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코스경주 → 경주 시내권 → 대릉원(천마총) → 첨성대 → 계림 → 안압지 → 국립경주박물관(성덕대왕신종) → 통일전 → 서출지 → 분황사 → 골굴사 → 기림사 |
가을, 경주로 떠나는 내 인생 두 번째 수학여행
-쪽빛 닮은 가을 바람 타고 경주시내나들이
“어렸을 땐 주변에 온통 커다란 무덤(?) 밖에 없어서 경주가 싫었어요.”
경주가 고향이라는 혹자의 얘기다. 경주를 고향으로 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부러운 푸념이기도 하다.
그만큼 경주는 도시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신라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오죽하면 경주를 뚜껑없는 박물
관이라고 했겠는가. 게다가 고대 천년 통일신라시대는 해학과 예술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 유네스
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도 52개나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주역(이나 경주터미널)에 내려서면 일단 욕
심이 앞선다.
지도 곳곳에 표시된 경주 관광지들에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일념이‘불끈 불끈’ 솟는 것. 하지만 일
단정지. 이런 마음으로 나섰다간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경주에 머물러야 할지 모른다. 욕심을 버리자.
마이카족이 아니라면 더더욱 욕심을 버리자. 타박타박 제 발로 찾아다니는 경주 시내권 관광만으로도
이번 가을이 풍성해 진다. 시작해 보자. 쾌청한 가을 바람에 내 몸을 실어 경주로 떠나는 인생 두 번째
수학여행.
수학여행코스였던 불국사, 석굴암은 빼고?! |
|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신라박물관인 경주. 야간조명을 받은 임해전지 모습이 고풍스럽다. |
“자~ 여기서 단체사진 찍자.”
경주여행 중에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초등학교, 중학교, 누구든 유년시절 한번쯤 수학여행 코
스로 다녀왔을 이곳의 2006년 가을풍경은 기억 속 수학여행과 다르지 않다. 신기하리만큼 비슷하다. 그
래서 일까. 불국사와 석굴암은 경주여행코스에서 빼고 싶은 묘한 심통이 이는 것은.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경주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경주시가 추천한 관광코스를 따
라 지도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여행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역사시험 주관식에 꼭 나왔던 천마총 다시보니 공원같아 |
| 대원릉 고분 중 유일하게 내부가 공개된 천마총, 예나지금이나 수학여행 1번지다. |
욕심을 버리고(?) 발걸음을 옮길 첫 번째 목적지는 대릉원이다. 대릉원은 경주 곳곳에 산재한 고분군중
가장 큰 규모다. 역사 시험 주관식 답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던 ‘천마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추
왕릉, 황남대총 등 23기의 고분이 있는 이곳은 고분군 보다는 독특한 테마로 공원을 조성해 놓은 듯 하
다. 야간에도 10시까지 개방하기 때문에 가을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기 좋은 곳. 기념품점의 주인아저씨
가 물건을 파시는 동안에서 끊임없이 불경을 외고 있는 독특한 모습도 놓치지 말자.
▷대릉원 자세히 보기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 첨성대의 곡선미 |
| 신라의 기술력과 예술력의 합작품 첨성대 | 대릉원 출입구에서 주차장 건너 건널목을 건너면 이내
닿을 수 있는 곳이 첨성대다. 시쳇말로 ‘엎어지
면 코 닿을 곳’은 아니지만, 폐속 깊은 곳 까지 정화
시켜 줄 듯 불어 들어오는 가을 바람을 맞으며 걷기 알
맞은 거리다.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라는 자랑스러운
이름표를 달고 있는 첨성대의 외관은 콜라병보다 부드러
운 곡선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첨성대의 자연스럽고 부
드러운 곡선은 통일신라의 기술력과 예술력이 빚어낸 작
품으로 각 석단을 이루는 원형의 지름이 조금씩 줄어들
면서 이뤄졌다. 둥근 하늘과 네모난 땅을 상징하는 사각
형과 원형을 배합해 온순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첨성대 역시 대릉원과 마찬가지로 야간관람이 가능하다.
