.
그래서 울병(鬱病)으로 빠지며, 마침내는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품게 된다.
빅톨 위고는 '우울은 슬픔의 위안'이라고 했으며, R. 버튼은 그의 저서 [우울한 해부]에서 '우울한 자야말로 가장 지혜롭다'고 했고, 에우리피테스는 '우울은 위엄을 더해준다'고 말한 바 있으나, 이들이 표현한 우울은 지금 얘기하는 병적인 우울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우울증은 사춘기 소녀의 꿈 같은 그리움이 젖어 있는 멜랑콜리가 아니다.
인생의 성패와 생사를 가를 수 도 있는 엄연한 질병이다.
그래서 오히려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 셰익스피어가 말했듯이 '우울은 광란증의 양성소'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
우울증에는 양극성과 단극성이 있다.
양극성은 광적우울증이라 하여 우울 증세와 광적 증세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특색이며, 단극성은 내인적 요소와 함께 상류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내인적 요소란 신체적 결함, 유전적 소질, 개인 성향 등을 말한다. 우울증은 이러한 내연적 요소 말고도 사회적 인자와 약물 남용 등이 유발인자로 꼽히고 있다.
유전적 소질이란 집안의 내력을 말한다.
이와 견주어 충동을 억제하는 것이 어렵거나, 남의 주의를 끌려는 욕구가 강한 미숙 성격,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워하는 약산 성격, 동조 압력에 약하거나 피동적인 성격, 그리고 공격성이 강한 성격이나 잠재한 동성애적 소질들은 모든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개인 성향들이다.
사회적 인자란 사회, 문화적 배경과 관련된 원인들이다. 예를 들어 사회병리 현상이 드러나거나 사회에서 기회를 박탈당했을 때 소외 감정이 늘거나, 사회를 지탱할 철학과 정신이 사라져 정신적 빈곤에 시달리는 것을 들 수 있다.
약물도 경계해야 할 인자다. 대뇌를 흥분시키는 체중 조절 약, 또는 고혈압 약 가운데 레셀핀이나 경구피임약, 환각제와 마약 등을 남용했을 때는 우울증에 걸리게 마련이다. 때로 항암제, 신경통 약이 우울증을 일으키기도 하며, 수면제 또는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투여했던 신경정신과 약물이 오히려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예까지 있다.
따라서 우울증을 치료하고자 할 때 주위에서는 먼저 환자의 정신 상태를 잘 관찰한 뒤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환자 자신도 질병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 병을 떨쳐 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되도록이면 환자를 성나게 하거나 흥분시킬 수 있는 말 또는 행동을 삼가고, 환자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는 죄업관념이 커져 양심 부분, 즉 초자아와 알력이 생길 경우 자살할 염려마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정신 에너지의 낭비가 커져 우울증을 더욱 조장할 우려가 있으므로,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병적으로 떨어져 버린 삶의 의욕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긍정적 시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식사나 수면 시간의 강박에서 해방되어야 하고 운동도 하면서, 될 수 있는 대로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이런 말이 있다. '우울은 짐승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들을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많은 인간들이 그것에 지나치게 굴복한다면, 그들은 짐승으로 변해 버릴것이다.' 짐승이 아니기 때문에 우울에 빠질 수 있는 것이고, 우울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의 우월성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우울할 때는 술이나 마약에 더욱 탐닉하게 된다. 하지만 술이나 마약으로 우울증을 이겨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술과 마약은 오히려 우울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에 지나지 않는다.
견디기 어려운 우울증에 써 볼 수 있는 민간요법은 없을까?
합환피를 권할 수 있다. 합환피는 일명 야합피라고 한다.
함수초과의 갈잎큰키나무인 자귀나무가 바로 합환목이며, 그 껍질이 함환피인데 불면증과 우울증에는 첫손가락에 꼽히는 약재다.
