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귀신은 고대 자연신에서 비롯된다. 『삼국지』·『사기』등에 '삼한은 5월과 10월 농번기·농한기에 노래와 춤으로 귀신을 섬기고 죽은 영혼을 보내는 의식을 행하였다.' '귀신이 머무는 장소는 헌집·사당·부엌·산·들로서 일반인들이 잘 닫지 않는 후미지고 더럽혀진 곳이었다.' '귀신들에게 제사·영송의식(迎送儀式)을 행하는 사람이 자충·무당·천군이다.'고 했다. 통일신라 때에 천신, 천사, 산신, 용신, 일월신, 역신(疫神), 귀신, 여우신, 조수신(鳥獸神), 영혼, 사직신 등이 나온다. 고려시대에는 세신(歲神), 하백, 조상신이 나오고, 이조시대에는 바다신, 별신, 왕공신(王功神), 묘신, 농신, 누에신, 구망신(勾芒神), 추위신, 말신, 포신(哺神), 방위신 등으로 불어난다.
무교(巫敎)에서는 삼신, 제석신, 시왕, 삼불(三佛), 만명, 어비공주, 법우화상, 성황당, 대감신, 태자귀신 등이 있다. 민간신으로 5곡신, 창고신, 변소신, 감신, 태자귀신, 두창신, 뱀신, 벌레신, 동물신, 고기신, 돌신, 바위신, 나무신, 풀신, 간지신, 병신, 마귀, 정령, 도깨비 등이 있다.
*천신은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서 환인·환웅·왕검을 모시는 3신제석제를 무당들이 주관하여 올렸다.『조선무속고』이능화. 이렇게 지정된 신보다는 하늘의 신명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면 감응한다해서 이름 없는 천신들을 끝없이 신앙해 왔다.
*천사는 천신의 심부름꾼이다. '신라 26대 진평왕 6년 천사가 옥대를 갔다 바쳤다.'『삼국유사』
*산신은 고려시대에 매년 봄·가을에 덕적·백악·송악·목멱산 산신께 기은제(祈恩祭)를 드렸다. 조선시대에는 매년 4악신(지리산, 서울 삼각산, 개성 송악산, 정평 비백산)과 14령(치악, 계룡, 죽령, 무불, 주홀, 금성, 한라, 목멱, 오관, 우이, 마니, 감악, 의관, 백두)에 신위를 모시고 제사 드렸다. 각 마을마다 북쪽 진산에 산신을 모시고 제사 지냈다. 사찰의 산신각에….
*용신은 신라 30대 문무왕이 호국용신이 되었다. 백제의 무왕과 고려왕씨가 용의 자손이므로 몸에 용비늘이 있다 해서, 고려 때 합굴(合窟)과 군산도에 용신을 모시고 엄숙하게 제사를 지냈다. 조선시대에는 강·바다·내·호수·나루를 숭상하는 신앙으로 번져나갔다. 공주 웅진, 양산 가야진, 서울 노량진, 장단 덕진, 평양 대동진, 의주 압록강, 경원 두만강의 7독신(瀆神), 충주 양진, 양주 양진, 장연 장산곳, 안악 하사진, 안주 청천강, 평양 구진, 회양 덕진, 영흥 비류에서 가뭄·질병·재앙 등이 있을 때 마다 용왕제를 지냈다. 사찰의 용왕당에….
*호국신은 고구려 자객 백석으로 부터 내림·혈례·골화의 호국신들이 여자로 변신하여 김유신을 구원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위인·열사·충의·장졸들의 혼령을 기렸는데, 신라에서는 전왕을 모시면 종묘, 인류의 공훈신을 모시면 제실(祭室)이라 했다. 구월산 삼성사에서 매년 봄·가을로 환인·환웅·단군의 제를 모셨다. 숭전전에서는 단군과 동명성왕, 숭인전에서는 기자(箕子), 경주 숭덕전에서는 박혁거세, 남한산성 온조왕묘에서는 백제왕, 경기도 마전 숭의전에서는 고려 태조 등을 모시고 춘추제를 지냈다. 호국신을 숭배함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군인·백성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일월신은 천체신앙으로 해와 달이 조수간만의 차이를 통하여 인간의 생리를 조절하고 생성과 휴식을 주기에 유사이전부터 깊이 신앙해 왔다. 정월 대보름의 달맞이 풍습(연오랑과 세오녀)과 첨성대(별점 치는 곳)가 전통이 되어, 조선시대에는 입춘 후 진일(辰日)에 서울 남교에서 영성(靈星)을 모셨다. 봄·가을에한강 서교 국조당에서는 천신제, 남쪽에는 풍운뇌우신(風雲雷雨神)제를 지냈다.
*역신은 사람과 제상에 질역(疾疫)을 주는 귀신이다. 처용부인을 유혹하고 수로부인을 납치한 것을 비롯하여 선덕여왕이 병이 들었을 때 밀본법사가 약사경 독경하니 6환장이 날아가 늙은 여우 한 마리와 법척을 찔러 죽였다. 또한 활의 명수 거타지가 바다용의 요청으로 괴신을 살해하고 보니 늙은 여우의 정(精)이었다는 것이 역신이다.
*금수신은 신라 21대 소지왕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을 때 까마귀와 쥐가 나타나 울었다. 까마귀를 따라 가다가 길을 잃었는데, 한 노인이 나타나 '왕의 밀실에 있는 거문고 갑을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 하여 거문고 갑을 쏘았더니, 한 궁녀와 수도인이 간통하고 있었다. 그후 대보름 날 까마귀·쥐신에게 약밥을 주는 풍습이 생겼다.
*혼신은 인간의 영혼이 곳곳에 나타나 갖가지 교훈을 남기고 있다.
*사직신의 사(社)는 토지신으로 동쪽에 두고, 직(稷)은 곡식신으로 서쪽에 두어 신은 남북을 향하게 하였다. 고려의 종묘사직은 성종 10년에, 조선은 태조 3년에 만들어졌다. 사에는 후토씨(后土氏), 직에는 후직씨(后稷氏)를 각각 안치했다. 각 주·현에 성의 서쪽에 제단을 설치하고 서울에서는 왕이, 지방에서는 지방장관이 오곡의 풍요를 위해 제사를 지냈다.
*세신은 『해동역사』에 '고려 동쪽 동굴에 세신이 있다.…항상 정월 보름에 신맞이 제사를 지내는데 팔관제라 한다'고 했다. 팔관회는 신라 진흥왕 때 불교의 여덟 가지 계율을 지키고 죄를 참회했다. 고려시대에는 경향각지에서 정월 15일부터 연등을 했다. 고려 태조는 '전왕 때부터 매년 팔관재를 지내고 복을 빌었다.' 며 유희로서 부처님과 신을 기리고 우국충절의 혼령들을 위로했다.
*성황신은 각 성읍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여귀는 제사를 받아먹지 못하는 귀신이다. 서울에서는 한성부원이 7월 보름·청명·10월에 각각 한번씩 제사를 지냈다. 모든 원한에 의한 질병·액난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무신는 무당이 모시는 3신(환인·환웅·단검)과 제석, 시왕(염라국의 10대명왕), 3불(아미타불·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 만명(김유신의 어머니), 어비대왕(처용)과 바리공주(처용의 아내)로 어비는 무섭다, 바리는 버렸다는 말이다. 법우화상(지리산 성모천황과 결혼하여 8선녀를 낳음), 성황신, 대감신(유비·장비·관운장), 토지신, 수문신(출입문신), 왕래대감(떠돌이 귀신), 성주대감(집안신), 태자귀 등인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