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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점 만점에 4.5 점을 주고 싶은 게임 엔드리스 스페이스.
엔드리스 스페이스는 시드마이어의 문명과 같은 4X 계열의 게임입니다.
eXplore, eXpand, eXploit, and eXterminate.
즉 탐험, 확장, 경영, 정복 게임이죠.
엔드리스 스페이스는 먼 미래의 우주를 배경으로 합니다.
다만, 제가 이 게임에 고득점을 준 이유는
게임성에 있지 않습니다.
종합적으로는 '수작'이지만
사실 게임성으로만 따지면, '평작' 내지 '범작'입니다.
'명작'이나 '게임성 자체로 수작'이라고 보기는 조금 부족한것이
시스템은 특별나게 독창적이지도 않고, 가끔씩 불친절한 인터페이스도 눈에 띕니다.
전함의 커스터마이징은 가능하지만, 게임 속에 등장하는 함급의 숫자는 많지 않으며, 생김세도 동일합니다.
심지어 다른 색으로 도장할 수도 없지요.
하지만, 이 게임이 저에게 특별한 것은.
이 게임이 상상한 미래가 구체적이면서도 환상적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문명을 생각해보세요.
문명은 인간이 걸어온 발자취를 첫 시점에서부터 걸어갑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 문장을 담아 촌철살인적으로 표현하고
그 각 과정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게임 속에서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시다시피, 이미 지나온 것들의 조각모음집입니다. 물론 그 자체로도 대단한 것이죠.
그러나, 미래는 과연 어떻습니까?
우리는 어떠한 조각을 가지고 모을 수 없습니다.
오직 상상력만으로 그것을 구축하고, 납득가게 만들어야합니다.
그래서 전 SF와 판타지를 좋아합니다.
현실을 바탕으로 전혀 다른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 지적 경험이거든요.
엔드리스 스페이스는 최근 몇년간 꿈꿔보지 못한 멋진 상상력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엔드리스 스페이스의 테크트리는 중앙에서 4 갈래로 뻗어가는 모습입니다.
각각 1) 우주전쟁학, 2)개척학과 행성응용학, 3)응용과학, 4)경제학과 외교학입니다.
이중 4번째 분야 경제학과 외교학분야에서 펼쳐진 엔드리스 스페이스의 상상력을 봅시다.
이건 제가 지어내는 소설내용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술발전 텍스트에 있는 내용입니다.
첫 시작은 외계학 (Xenology)입니다. 외계종족과 첫만남은 여러 분야의 급격한 발전을 일으킵니다.
언어학, (각 외계종족 자신들의) 인류학, 생물학, 사회학 등 분야가 모여 외계학을 이룹니다.
그리고는 외계인 관광객들을 위한 기반시설을 짓기 시작합니다.
행성간의 이동은 쉬운 일이 되었지만,
문화간의 이동은 어려운 일입니다.
공공시설, 호텔, 레스토랑, 우주항구,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화장실'에
각 외계인들이 선호할 만한 장소를 만들기 위한 투자가 시작됩니다.
결국 경제학은 비교경제학 (Relativistic Economics)을 창시하게 됩니다.
광속여행으로 인해 차이나기 시작한 시간관념을 통일시키고,
각 행성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물리학과 시간관념을 비교해서 환산할 수 있게 만들어,
이자율이나 물건가치의 하락등을 측정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외계학의 발달에 힘입어 등장한 외계언어학과 함께,
다른 종족간의 안정적이고 통일된 규격 아래의 무역과 교류가 시작됩니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비교시장 매커니즘입니다.
각 행성의 특질에 따라 적용될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여 가격대를 형성하고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대체제를 제공하며,
행성 간의 운송거리에 따른 가격차이도 반영하여
각 행성의 소비자들에게 가장 질 좋은 상품을 추천합니다.
이는 컴퓨터 기술의 향상에도 도움을 받은 것입니다.
한편 타종족에 대한 '안전' 사상도 뿌리내리기 시작합니다.
질병에 걸리지 않을 위생기반을 세우는 것 뿐 만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의 행동으로 폭력을 당하지 않을 권리,
대기권안에서 보호용 복장을 입을 권리등을
서로 간에서 교육시키기 시작하고 존중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외계인과의 소통은 더 이상 예측불가능한 일이 아니게됩니다.
더 많은 교류는 결국 외계경제학까지 이릅니다.
가치, 믿음, 편견, 생각 등을 고려하여 특정 물건이 얼마만큼
특정 종족에게 더 좋은 상품이 되는 지를 결론 내릴 수 있게되고,
그에 맞춰 물건들을 제공하기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다음은 인적교류입니다. 아메바 종족의 유행어가 있습니다.
