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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1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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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 마지막 : 요안네스의 작위 포기. 새로운 가주 니키타스.
니키타스는 브레시아의 영주였다. 백작이나 아직 8살인 니키타스는 시니컬함과 난폭한 면을 보이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떡잎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탈리아 문화가 지배하는 롬바르디아 공작령에서 그는 그리스어를 사용했으며 머리부터 그리스 정교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그런 소통이 불가능한 곳에서 그를 보좌할 인물도 없다는 점에서, 그의 불운은 시작됐을 것이다.
그는 가주였다.그러나 아직은 무력했다.
니키타스는 아버지의 말을 따라 그리스인 여자를 데려와 자신의 교육자로 삼았다. 그의 자질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그리스인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랄리스-라울 가문은 그리스인이어야 한다는 것은 늘 가지고 있던 신념이었다.
그의 외가 친척인 베르나보 비스콘티는 용감하나 무능하였다. 그리고 뼛 속까지 이탈리아인이었다. 비록 어린 니키타스에게 백작위를 준 가문이었으나, 니키타스의 어린 맘으로는 삼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만약 그가 제대로 성장만 한다면 니키타스는 그의 밑에서 잘 지낼 수 있을까? 그들 사이에는 이미 불화가 보이고 있었다.
성장을 한다면,이야기이다.
니키타스는 가끔 섭정에게 브레시아가 돌아가는 모습을 물어봤다.
섭정 포레스티노는 그에게 사정을 제대로 알려준 적이 한번도 없었다.
백작은 모르는 사실이었다. 말도 잘 안통했으니.
그가 크는동안 아버지와 어머니는 딸 하나를 또 낳았다.
참 많이도 낳는구나, 니키타스는 생각했다. 만나지도 못하는 남매가 무슨 소용이라고.
니키타스의 브레시아는 이미 신앙의 위기가 나타났다.
참된 신앙을 버리고 카톨릭으로 개종하려는 무리들. 감히 로마에서 왔으면서 정교를 버리려 하다니, 말이 되는건가? 니키타스는 늘 단호하게 개종을 명했다.
유럽의 서쪽은 라울 가문이 신경쓰지 않은 사이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상한 콩과 깃털로 물물교환을 신청하던 무리들은 북유럽만이 아니라 히스파니아의 가운데부분을 통째로 점령하였다.
영국의 플랜태저넷 가문은 프랑스를 집어삼켰다. 더이상 프랑스라는 국가는 없었다.
이제 우리도 대비해야 하지 않나? 니키타스는 섭정에게 물었다.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섭정의 반응이었다.
섭정을 잘못 맡긴 것일까. 니키타스의 교육자이자 섭정의 아내는 그가 야심을 가지는 기미를 보이자 바로 야심을 꺼트렸다.
뭔가 높이 올라갈 필요가 없는 것일까? 니키타스는 생각했다.
비록 니키타스의 야심은 꺼트렸으나, 그의 난폭함에서 오는 확장욕은 꺼트릴수 없었다.
섭정은 알고 있었다. 그 마음을 이용하기 위해 그에게 그리존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하였다.
주장할 수 있었고, 전쟁도 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니키타스는 멋도 모르고 좋아했다.
섭정이 바라던 바였다.
마침 그리존스의 백작은 감옥에 갇힌 상태. 어린 나이였지만 니키타스는 자신에게 승리의 기회가 왔음을 느꼈다.
"포레스티노, 저들에게, 선전포고를, 날려."
"어떤 이유로 말씀이십니까?"
"(너도 알잖아.) 나는, 그리존스, 권리, 갖고 있어. 저들, 땅을, 빼앗을 거야."
"뭐,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그리 이르겠습니다."
섭정은 돌아섰다.
그리고 참사회로 향했다.
몽골군이 어느새 키예프까지 점령했다는 소식은 롬바르디아까지 급보로 들어왔다.
서로는 이방인 제국, 동으로는 몽골인. 내가 서고 있는 이 땅은 언제쯤 안전해질까.