하루에 20-30g 가량 끓여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나누어 복용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합화피에는 사포닌과 타닌 등이 들어 있어서 소변을 원활하게 하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게다가 요통과 기생충을 구제하는 효과도 있다.
요통을 고치기 위해서는 합환피 200g을 끊인 물로 목욕을 하고, 꽃을 4g 가량 달여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서는 합환피를 4-8 가량 끓여 물처럼 마시면 된다.
합환목은 종기나 무좀, 타박상, 골절 등에도 효과가 크다.
종기에는 합환피을 가루 내어 기름에 개어 바르면 잘 아문다. 무좀에는 합환피나 합환화 한 줌에 물 세컵을 붓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끊인 뒤 건더기는 건져내고 무좀이 난 자리에 자주 발라준다. 이때 식초를 탄 따뜻한 물로 먼저 깨끗이 씻은 다음 발라 주는 것이 좋다.
타박상에는 합환피산이라는 처방을 쓴다. 합화피 160g을 검게 타도록 볶은 다음 겨자씨 40g과 한데 합쳐서 가루로 내 둔다. 이 가루를 한 번에 8g씩 따듯한 술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복용하는 처방이다.
이 가루를 술에 떡처럼 걸쭉하게 반죽한 뒤 상처가 난 자리에 바르기도 하는데 골절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혼례 때 합근례로 신랑, 신부가 함께 나누어 마시는 술을 합환주라고 하는 것처럼 옛부터 합환피는 부부의 정을 더욱 다져 주는 약으로 쓰여 왔다.
자귀나무의 잎은 깃 모양의 겹잎인데 밤이 되면 잎이 서로 꺼안듯이 오므리는 모양을 한다. 이런 생김새 때문에 옛부터 합환목에는 불임을 치료해 주는 효험이 있다고 여겨져 왔다.
여름철 해질 무렵에 빨간 꽃을 피우고 밤이면 잎이 오므라들면서 늘어지는 모양이나 많은 수꽃술이 가늘게 뭉쳐 있는 모양에서 사람들은 부부가 화합하는 희열과 환희를 보았을 것이고, 다산의 약효를 믿게 되었을 것이다.
성경의 창세기에도 '보리를 거둘 때가 되어 르우벤이 밭에 나갔다가 자귀나무를 발견하여 어머니 레아에게 갖다 드렸다.'는 구절이 있다. 불임증에 걸려 있던 레아는 자귀나무 덕택인지 잇사갈, 스불론, 디나 등을 줄줄이 두어 자손을 불렸다고 한다.
합환목은 모래가 무너져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는 사방용으로도 많이 쓰인다. 그런데 그 뿌리가 여자의 하반신을 닮았기 때문에 일찍이 고대 이집트에서는 최음제로 사용하기도 했다.
성경에도 '자귀나무가 향기를 뿜는데 문 밖에는 온갖 열매가 있답니다. 햇것도 해묵은 것도 임을 위해 마련해 두었답니다.'는 구절도 있다.
자손을 불리는 효능이 있다고 했으니, 임을 기다리며 마련해 두는 최음제였다는 말이 썩 그럴 듯하다.
이 밖에 생기를 불러일으키고 심기를 편하게 해 주며, 안정과 수면이 잘 이루어지도록 돕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정신신경계 질환에도 약으로 쓸 수 있다.
불면증이 있거나 불안, 초조할 때는 합환피를 끓여 마셔도 좋지만, 그 잎을 나물로 무쳐 먹거나 하루 20g씩 달여서 차처럼 마셔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리고 향기가 나는 합환목의 꽃인 합환화 또는 야합화도 불면증이나 건망증 등에 약으로 썼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을 때 이용하기도 했다.
출처 : 내 마음대로 달여마시는 건강약재, 신재용 지음, 도서출판 삶과 꿈, 1996.
첫댓글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 가득 하십시요.~~~
누구나 우울증증상이 조금씩이라두 있다는데 .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유용한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