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사(三和寺)에는 익숙한 생명이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176
두타산 삼화사, 두타산 삼화사의 적광전을 둘러 보고 우로 가면 절집내에서 가장 오래 됐음직한 칠성각이 있습니다. 그 옆으로 난 언덕길이 하나 있는데, 비로전과 조사전 가는길입니다. 비로전은 개방이 되어 있으나, 조사전은 스님들의 공부처로사실상의 출입은 제한 되어 있습니다. 조사전 옆의 마당에서 내려보는 삼화사와 두타산의 모습 또한 장관입니다.
무덥고 습한 날, 그 길의 영옆으로 피어난 꽃들과 들풀이 무성한 곳이지요. 바로 그곳에서 우연찮게 생명의 숨을 보게 되었습니다. 작은 나비, 평상 같으면 눈에 띄지도 않았을 나비를 렌즈에 담습니다. 콘크리트 길에서 나오는 열기는 둘째 치고 바로 앞에 보이는 교태에 엎드리며, 무릎 꿇으며 그 모습을 잡아 보았습니다. 뷰파인더를 들여 보는 제눈으로 땀이 차고, 김이 서리지만 혹여나 날라갈까 노사초심 합니다. 그 뜻을 아는지, 바람이 불고 흔들려도 작은 몸은 열심히 제일만 합니다.
내려 오는길, 해탈교를 건너 돌아 나오는길, 그 곳에서 또하나의 숨을 봅니다. 잠자리, 게으름인지 아니면 이미 사람의 모습이 익숙함인지, 아니면 무더위에 지친 모습인지, 렌즈를 코 앞까지 밀어 넣어도 꿈적을 않습니다. 모델로는 최곱니다. 그저 고개만 까딱까딱 할뿐입니다.
흔함의 무관심, 일상에서 스치는 작은 생명을 왜 이리 먼곳에 와서야, 눈에 보이고 귀한 모습으로 보이는지, 내 집주변에서도 흔하디 흔한 모습인것을, 이렇게 나와서 보니 그 또한 귀한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늘 숨쉬는 공기, 내가 늘 먹는 밥한공기에도 나름의 철학을 담자면 한도 끝도 없을것이라는 생각에 까지 미칩니다. "날도 더운데 이러다 또라이 되지.." 싶기에, 카메라를 접고 내려 옵니다.
#1
#2
#3 우연찮게 담긴 작은나비 한마리. 앞에서 이놈을 카메라에 담느라 촐싹거리는데도 날라가지 않습니다. 행여 날라갈까 하는것은 길손의 조바심일뿐입니다. 여유있는 너그러움은 길손 보다 더 베인듯한 절집에 사는 나비입니다.
#4
#5
#6
#7
#8 해탈교의 첫 머리에 앉아 있는 잠자리
#9 반대로 해탈교의 끝 머리에 앉은 잠자리
#10 해탈교를 지나 목조데크위에, 카메라를 디밀어도 머리만 까딱할뿐입니다.
|
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
첫댓글 정말..좋다..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