"한 종족에게 노예제는, 다른 한 종족에게는 종신 공공복지이다."
'노동'이라는 단어는 존재할 수 있지만, 그 세부사항이라던가 착취의 정의등은 매우 다릅니다.
두 종족 사이에서 노동이 무엇인지 결론 내리는 것은
엄청난 역사학적, 철학적, 생물학적 지식에 기반한 합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와 동시에 다른 종류의 정보가 정보바다에 쏟아짐에 따라,
더 이상 개인과 단체, 인민과 정부, 직원과 기업사이에 가지고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되며 이것은 큰 사회적 문제를 불러 일으킵니다.
대중의 정보를 억압하는 것으로 이 사태를 막을 수 없던 각 종족들은
결국 오히려 모든 정보를 하나의 거대한 구체로 환원시킵니다.
연구, 엔터테인먼트, 뉴스에 있어 이전 우주에는 없던 진보가 시작됩니다.
이제 모든 것은 데이터가 됩니다.
살아있는 것과 죽어있는 것 모두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며
그 정보는 그 어느 시대의 것보다 사소하고 많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는 자발적인 형태로
종족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 (인터넷)에 뿌려집니다.
이것은 그 종족 스스로의 정신학에 발전에도 도움을 주지만,
타종족 또한 그 종족의 인공신경망을 통하여 그 종족을 이해하고 정의내리는데 도움을 주게됩니다.
결국 이런 다원주의는 특정 종족에게 있어, 한 가지 정신적 성숙으로 다가옵니다.
바로 소명주의사회 (Vocation-Oriented Society).
수 많은 종류의 타종족들이 쾌락과 안락함, 아름다움을 느끼는 오만가지 방법을 보며,
한 종족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어떠한 남을 위한 가치가 아닌
자기자신이 추구하고자하는 발전을 위해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자본주의에 있어 거대한 자극제가 되어줍니다.
싼 인건비를 위해 원거리에 있는 외계인들에게 외주로 옷가지를 만들게 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보였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등을 생각하면 결국 경제적으로 손해인
선택이었습니다. 게임 이론과, 컴퓨터 공학의 발달은 모든 소비과정이
'진정한' 의미에서 경제적으로 바뀔 수 있게 해줍니다. 그 특정 지역에서 특정 상품을
구하기 위한 경제적 행위의 공식이 만들어지고, 낭비는 최소화 됩니다.
결국 모든 자원을 최대이용 (Maximized Exploitation)하게 해줍니다.
결국 모든 경제과정은 인공지능의 발전과 함께 자동화가 됩니다.
효율적인 생산, 분배, 소비, 대체, 개발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그걸 이해할 필요가 없어지고
그저 '이용'만 하면 되는 마법과도 같은 시대가 옵니다.
모든 거래는 개인에게 있어 '흑자'가 됩니다.
적어도, 우주의 팽창이 멈주고 줄어들기 전까지는 그럽니다.
물론 그 순간이 온 후에도 '대안'은 양자의 숫자 만큼 존재합니다.
결국 고소비시대가 오게됩니다. (High-Consumption Society)
그 전 시대의 소비란 즉 소모, 폐기물, 부작용, 파괴를 생산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소비는 돈의 순환만을 의미합니다.
그 누구도 적게 소비를 할 이유가 없으며,
소비를 해서 생기는 이득은 더 이상 줄어들지 않습니다.
(High-Obsolescence 라는 경제학적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대략적으로, 더 이상 기술 발전에 의한 가치 저하가 상쇄될 정도로 기술의 발전과 소비의 속도가
일체된 시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양자역학과 경제학의 만남길의 끝에서는
경제학적 라플라스의 악마가 관념속에서 부활합니다.
아무리 모든 경우의 수가 무한대라 할지라도
비슷한 추론의 확률을 모으고 모아서 결론을 내리면
정답에 무한히 가까워지게됩니다.
결국 모든 경제활동은 예측가능해지고,
또한 그 예측안에서 이루어지게됩니다.
정신적 소비가 극한으로 발달한 끝에
정신적 선(Zen)의 소비에 사람들은 가까워지게 됩니다.
마치 종교와 같이, 형이상학적이고 관념적인 것에 대한 소비는
기존의 소비와는 달리 무에서 시작하여 무로 끝납니다.
이제 우주가 수축한다고 해도 두려울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신념과 취미, 쾌락을 위해 모든 것을 추구하나
그 모든 것은 어떻게 보면 우주적 의미에서 빈 것입니다.
모든 재화는 A.I에게 위임된 계획적인 알고리즘에 의해
재생산되고 재충전됩니다.
정신학적 영역에서 오는 비이성적인 소비에 의한 방비책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이제 모든 사람은 마치 자동충전되는 돼지저금통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집니다.