니키타스는 나이에 비해 조숙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미 랄리스-라울 가문에 가주였기 때문이리라.
그는 좋은 군주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참사회의 일원이 그에게 찾아온 것은 그 때였다. 가신의 목소리에 니키타스는 깨어났다.
"주군, 당신을 경외하며 말하니, 지금 참사회로 와주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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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말해 주십시오."
"지금, 무슨, 일이, 있어?"
"물론입니다. 급한 일이죠. 빨리 오십시오."
가신은 두고 볼 것도 없다는 듯, 곧장 참사회로 향했다. 니키타스는 그를 따라갔다. 롬바르디아어는 어렵다고 생각하며.
"주군, 다시한번 묻겠습니다. 왜 그리존스에 대한 권리가 당신에게 있다는 거죠?"
"너가, 말했잖아. 내게. 나에게, 그리존스에, 대한, 권리가, 있다면서."
"주군, 제가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지금 이곳에 온지 몇년 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대로 우리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예 당신네 가문(니키타스는 여기서 그가 웃는 모습을 본듯 했다.)은 아예 이 곳과는 상관이 없는 곳에서 왔습니다. 이 곳과 전혀 관계가 없는 당신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너가, 말했잖아. 너가, 말했잖아!"
"전 말한적이 없습니다."
"너가, 말했잖아!"
니키타스는 울음이 나오려 했다. 그러나 그는 가주였으며, 로마 제국의 귀족이었던 가문이었다. 울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마른 눈으로 섭정이 자신을 미친 놈이라 호응을 이끄는 것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성에 있던 한 탑에 갇히게 됐다. 더이상 그는 그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 곳은 축축하고 먹을 것도 잘 안주었다. 그들은 그를 잊은듯 했다. 백작은 나날이 수척해져갔다.
니키타스가 없어도 전쟁은 진행되고 있었다.
그 말을 하인들의 잡담에서 들은 니키타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권리는 부정당했다. 어째서 전쟁이 끝나지 않는거지?
어째서지?
"백작님, 정말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다니까. 그게 어려워?"
"전, 잘모르겠어요. 백작님은 정말 굉장하세요. 왜 백작님은 그렇게 똑똑하신데 여기 계신 거예요?"
글쎄, 그도 몰랐다. 그도 알 수 없었다. 백작은 대답하지 않았다.
섭정의 아이는 착했다.
"제가 그럼 자주 놀러올께요. 그럼 되지 ㅋㅋㅋ"
"응, 자주 놀러와. 나중에 한번더 탑 속을 모험해보자고 ㅋㅋ"
만약 섭정의 아이가 아니라면 얼마나 좋을까. 백작은 생각했다. 그는 섭정의 명으로 갇혀서 섭정의 아이와 놀고 있었다.
오직 그 아이만이 그와 놀아주었다. 백작은 씁쓸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전쟁은 백작군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었다. 남은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교육자는 끝까지 그를 자기 맘대로 교육시켰다.
마치 향상심을 가진 공작을 향상심을 억누르려 했을 때처럼, 겸손하게 살려한 백작에게 프라이드를 심어주었다.
그는 이미 갇힌 몸이었다. 자부심이 필요했을까.
백작은 교육자를 믿을 뿐이었다.
이제 머지 않았다. 어쩌면 섭정의 야욕이었을지 모를 그리존스 강탈전쟁은 니키타스가 없음에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신은 그런 야욕을 두고보지 않았다.
백작을 탑에 가둔 후의 환경은, 백작을 어른이 되기도 전, 삶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세상을 떠나게 만들었다.
백작이 야심차게 했던 전쟁은 끝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섭정의 야욕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다시 가주는 니케타스의 아버지였던 요안네스에게로 옮겨졌다. 요안네스가 차지한다면, 그 땅은 온전히 요안네스의 것이 되리라.
니키타스가 브레시아를 맡은 몇년간, 요안네스에게도 변화는 있었다.
그의 아내 마리는 할 일이 없어 주눅든 남편을 보기 힘들었기에 포캐키의 백작위를 맡겨두었다.
