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1545~1598)장군의 <亂中日記(난중일기)>에 나오는 말입니다. 군인이 전쟁터에 나아가서 살아남을 궁리만 하다가는 오히려 죽기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죽을 각오로 싸운다면 반드시 살 길이 생긴다는 말이 되는 것이지요.
이 말은 비단 전쟁터에서만 통하는 진리는 아닙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삶의 모든 원리에 적용되는 원칙이라 생각됩니다. 어려운 고비에 처했을 때, 죽음을 각오하고 나의 최선을 다해서 힘써 나아가면 반드시 길이 뚫릴 것입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는, 뜻이 없어서 나약해지고 노력을 하지 않아서 성취를 이루지 못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음을 흔히 봅니다. 인생의 각오 중에서 죽을 각오처럼 무서운 각오는 없습니다. 이 각오가 서 있느냐, 그것이 문제입니다.
"고로 장군에게는 다섯의 위기가 있다.
필히 죽기만을 생각한다면 살해될 것이고, 필히 살기만을 생각한다면 포로가 될 것이다.
분노와 빠른 속도만을 생각한다면 수모를 당할 것이고, 청렴과 결백함만을 생각한다면 치욕을 당할 것이다. 또한 병사를 너무 아끼는 장군은 번민에 빠진다."
선비 생각건대, 원래 孫子(손자)에서는 必死(필사)의 각오로 싸우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무모하게 덤비는 것은 피살되기 딱 알맞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제시했습니다. 즉, 수치스럽게 살기를 도모하는 것만큼이나, 무모한 죽음도 장군된 자가 피해야 할 요건으로 본 것입니다.
그런데, 吳子(오자) 治兵(치병)편에 '必死則生,幸生則死(필사즉생 행생즉사)'라 나오네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요, 요행으로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뜻이겠지요.
두 병서가 상반된 시각으로 서술하였습니다만, 손자는 장수된 자의 자세를 논한 것이고, 오자는 전투에 임하는 자의 자세를 논한 것이니,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모두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2. 死卽必生 生卽必死나 必死卽生 必生卽死는 미묘한 어감의 차이는 있겠으나, 본의는 큰 차이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3. 卽과 則
卽곧 즉
1. 여기서 '곧'은 '바로, 때를 넘기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의 의미.
2. '다시 말해서, 바꾸어 말하면' [대등관계?] 色卽是空 空卽是色
3. 만약, 혹은, 만일.
則곧 즉, 법 칙 [원음은 '측']
어조사로 쓰일 경우[곧 즉]
1. ~하면, ~할 때에는. 弟子入則孝, 出則弟
2. 만일 ~이라면, 혹은 ~한다면.[인과관계?]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
3. 은, ~에 이르러서는. 仁則吾不知也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요즘은 별 구분없이 쓰는 卽과 則도
사실은 구별해서 써야 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