한 사람이 열심히 일하기만 한다면 그의 재화는 무한합니다.
기계의 발달은 결국 과거에도 그래왔듯 인간을 대체합니다.
이번에는 '완벽히' 말입니다.
그러나 이 사회에서 불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제 노동은 한번도 되지 못했던 지위를 얻습니다.
바로 '취미'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당신의 인생에서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냐는 것입니다.
생명과학과 기계학의 특이점적인 발달로
당신의 수명이 실시간으로 무한을 향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빼고도요.
최종적으로 극단소비사회 (Extreme-Consumption Society)가 도래합니다.
물론 소비를 해야할 이유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재미없고, 의미없는 (Pointless) 행동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소비, 그리고 소비, 그리고 소비입니다.
사회에서 가장 힘든것도 사람들을 소비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세요. 아직도 이렇게 사치스러운 것들이 많은 걸요?
모두 특별합니다. 하나 하나 하나,
선택과 선택, 그리고 선택의 무한한 연장입니다.
무한임대 (Infinite Rent),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부릅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재화는 빌린 것이며, 그저 당신의 손에서 흘러나가
어딘가로 들어갈 뿐입니다.
그 흐름은 예측되어져왔고, 예측되고있으며, 예측될 것입니다.
그 흐름이 멈추지 않기에, 그것은 무한합니다.
모든 투자와 소비에서 당신이 쥔 현금은 무한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무한히 살려면 이 정도는 대비해둬야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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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1) 무력을 이용한 우주정복
(정복승리)
2) 정신을 우주 그 자체의 데이터 속으로 업로드해 육체의 제약에서 탈출하기
(과학승리)
3) 라플라스의 악마 (모든 양자의 움직임을 계산해 미래를 예측하는 장치)를 제작,
미래의 그 어떤 위험으로부터 종족을 지킬 수 있게되고, 다른 종족이
다른 라플라스의 악마를 만드는 걸 무한히 먼저 저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기.
(불가사의 승리)
4)경제력으로 상대방의 모든 재화를 압도하기
(경제승리)
5) 전 우주를 대표하는 대표종족으로 우주의회에서 선출되기
(외교승리)
게임의 시작은 태초의 초거대, 초발달된 종족이
과학승리를 달성하면서 우주에서 존재가 슝 하고 한순간 사라지면서 시작됩니다.
그 육체에서의 초월을 달성하지 못한 남은 종족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것이지요.
이중에서 위에서 말한 경제연구는
불가사의 승리와 경제승리 그리고 외교승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이런 통찰력을 보면서 참 즐거워했어요.
남의 상상력이 자신을 즐겁게 해주기는 참 어려운것 아닙니까 ㅎ.
물론 이건 설정적인 면입니다.
다음 소개시간에는 좀 더 게임 자체에 대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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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글만 된다면 해보고 싶군요...
그래픽도 제눈에는 굉장히 괜찮은데요? 방학하면 주말간에 한번 달려봐야겠네용
재미있어 보이네요~
누가 한글화좀 해줘요 ㅜㅜ 이런거 꿀잼인데..
컴퓨터와의 전투가 너무 쉽습니다... 일단 전투가 카드배틀식 가위바위보인데, 컴퓨터가 할짓은 너무 뻔해서.... 멀티는 그럭저럭 재미있긴합니다.
한글화 ㅠㅜ
가위바위보 전투에 접음
이 게임의 전투는 전술이 중요한것도 있지만 본질은 함대모딩에 있다고 봅니다. 제한된 적재량과 슬롯을 무엇으로 채우느냐, 그리고 알맞게 운용하느냐가 포인트입니다. 전술이야 사실 거의 운이기 때문에...
운이라기보다 컴퓨터가 선택하는 전술카드는 아군 상황이랑 적군 상황에 맞춰서 어느정도 틀이 잡혀있어서 많이 싸우다보면 컴퓨터가 대강 무슨 카드를 쓸지 감이 잡히죠.ㅋ
@nonononame 인간의 비이성과 블러핑(뻥카), 도박을 반영하면 인공지능이 되니까요 ㅋㄷㅋㄷ
정말로 재미있어 보이네요.
메타크리틱의 평가가 너무 좋지 않아서 스팀 75% 할인을 그냥 넘겼던 게임인데 기술 설명을 보니 재미있어 보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초기판 밸런스랑 버그가 아주 쩔었거든요;;;; 공짜 DLC 2개 (실상 대형 업데이트) 랑 유료 DLC 몇개 뿌리더니 (없어도 그만) 이제 좀 새 게임같네요.
글 잘 쓰시네요. 예전에 재밌게 했었죠ㅎㅎ
아이디어가 정말 흥미롭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더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