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에 빠져있던 KGC가 좀처럼 폼이 올라오지 않던 맥컬러를 NBA 출신의 자레드 설린저로 교체했습니다.
네임 밸류로만 보면 지난 시즌의 오카포 이후에 가장 유명한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안양팬 입장에서 보면 부진하던 맥컬러를 교체했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감이 큰 선수였습니다.
2년의 공백기, 지나친게 아닌가 싶은 체중 감량 등 불안 요소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경기를 복기해보자면, 전반전에는 삼성이 힉스와 가드진의 좋은 활약에 힘입어 앞서 나갔습니다.
김현수-이동엽 백코트진이 수비에서는 이재도를 잘 압박했고, 공격에서도 외곽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1쿼터를 27:19, 8점차 리드로 끝냈습니다.
1쿼터 중반에 설린저가 첫 출전을 했는데, 몸이 안 풀린건지 힉스에게 연속 실점을 했고, 더블팀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쿼터 부터는 설린저의 상대가 김준일로 바뀌어서인지 슬슬 몸이 풀리면서 득점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은 1쿼터에 좋은 경기력을 보이던 라인업을 2쿼터에 김광철-김현수-김동욱-화이트-김준일로 바꿨는데,
이 기용이 스노우볼이 되어 패배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김현수, 김동욱, 화이트가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었고 힉스의 버저비터까지 들어가며 46:39, 7점차 리드를 이어나갔습니다.
경기의 흐름은 3쿼터 초반에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삼성의 압박에 힘겨워하던 이재도가 공격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8득점을 올렸고,
문성곤, 전성현의 3점까지 터지며 3쿼터 3분만에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삼성도 김동욱, 김현수가 안정적으로 외곽슛을 성공시키며 부지런히 따라갔지만,
김준일, 이동섭이 나올 때마다 분위기가 식으며 68:66, 2점차로 역전당하며 3쿼터를 마쳤습니다.
4쿼터에는 설린저-문성곤-이재도가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리드를 이어나갔고, 한 때 13점차까지 격차를 벌렸습니다.
삼성은 김진영-김현수 백코트진이 분발하며 경기 막판 6점차까지 점수차를 좁히지만,
이른 파울 트러블과 아쉬운 이지샷 실수 등이 발목을 잡으며 92대 85, 안양의 7점차 승리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오늘 경기 안양 KGC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1) 설린저의 기대 이상의 활약, (2) 여유가 생긴 국내 선수들, 두 가지입니다.
* 설린저: 20분 출전- 17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
(1) 먼저 설린저 얘기를 해보자면, 앞서 언급했듯이 부상으로 2년간의 공백이 있었고 예전에 알던 통통한 모습이 아닌
엄청나게 체중 감량을 한 모습이 불안해보였습니다. 게다가 2주간의 격리까지 있으니 큰 기대를 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NBA 리거 클래스는 어디 안 가는거였나봅니다. 수비에서는 확실히 가로 움직임이 굼뜨고, 높이도 크게 위협적이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공격에서는 올 시즌 수비력으로는 탑 3안에 드는 힉스를 상대로도 여유있게 득점을 올렸습니다.
경기 초반 삼성의 더블팀에 당황하며 실책을 하기도 했지만, 이내 적응하며 킥아웃을 찾아 찬스를 만들기도 하고,
헬프가 오기 전에 빠르게 포스트업으로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득점 루트만 봐도 포스트업, 돌파, 스텝백 3점까지 다양한 공격루트를 가졌음은 확실합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이 4쿼터에 2대2 공격으로 설린저를 공략하라고 할 정도로, 수비에서는 아직 의문 부호가 남아있지만
어느 정도 힘으로 버티는 수비만 해줘도 안양 특유의 국내 선수들의 활동량으로 어느 정도 커버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생한 맥컬러에게는 미안하지만, 수비에서는 꼭 헬프를 가줘야 하고, 공격에서는 파워에서 밀려 외곽을 떠돌던 용병을 보다가
적극적으로 페인트존을 공략하는 용병을 보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게다가 설린저에게 더블팀이 붙으니, 패스 2번만에 외곽에 있는 국내 선수에게 오픈 3점이 가는걸보니 이래서 KBL은 결국 용병 기용이 핵심이구나 싶었습니다.
