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건축 이야기] 동그란 두 귀와 얼굴의 조화… 미키 마우스가 사랑받는 비결

[오지마을매니저]

캐릭터

  16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이 1주일간 150만개 팔렸다고 합니다. 봉지 안에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포켓몬스터' 스티커가 인기 비결로 꼽히는데요. 포켓몬스터는 2020년 미국 경제지 포천의 '가장 위대한 현대 디자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잘 알려져 있지요. 포켓몬스터 외에 또 어떤 인기 캐릭터가 있었을까요?

일본은 대표적 캐릭터 강국이에요. 캐릭터 회사 산리오가 1974년 선보인 '헬로키티'는 가장 성공한 단일 캐릭터로 꼽혀요. 고양이를 의인화한 캐릭터인데 입이 보이지 않는 디자인으로 유명해요. 보는 사람이 자기 기분에 맞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만든 거예요.

이 캐릭터는 관련 누적 매출만 885억달러(약 109조6600억 원)에 매년 4조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어요. 헬로키티의 광팬이었던 빌 게이츠가 판권 비용으로 6조원을 제시했다가, 산리오가 20조원을 불러 포기했다는 일화도 있답니다. 이외에 주인공이 말썽을 피우면 책상에서 튀어나오는 22세기 미래의 만능 로봇 '도라에몽'도 일본의 전설적 인기 캐릭터죠.

미국은 일본과 함께 양대 캐릭터 강국으로 꼽혀요. 특히 디즈니의 마스코트 '미키 마우스'<왼쪽 사진>는 1928년 선보인 이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가 됐죠. 미키 마우스는 두 귀와 얼굴이 동그란 디자인이 특징인데요. 세 원이 만드는 조화로움이 대중의 사랑을 부르는 비법이랍니다.

미키 마우스의 손을 자세히 보면 4개임을 알 수 있어요. 5개로 그리면 손가락이 가늘어져서 특유의 동글동글한 느낌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래요. 다섯 개를 모두 그리기보다 편하고요. 미키 마우스 이후 영미권에서는 단순함이 생명인 캐릭터를 만들 때 손가락을 4개로 그리기 시작했어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20세기를 대표하는 캐릭터는 '둘리'입니다. 빙하에 갇힌 채로 한강으로 흘러왔다 서울 쌍문동의 낯선 집에 입양된 둘리는 김수정 만화가가 1983부터 1993년까지 연재한 만화 '아기 공룡 둘리'의 주인공인데요. 인기가 높아지자 2003년 국내에서 캐릭터로는 처음으로 주민등록증을 받았답니다. 만화 산업 육성에 뜻이 있던 어느 지방자치단체가 둘리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한 1983년 4월 22일을 둘리의 생일로 정해 '830422'로 시작하는 기념 주민증을 준 것이죠.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시작한 '카카오프렌즈'<오른쪽 사진>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하는 캐릭터 조사에서 2017년부터 매년 1위를 차지하고 있답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