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있는 시간 / 법상 스님
하루 중
우리가 '그 냥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냥 있는 시간이 얼마나 있었는가요?
무언가를 하고 있는 시간 말고
그냥 있는 시간 말입니다.
우린 늘 무언가를 하고 있지
잠시도, 한 순간도 그냥 있지를 못합니다.
일을 하고 있거나,
생각을 하고 있거나,
TV를 보고 있거나,
신문을 보고 있거나,
미래의 구상을 하고 있거나...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가만 살펴보면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지
그냥 있은 적이 얼마 없었단 말입니다.
생각도 하지 말고,
그렇다고 좌선이라고 이름 짓지도 말고,
TV도 끄고, 책도 덮고, 판단도 잠시 접어두고
아무런 행동이나 기대도 하지 말고
그냥 있어 본 적이 있었는가 말입니다.
그냥 있을 때
그 때 우린 비로소 휴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때 비로소 비울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뒤떨어지는 것 같다거나
좀이 쑤셔서 못 견딜 것 같은 이유는
우리가 그동안
그냥 있지 못하고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머리를 굴리고 있다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고
과거를 떠올리고 미래를 계획하며
성불하려고 애쓴다거나
그 어떤 작은 노력이 있어도
그것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있는다는 것은
그~냥 그냥 있는 것이지
그 어떤 것을 도모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그냥 있기가 쉽지
무엇을 하는 것은 어려운 법이지요.
그런데 그냥 있질 못하고 살다 보니
새삼 그냥 있기를 연습하려 해도
잘 안 된단 말입니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고,
그 어떤 바램도 잠시 덮어 두고,
명상이니 참선이니 이름 지을 것도 없고,
순수하게 다 놓아 버리고 그냥 있어 보세요.
우리 속 뜰이 더 잘 보이고,
더 깊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은 맑은 휴식을 필요로 합니다.
출처 :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