* 이재도: 18득점 (3점 3개, 60%) 8어시스트, 전성현: 17득점 (3점 4개 80%), 문성곤: 12득점 (3점 4개, 80%)
(2) 여유가 생긴 국내 선수들이라고 써놨지만, 어떻게 보면 여유가 생긴 김승기 감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설린저-윌리엄스가 어느 정도 상대 용병 수비와 보드 장악이 되다보니 오세근이 무리해서 뛰지 않아도 마음이 놓입니다.
변준형이 살짝 슬럼프이긴 하지만, 이재도-전성현이 올 시즌 쾌조의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고,
문성곤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양희종이 노련한 수비로 팀 수비력 레벨을 높여주니 팀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오늘 경기 MVP는 가장 높은 득점인 18점을 올린 이재도였습니다.
전반전에 고전하던 모습과는 딴판으로, 후반전에는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해 안양의 역전을 이끌어냈습니다.
아직 2대2 플레이에서는 상대 빅맨의 헷지에 너무 돌아나오며 공격 전개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본인 위주의 공격에서는 특유의 장거리 3점, 백보드 미들슛, 왼쪽 돌파까지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성현은 어느 정도의 스크린과 정확한 패스만 오면 굉장히 안정감있게 슛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아마 설린저 영입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선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성곤은 1년에 몇 경기 있는 3점이 터지는 날이었고, 수비에서는 한결같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제는 거의 시그니쳐 무브로 보이는 특유의 공격 리바운드에 더해 김준일의 오펜스 파울을 이끌어내는 좋은 수비까지,
양희종이 뒤에서 받쳐줘 전방위로 뛰어다니는 문성곤은 정말 완소 그자체입니다.
*삼성 주요 기록 - 힉스(21득점, 7리바운드, 6어시스트), 김현수(18득점), 김진영(11득점), 김동욱(10득점)
삼성에 대해서도 간단히 써보자면, 김시래의 아웃에도 불구하고 김현수, 김진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지만
타팀 팬의 입장에서 봐도 이해가 잘 안가는 선수 기용과, 임동섭-김준일의 무기력함이 아쉬웠습니다.
이번 시즌 1순위의 주인공인 차민석은 데뷔전이라 약간 어리버리했지만 확실히 포텐셜이 보였습니다.
올시즌 6강 진출은 어려워보이는 삼성이지만, 힉스와 재계약을 하고 내년에 김시래가 건강히 돌아온다면
김시래-김현수-힉스를 축으로 김진영, 차민석을 키워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동욱은 현 KBL 리그에서 가장 농구도사 같은 선수로 보입니다.
삼점슛 성공률은 리그 1위에, 넓은 시야와 센스있는 패싱력까지, 나이가 무색하게 삼성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수라 생각합니다.
애매한 포워드진 (김준일-장민국-임동섭)이 문제로 보이는데 차민석이 송교창-양홍석급으로 커준다면
6강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은 갖출 것 같습니다.
오늘 안양이 이겨서 글이 길어졌는데, 세 줄 요약을 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설린저는 수비에서 좀 불안한데 공격력은 NBA 클래스가 살아있다.
(2) 설린저가 공격력이 좋으니 덩달아 이재도-전성현-문성곤까지 살아나는 것 같다.
(3) 삼성은 포텐셜이 있는 팀이지만, 젊은 선수들을 잘 키워낼 수 있을지, 애매한 로스터를 정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양 KGC 화이팅입니다.
첫댓글 변준형 부활이 최대 관건입니다. 메인 볼핸들러가 되지못해서 빛을 잃은 느낌이랄까... 자신감이 많이 죽었어요. 분명 변준형이 해줘야할 때가 올텐데 빨리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맞습니다. 시즌초의 자신감 넘치던 모습이 너무 사라졌어요. 오늘만 봐도 22분 뛰면서 야투 시도가 6개 밖에 없습니다.