그리고 그는 카톨릭으로 개종한 상태였다.
니키타스가 그렇게 롬바르디아 인물들과 갈등을 겪으며 정교를 지킨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던가. 요안네스에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신앙심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냥 마리가 믿는 종교를 믿은 것 뿐이었다.
그리고 이제 그에게 주어진 것은 종교와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그는 아들의 사정을 잘 몰랐다. 그랬기에 아들의 과업을 이루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카타리나 비스콘티. 그녀의 아들. 그는 그의 아들이 이루고자 했던 것을 꼭 해내고 싶었다.
롬바르디아 공작은 자신의 여왕 마리와 싸우고 있었다. 지금이 기회다. 요안네스는 생각했다.
"브레시아의 상비군을 포캐키로 오라고 전해라."
마침 브레시아로 롬바르디아 군이 오는 상태였다. 의심도 사지 않았다.
요안네스가 바란 대로였다.
요안네스는 그리존스의 권리를 이유로 베르나보 롬바르디아 공작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제 2차 그리존스 점복 전쟁이었다.
그리존스를 점거하기 시작할 때까지, 백작은 롬바르디아의 군사력에 대해 과소평가 하고 있었다.
롬바르디아 공작은 혼자 싸우지 않았다. 그는 아키텐과 동맹을 맺고 있었다.
노도와 같은 아키텐의 공격은, 마치 한줌 정도나 있었다는듯 요안네스의 군대를 박살내버렸다.
그 소식을 들은 요안네스는 고개를 숙였다. 그랬다. 그의 일은 늘 그런식으로 진행됐었다. 슬퍼할 기운도 없었다.
내 대에는 더이상 뭔가를 하기 힘들겠구나, 요안네스는 직감했다.
그래서 그는 전쟁 중임에도 나폴리 왕국의 수도로 향했다. 반드시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내가 이사키오스를 교육시키고 싶은데, 괜찮을까?"
"아는 것도 없으면서요?"
"꼭 그러고 싶어. 이제 얼마 안남은거 알잖아?"
"...참 쉽게 말하네요. 할 거 다했다 그건가요? 놀거 다 놀았으니 죽어도 된다?"
"그럴리가. 당신의 고귀함에 경의감을 느끼며, 결코 그렇지 않아. 이제 난 얼마 안남았어. 이 아이가 마지막 희망이야. 잘 기르고 싶어. 부탁이야."
"...부탁할 필요 없어요. 데려가요. 당신 아들이잖아요. 잘 기르기만 해요."
"..당신의 위대함에 찬사를 보내며, 반드시 이 아이를 위대하게 만들겠습니다, 여왕 전하. 감사합니다."
"어울리지 않게 존댓말은 ㅋㅋㅋ"
백작은 마주 웃으며 이사키오스의 방으로 향했다.
로마인으로서 이사키오스는 길러질 것이다.
그가 못했던 것을 그의 자식은 하게 될 것이다.
요안네스는 생각했다. 그리고 기원했다.
그와는 별도로 그의 전쟁은 마무리지어야 했다.
그는 그동안 벌린 돈으로 용병을 사기로 했다. 마지막 승부수였다.
그마저도 돈이 부족하자, 그는 결국 유대인에게 돈을 빌리기로 결심했다. 백작은 이 전쟁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리고 그가 가르치는 이사키오스도 근면하게 크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기쁨은 오직 이사키오스의 모습 뿐이었다. 부디 잘 크기를. 아비는 못났지만, 넌 자랑스러운 랄리스-라울 가문의 수장이 되거라. 그는 늘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워낙 오랫동안 타지생활을 해서일까. 그는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는 기술이 좀더 늘었다.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었기에, 이 능력은 몸에 스며들듯 그에게 들어왔다.
백작군은 그리존스를 모두 점령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아키텐이나 롬바르디아군을 없애는 방법 뿐이었다. 마침 나폴리군은 롬바르디아군을 상당히 타격 입힌 상태였다.
가능하다. 백작은 생각했다. 이제야 전쟁의 기세가 바뀔까.
