首丘初心인가 ? 죽을 때가 다 되었는가 ?
새벽에 일어나서 신문을 뒤적이고 있는데 불현듯 고향땅을 밟고 싶은 마음이 일어 옷을 단단히 입고 배낭을 메고 나서니 아내가 어디 가느냐 묻는다. 마산서 친구와 약속이 있어 갔다가 저녁에 올라 올거라고 둘러댄다.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서 7시 30분 마산행 버스를 타서 정확히 4시간 걸려 마산에 내린다. 차를 타지않고 걷기로 마음 먹고 물어물어 걷는다. 3.15의거탑 몽고정을 지나고 무학 초등학교를 지나 마산중학교를 들어선다. 내가 다닐 때는 학교 건물이 판자집 가교사였는데 지금은 건물이 깨끗하다. 운동장을 둘러보고 마산고등학교로 향한다. 야구부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옛날에 있던 교실옆 연못이 그대로 있다.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앞에 있는 완월초등학교로 향한다. 완월초등학교 마산중학교 마산고등학교 해서 엎어지면 코 닿는곳 세곳을 다녔다. 운동장에 커다란 프라타나스 고목들이 있었는데 모두 없어지고 대신 느티나무들이 서 있다. 이미 고인이되신 5.6학년 담임 선생님 생각이 난다.
인애원 (고아원) 뒷쪽 내가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살던 일본관사집을 찾으니 찾을 수가 없다. 7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으니 전부 바뀌어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다. 하는수 없이 찾기를 포기하고 마산여고 앞쪽을 향하여 걷는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살던 신월동 집으로 가서 살펴본다. 한 아주머니가 집을 찾습니까 한다. 예, 옛날 제가 살던 집을 한번 보고싶어 왔습니다. 앞마당에 나무를 심곤 했었는데 너무 좁아져서 답답하기만 하다.
할머니 손을 잡고 다니던 복수사(관음사)를 찾아 나선다. 무작정 걸으니 걸을만 하다. 확실히 공기가 서울보다 좋아서 그런지 걸어도 피곤하지를 않다. 산복도로를 계속 걸어도 관음사가 보이지 않는다. 한 5년전에 도로변에 있었던것 같은데 찾질 못하겠다. 만날근린공원 가까이까지 갔다가 다시 뒤로 돌아서 걷는데 그때사 보인다. 그냥 지나쳤던 모양이다. 절에 들어가 보니 인기척이 없다. 그 옛날 있던 커다란 바위와 호랑가시나무는 지금도 그대로이다. 법당으로 들어가 보기도 뭐 해서 빙 둘러보다 그냥 나왔다. 한창 걷다가 택시가 보여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4시40분 표를 끊어 서울로 돌아왔다.
아무런 일도 없이 차비만 쓰고 왔지만 마침 요즘 집에서 쉬고 있어서 마산 공기를 마시고 마산 땅을 밟고 마산 앞바다도 보고 무학산도 바라보고 오니 뭔가 미루어 두었던 숙제를 한 기분이 들어 좋다. 24.1/23 |
첫댓글 명문 마산고 출신 56학번 허상영 친구가 생각나네요.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