한껏 조명을 받은 야간의 첨성대는 첨성대는 금으로 만들었나 싶을만큼 황금빛으로 찬란하다. 천년고도
통일신라의 역사처럼 말이다.
▷첨성대 자세히 보기
이천년 세월 속, 한 차원 다른 공간 계림 |
| 경주김씨 시조 김알지 탄생 설화가 얽힌 계림. 이천년 시간을 간직한 공간이다. |
나무와 나무사이.
세상에서 가장 쿨~ 한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일 것 같다. 시원한 수정과를 한잔 들이킨 들 계림 한가
운데 들어선 것처럼 시원할 수 있을까. 이천년의 세월을 울창한 느티나무와 왕버들나무들이 숲을 이룬
이곳은 내딛는 발걸음을 흡수하는 바닥부터 다르다. 땅아래 어디까지 나무뿌리들이 뻗어 있는지 폭신폭
신 탄력 좋게 여행객의 몸무게를 흡수한다.
사적 제 19호인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났다는 설화가 얽힌 곳이다. 설화도 설화거니
와‘은행나무 침대’의 동장군보다(?) 오랜 세월을 한곳에 뿌리박고 살아온 계림숲은 신성함 마저 느껴
진다. 특히 이곳은 나무의 키, 둥치 둘레 등의 물리적인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
다. 그 어떤 분재전문가라도 만들 수 없는 각도로 자라난 가지, 나무의 상처 위로 새살이 덧 자라고 또
자라 만들어진 기하학적 무늬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 말이다. 숲 가운데는 조선 순조 3년에 세운 계림의
전설이 새겨진 비와 비각이 있다.
▷계림 자세히 보기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고 오직 하나 에밀레종이 있을 뿐이다” |
아름답고 화려한 신라시대 귀걸이(좌-박물관 내부)와 불두가 없는 야외전시관의 불상(우)
경주여행코스에서 ‘국립경주박물관’을 빼놨다면 팥 없는 붕어빵이다.‘박물관이 박물관’이라고 생각
하 면 오산. 경주국립박물관은 ‘이곳이라면 경주 여행중 하루를 온전히 써도 좋겠다’싶을만큼 즐거운
숙제거리가 풍성하다. 반월성 동쪽에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 천년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
문. 경주여행 일정 중 하루를 온전히 이곳에서만 보내도 아쉬움이 남을 정도다. 10만점 이상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고, 3,000여점의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
| 성덕대왕신종 | 이 유물중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덕대왕신종이다.
성덕왕을 지나 혜공왕 771년 완성한 성덕대왕 신종은 소리가 은은하고 맑아 우
리나라는 물론 세계에서 극찬받는 동종이다. "이전에도 없고 이후에도 없고 오
직 하나 에밀레종이 있을 뿐이다"는 말도 에밀레종 소리의 뛰어남을 상징한다.
아기를 시주해 넣었다는 전설이 전해져와 에밀레종으로 알려져 있다. 종의 맨
위에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통이 있는데 이 역시 우리나라 동종에서만 찾
아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다.
▷국립경주박물관 자세히 보기
꿈에 바래온 집을 지은들 이요당(二樂堂)만 같을까 |
| 연못에서 떠오른 듯한 이요당과 백일홍이 어우러진 서출지 | "꿈에 바래온 집"
서출지와 어우러진 작지만 고풍스러운 집, 그리고
연못 한가득 담긴 연꽃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곳
에 서면 마치 정자(이요당)가 연못에서 솟아 올랐
거나, 연못 위에 둥둥 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이 인다.
신라 때부터 지금껏 이어져온 연못인 서출지는 신
라 21대 소지왕에 관한 전설이 담긴 연못이다. 소
지왕이 연못에서 나온 노인이 바친 서책에서 궁녀
와 중이 왕을 해칠 음모를 꾸미는 것을 알아내고
방지했다는 내용이다.