돌파하는거 보면 몸이 안 좋은 것 같지는 않은데, 이재도가 시즌 중반부터 너무 컨디션이 좋아서 그런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공격 욕심을 자제하는 것 같습니다.
시즌 중반 이후 변준형이 완전 엇박자죠. 들어가야할 때 슛하고 슛해야할 때 들어가고 패스 주는 타이밍이나 받는 타이밍도 자꾸 엇나가는데 주변의 기대 때문에 너무 잘하려다 그러는건지, 어서 집중해서 시즌 초같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네임벨류는 오카포 다음으로 쉐론 라이트가 있긴 했었죠..
오카포 이전 드래프트 순위 제일 높았던듯.
잘했었는데요.
언급은 잘 안되더라구요.
전 안양이 더 무서워 질 수 있는 이유가 문성곤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즌 초반 잃었던 3점 감각이 후반기 들어 점점 살아 나고 있어요. 지난 시즌에도 후반기로 갈 수록 3점 성공 확률이 올라갔거든요. 올 시즌도 비슷하게 흘러 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문성곤 선수의 3점이 작년만큼 살아난다면 인삼은 더 강해질거라 생각됩니다. ㅎ
아후 그냥 속이 다 시원 하더라구요. 저는 이런 류의 운동능력은 좀 떨어져도 설렁설렁 한듯 센스있게 때론 우직하게 득점 하는 스타일이 좋더라구요. 리바운드도 나쁘지 않더군요.무엇보다 뭔가 파이팅이 있어 보여서 울상인 맥컬러 보다 맘에 듭니다.맥컬러 정들어서 아쉽긴 하지만요.변준형이야 뭐 이정현도 한때는 식스맨이었으니 군대 다녀오고 하면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 날거라 봅니다.불꽃카리스마 민석도 기대됩니다
중요할때 득점을 넣어 줄 선수는 이런선수죠. 김승기 감독이 맥컬러에게 원하던게 딱 이런건데 솔직히 맥컬러 데려온건 최악의 한수였죠. 1년 반동안 실전 무대를 뛰지 않았고 2주격리 후 이틀 손 발 맞췄지만 기본 bq가 좋은 선수라 그런지 선수들 움직임을 보면서 플레이 하더라구요. 조금 더 몸이 올라오면 더 무서울거 같네요.
오늘 콜 중 일부가.. 각 팀에서는 억울한 경우가 많았던 듯요. 양희종 선수나.. 김현수 선수나.. 그리고 변준형 선수는 슛감도 안좋고 중간에 절뚝이는 모습도 보여서 걱정되는데..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인상적이었던 것은 3쿼터 쯤이었나 설린저 선수가 전성현 선수 3점 찬스 만들어줬었는데, 들어가진 않았지만 아마 바로 안양이 리바하고 패스 몇 번으로 결국엔 득점 성공한 장면 다음에.. 설린저 선수가 웃으면서 전성현 선수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또 설린저 선수가 앤드원하고나서 근육 자랑하는데 전성현 선수가 와서 그 근육 만져보는(?) 퍼포먼스도 기억에 남구요.
수비 활동량이 떨어지는 모습이긴 했지만 포스트에서 버티는 힘이나 공을 못잡게 몸싸움을 강하게 하는모습이 나쁘지 않아보였습니다. 활동량은 체력의 영향일수있으니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 기본적으로 농구센스가 상당해보입니다
설린저 좋네요. 저는 임동섭 김준일이 콤비로 삼성을 재건할거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구단에서 기대 접나봅니다. 그리고 왜 크트는 김현수를 무상으로 보냈는지... 프런트... 지금 슈터로 나오는 김종범 부상 조상열 엔트리 제외 오용준 출전 5분 가량 인데..
임동섭 김준일이 나오면서 팀이 무너 지더군요. 안타깝네요. 그나저나 김현수 좋던데 진짜 왜 준건지. 가드는 아낌없이 퍼주는 크트인가 봅니다. 허훈만 주구장창 돌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