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재론적 외로움 ]
모든 사람은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생각과 욕망, 외모와 행동이 각기 다른 유일무이한 사람들이 모여 인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음에도 우리 사회는 ‘평균’이라는 단어를 신성시하며 갖가지 평가 도구들을 통해 사람들을 ‘평균’에 근접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균’적이지 못한 인간은 처벌을 통해 규범의 틀 안에 가두거나 ‘엉뚱하다’는 꼬리표를 붙여 사회 밖으로 밀어내려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평범한 사람들은 획일과 표준에서 안정감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집단적 압박과 차가운 시선이 두려운 대부분의 사람은 남들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질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모나지 않게 남들처럼 살라고 해도 나 자신은 나만의 유일한 사고와 감정으로 살아가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순간, ‘외로운 존재’라는 사실도 함께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자신과 똑같은 사람이 하나도 없으므로 인간은 필연적으로 외롭습니다.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에 있어도 나만큼 완벽하게 나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존재론적 외로움은 불가피하게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존재론적 외로움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자유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불행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존재론적 외로움을 자각하고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한계를 받아들일 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이 세상 누구도 자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므로 자신이 고립된 존재라고만 생각한다면 존재론적 외로움은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함께 있는 낯선 존재들입니다. 많은 것을 공유하며 가까워질 수는 있지만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심지어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마저도 내 마음속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는 없습니다. 오직 자신 외에는 누구도 내면의 깊은 곳까지 온전히 들여다볼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이 세상에 유일한 존재라는 자각에서 촉발된 존재론적 외로움은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언젠가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숙명입니다. 애써 외면하고 무리 지어 다니며 잊어버리려 해도 끝내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존재론적 외로움인 것입니다.
누구도 당신을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듯이 당신 또한 다른 누군가를 깊이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내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온전히 이해하는 남편은 없으며, 아이들이 어떤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성장해 가고 있는지 자세히 아는 부모도 없습니다.
어느 날 존재론적 외로움과 마주친다면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고독감이 밀려온다면 이 또한 자연스럽게 품어주시기 바랍니다.
고독은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원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과잉 자극 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자신의 실존적 외로움을 부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외로움을 자기 성장의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외로움을 이해해 달라고 강요하기보다 작은 경험이나 감정을 공유하며 연결감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은 유일한 존재이고 그래서 모두가 실존적 외로움에 언젠가는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실존적 외로움은 인간 조건의 일부이지만 그것을 자기 성찰과 인간관계의 깊이를 더하는 자원으로 활용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롭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사)지역산업입지연구원 원장 홍진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