서출지의 진짜 매력은 한여름. 만발한 연꽃과 연
못 주변의 백일홍의 모습이다. 비단 여름이 아니
더라도 연못에서 떠 오른 듯한 이요당과 서출지의
조화는 시공간을 초월한 듯한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서출지의 이요당은 조선 1664년 임적이 지었다.
서출지는 통일전 주차장 부근에서 영화 ‘신라의 달밤’ 촬영지 팻말이 있는 곳으로 가면 있다.
▷서출지 자세히 보기
▷통일전 자세히 보기 |
경주.
두말할 나위 없이 우리나라 고대문화의 진수다.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신라의 천년수도 였던 경주
의 유적발굴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세계문화유적지구에서 관광 꽃마차를 타던 경주 시민의 얘기다.
“몇년째 발굴하는 것도 많아요. 이번엔 또 뭘까 싶죠”. 주민등록을 경주에 두고 사는 것은 이런 것이
구나 싶다.
서민들의 소박한 미소에서 궁중의 화려한 미의 극치까지 담아낸 유적들을 만나는 경주여행은 아쉬움을
떨치는 게 첫 번째 요소다. 그렇잖고선 숱한 유적들과 관광지들을 두고 발걸음 돌리기기 쉽지않기 때문.
미련없이 인사를 건내자.“또 보자. 세계적 고대도시 천년 역사의 땅 경주!. 안녕. 내 인생 두 번째 수
학여행!”
<<경주 현지인이라면 반드시 추천하는 곳 "꼭 가보이소~!">>
<분황사> |
| 분황사 모전석탑 | 신라 27대 선덕여왕3년(634)에 건립됐으며 우리민족이 낳은 위대한 고승
원효와 자장스님이 계셨던 절이다. 지금은소실되고 없는 천수대비 그림
은 영험이 있기로 유명했다.
현재는 분황사 석탑과 화쟁국사비, 우물과 당간지주 등이 남아있다. 분
황사 모전석탑은 전탑(塼塔-벽돌탑)을 모방한 석탑이라는 뜻. 신라시대
석탑으로는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다. 안산암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
아 올린 것으로 문설주에 새겨진 금강역사상을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엉터리 마술사의 주문으로 오인하고 있는 “수리수리 마수리”라는 염불
소리를 경건하게(?)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분황사 자세히 보기
<안압지> |
| 신라지형을 본따 만든 안압지, 군신의 연회나 귀빈 접대 장소였다. | 통일신라시대 별궁 안에 있었던
것으로 그안에는 임해전을 비롯
한 여러 부속 건물과 정원 있다.
었으며 신라 문무왕 14년 (674)
궁 안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귀한 새와 기이한
짐승을 길렀다고 전해진다.
안압지는 군신들의 연회나 귀빈
접대장소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
져있다. 1975년 준설을 겸한 발
굴조사에서 신라때 축조된 안압
지의 모습이 거의 확인됐다. 궁내의 바다같은 안압지의 모양은 신라지형을 본뜬 것으로 알려진다. 종영
한 드라마 <궁>의 촬영지기도 했던 이곳은 달빛과 별빛 조명이 조화를 이뤄 야경을 즐기기에 좋다.
안압지 TIP- 목제주령구
안압지에서 출토된 유물 중 주령구라는 목제품이 있다. 14면으로 이루어진 주령구는 잔치 때 흥을 돋우
는 놀이기구로 이것을 굴려 나타나는 면에 씌여진 내용에 따라 벌칙을 정했다. 벌칙으로는‘술 석잔 한
번에 마시기’‘술 마시다 크게 웃기’‘스스로 노래 부르고 스스로 마시기’등이 있다.