그리고 그 와중에 백작의 사람 다루는 기술은 적어도 이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물론 아직까지는 실패한 것이 더 많은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성장할수록, 이사키오스는 배울 것이 많아진다. 백작은 그렇게 생각했다.
백작군은 롬바르디아군을 깨부수며, 서서히 판도를 바꿔나갔다. 정말 승리할 수 있을까? 백작은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온 소식은 백작을 기쁘게 했다.
롬바르디아 백작위 조작 성공. 불과 몇년전 섭정이 니키타스에게 행했던 거짓말은 잊혀진 상태였다. 이제 자신이 살아있기만 하다면 롬바르디아는 랄리스-라울 가문의 것이 될 것이다.
살아있다면 말이다. 68세의 요안네스는 생각했다.
그리고 요안네스는 실소했다. 죽고 싶다더니, 결국 살고 싶던 거였나.
이제 롬바르디아 군은 당분간 숨어지내야했다. 백작은 이제 더 북쪽으로 원정을 결정했다.
저 풍요로운 아키텐으로. 아키텐의 대군을 치자.
마지막 승부수를 위해, 백작군은 움직였다.
그리고 일어난 브장송 전투.
이 전투로 승세는 정해질 것이다.
그 무렵, 그의 아들은 그에게 말을 했다.
"아버지, 하느님은 정말 위대하신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그런 위대한 분을 알게 된다는 것은 행복한 것 같아요."
"안돼."
"네?"
"안된다고."
백작은 용납할 수 없었다. 내 자식이 승려같은 놈들과 한패가 된다니!
"저 그럼.."
"안돼."
안된다.
브장송 전투는 패배했다.
백작의 꿈은 다시 무너졌다.
백작은 오직 화이트피스를 맺는 것으로 이 싸움을 그만하기로 했다. 더이상 용병을 쓸 재력도 없었으며 병력도 없었다. 그나마 저들이 자신의 사정을 모른다는 것이 위안이었다.
백작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오열하였다. 미안하다 아들아. 미안하다.
그 뒤로 그에게는 좋은 일이 없었다.
순례를 갔다온다고, 그가 신심을 얻을 수 있었을까? 아니었다. 그저 기독교도로서 행해야할 의례를 거친 것일 뿐.
그리고 그가 잘 기르고자 했던 그의 아이는, 그는 몰랐으나 그저 평범하거나 더 떨어지는 영주로 클 뿐이었다.
그가 바라던 것들은 잘 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나버렸다.
향년 72세. 결코 짧지 않은 생이었으나, 그가 한 것은 거의 없었다. 오직 그리스에서 추방당한 귀족이었을뿐.
그의 꿈은 이사키오스가 물려받았다.
그러나 그가 꿈꾸던 복수가 잘 이뤄질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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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좀 넘어서부터 쓴 것 같은데, 어째서 시간이?(....)
원래 조금 넣으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여기까지는 써야지 내용이 맞지, 하는 마음이 계속 들어서 50장을 채우게 됐습니다. 결국 누가 보는 것보다 본인 위주로 쓴다는게 느껴지는게(..)
재밌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어둡고 칙칙하게 가는건가 죄송하네요. 만약 그렇다면 새벽에 쓰는 거라 머리가 어떻게 된거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ㅜㅜ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ps. 이번 연대기를 올리려고 할때마다 스팸 같다고 뒤로 가게 하는 경고문이 뜨네요. 뭐가 문제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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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결국 1대 요안네스는 본인이 한건 죄다 실패했고, 처가의 힘으로 생존은 이루게 된거네요...ㄷㄷㄷㄷ
니키타스 안습...ㅠㅜ
그러니 남자는 결혼을 잘가야 합니다(?) 용병이 그리 비쌀줄은 몰랐습니다. 쓸 수가 없네 ㄷㄷ
못난 플레이어를 둔 니키타스에게 미안합니다ㅜㅜ
삭제된 댓글 입니다.
왜 게임만하면 아청백작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ㅜㅜ
무익한 세월. 무익한 노동
그래서 연대기 소재로 유익했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