▷안압지 자세히 보기
<골굴사> |
| 돋을새김 조각 마애여래좌상 |
| 난간이 있어야 겨우 오르는 정상 | 국내유일의 석굴사원이다.
수십미터높이의 거대한 석회암에 12
개의 석굴이 있으며 암벽 제일 높은
곳에 돋을새김으로 새긴 보물 제 5
18호인 마애여래좌상이 있다.템플스
이로 명성이 높다.
무척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야 마애
여래좌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때문에 오를 때 짐은 최소한으로 하
고 양손을 자유롭게 해야 난간을 잡
을 수 있다. 또 한가지, 골굴사에는
목에 염주를 맨 흰 진돗개 한마리가
불자와 관광객을 반가이 맞아준다.
가끔은 마애여래좌상으로 길을 안내
하기도 한다.
▷골굴사 자세히 보기
<기림사> |
기림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창건된 절로
선시대 31분산의 하나다. 처음에는 임정사라 불렀
으나 원효대사가 확장하고 길미사라고 개칭했다.
매월당을 기리는 김시습사당이 있으며 감로수와 화
정수, 장군수, 명안수, 오탁수 등의 다섯가지 물로
도 유명하다.
기림사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대적
광전. 기림사의 본전인 대적광전은 앞면에 모두 꽃
창살문이 달려 있는데 오랜 세월이 흉내낼 수 없는
빛깔을 만들어 낸다.
▷기림사 자세히 보기 |
<<여행정보>>
<뚜벅이로 경주 가는 길>
기차:
이왕 차 없이 떠나는 여행이라면 가을 여행 기분 가득한 기차도 괜찮다. 소요시간은 4시간 30분으로 버
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기차여행을 할 참이라면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오전 7시 40분, 오후 5시 40분이 서울-경주간 새마을호 출발시간, 무궁화호는 밤 10시 37분 출발이다.
비용은 각 33,700원, 22,700원.
버스:
서울 기준 경주행 고속버스는 오전 6시 첫차부터 심야고속까지 30분 간격으로 있다.
요금은 일반 17,500원, 우등 25,500원이다.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운행이 시작되며 비용은 19,000원.
경주가 유명한 관광지인 덕에 역이나 터미널에 내리면 안내를 자청하거나, 택시 호객을 하시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목적지와 가격을 정확히 결정하고 이용하는 게 좋다. 시내권 관광부터 시작할 경우 굳이 교
통편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대릉원부터 세계문화유산지구로 들어서 첨성대, 안압지, 계림 등은 계획
에 맞춰 도보여행을 해도 큰 무리는 없다.
<황남빵, 경주빵, 보리빵>
경주 어느 곳을 보아도 눈에 밟히는 ‘빵’ 가게들.
경주빵은 황남빵이 유명해지자 자연스레 탄생한 브랜드다. 경주의 명품이나 경북 지정 명품 2호인 황남
빵은 3대 60여년에 걸쳐 이어져가고 있다. 얇은 밀가루 옷 속에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면서 담백한 팥
소를 그득하게 넣는다. 전 공정을 손으로 만든다. 원조집은 대릉원에서 나와 법장사를 지나 프리머스시
네마 근처에 있는 집이다. 20개 10,000원. 30개 15,000원.
우리찰보리 100%로 만들어 찰보리의 특성인 찰성이 살아 있어 쫀득쫀득 한 맛이 좋다.
물이나 음료수 없이 먹을 수 있는 특산물이다. 그만큼 촉촉하다는 의미다. 카스테라빵과 유사한데 두겹
사이 팥소가 들었다. 가격은 8000원부터.
<문의>
경주시청 http://www.gyeongju.go.kr ☏ 054)749-0101
경북나드리 http://www.gbtour.net ☏ 054)845-0753
ㆍ글-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취재기자 김수진(pen7355@naver.com)
ㆍ사진-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사진기자 김지호(bwstudio@mail.knto.or.kr)
| 작성기준일 200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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