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의 기물들
열왕기상 7장 40-51절
종종 교회 안에서 보이거나 무심코 내뱉는, ‘하나님이 다 해주신다고 손 놓고 앉아 있는’ 태도나 ‘대충, 은혜로 하자’는 말 모두 믿음도 신뢰도 아니고 은혜를 모르는 무지하고 무책임한 말이 아닐까요? 하나님의 거처인 성전은 그렇게 대충, 충동적으로 허술하게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이 다락은 성전 건축의 마지막 부분으로 히람이 만든 놋기구들의 목록과 솔로몬이 성전을 위해 만든 금 기구들의 목록이 소개됩니다. 그리고 성전이 완성되었을 때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이 여호와께 드리기 위해 성별한 예물을 성전의 곳간에 들임으로 성전 건축이 자신과 아버지 다윗의 합작품이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히람이 만든 기구의 종류(40-45)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께 드려진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우리가 지닌 최상의 것으로 섬겨야 합니다. 스스로 한계를 두지 말고 하나님 나라의 필요를 충분히 만족시키도록 우리의 물질과 재능과 시간을 드림에 있어 다함 없는 섬김의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40히람이 또 물두멍과 부삽과 대접들을 만들었더라 이와 같이 히람이 솔로몬 왕을 위하여 여호와의 전의 모든 일을 마쳤으니 41곧 기둥 둘과 그 기둥 꼭대기의 공 같은 머리 둘과 또 기둥 꼭대기의 공 같은 머리를 가리는 그물 둘과 42또 그 그물들을 위하여 만든 바 매 그물에 두 줄씩으로 기둥 위의 공 같은 두 머리를 가리게 한 석류 사백 개와 43또 열 개의 받침 수레와 받침 수레 위의 열 개의 물두멍과 44한 바다와 그 바다 아래의 소 열두 마리와 45솥과 부삽과 대접들이라 히람이 솔로몬 왕을 위하여 여호와의 성전에 이 모든 그릇을 빛난 놋으로 만드니라(40-45)
40절은 그 외에 히람이 만든 놋 기구로 솥과 부삽과 대접들을 소개합니다. 히브리 성경과 우리말에는 ‘솥’ 대신 ‘물두멍’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45절과 역대하 4:11에서 솥과 부삽과 대접들은 같이 언급되는 기구들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물두멍’ 대신 ‘솥’으로 보는 것이 더 적당합니다. 솥은 희생 제사를 드린 후 제단에 남은 재를 담기 위한 그릇입니다. 그리고 부삽은 제단에서 재를 긁어모아 솥에 담을 때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그리고 대접은 제물의 피를 담는 그릇으로 제물이 되는 짐승을 잡을 때 반드시 피를 그릇에 따로 받아서 제단 주변에 뿌렸습니다.
이런 기구는 모두 제단이 있는 성전 뜰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성전 안의 기구들은 금과 정금으로 만든 반면, 성전 뜰에서 사용하는 기구들은 모두 놋으로 만들었습니다. 40절에서는 히람이 솥과 부삽과 대접을 만드는 것을 끝으로 여호와의 전을 위한 기구를 만드는 일을 모두 마쳤다고 보고합니다.
41-45절은 앞에서 언급되었던 기구들에 대해 다시 간략하게 요약하며, 히람이 만든 기구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합니다. 여기서 히람이 만든 것으로 언급된 것은 야긴과 보아스로 불리는 기둥 둘과 기둥을 장식하는 공 같은 기둥머리 둘, 공 같은 머리를 감싸기 위해 만든 그물 둘과 그 그물들을 장식하기 위해 만든 석류 400개, 열 개의 받침 수레와 받침 수레 위 열 개의 물두멍, 바다 한 개와 바다를 받치는 소 열두 마리와 솥과 부상과 대접들입니다.
여기서 기둥과 받침 수레와 바다에 대해서는 크기와 모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반면에 물두멍과 소와 과부삽과 대접들의 크기와 모양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바다를 받치는 소 모형의 경우 지름이 5미터 되는 거대한 바다를 열두 마리로 떠받치려면 매우 튼튼하고 거대하게 만들어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의 경우 열두마리라는 것과 소의 배치 방법만을 언급하고 있을 뿐크기와 만드는 방법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즉, 열왕기 화자는 히람이 만든 놋기구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만을 선택적으로 자세히 설명한 것입니다.
열왕기에서는 언급하지 않지만 역대기에는 언급되는 중요한 기구 중 하나는 제단입니다. 희생제사가 이루어지는 성전 뜰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 제단입니다. 제단은 역대하 4:1에 따르면 놋으로 만들었으며 길이가 20규빗(10미터)이고 너비가 20규빗(10미터), 높이가 10규빗(5미터)이라고 했습니다. 이 거대한 놋제단은 하나님께 제물을 드릴 때 사용되었습니다.
제단의 높이가 높기 때문에 제단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만들어졌으며, 이 계단을 올라갈 때 제사장은 여호와께 하체를 드러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반드시 속옷을 입어야 했습니다. 45절 마지막 부분에서 히람이 여호와의 성전을 위해 만든 기물들은 모두 잘 닦여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표면을 잘 가공해서 옷을 반짝반짝하게 만들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표현은 히람이 뛰어난 놋 대장장이라는 것과 그가 성전의 기구를 만드는 데 정성을 다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놋기구를 만든 장소와 후기(46-47)
하나님을 위해 일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과 이웃 섬김을 최우선으로 하며, 풍성하게 드리고자 하는 자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인색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먼저 섬겨 주셨던 것처럼,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 역시도 하나님께 다함 없는 섬김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46왕이 요단 평지에서 숙곳과 사르단 사이의 차진 흙에 그것들을 부어 내었더라 47기구가 심히 많으므로 솔로몬이 다 달아보지 아니하고 두었으니 그 놋 무게를 능히 측량할 수 없었더라(46-47)
46절은 히람이 놋 기구를 제작한 장소에 대한 설명입니다. 히람은 높이가 9미터이고 지름이 2미터 정도 되는 놋기둥을 주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물의 틀을 만들 수 있는 넓은 공터가 필요했습니다. 땅에 기둥의 주물 틀을 만들고 여기에 녹인 옷을 부어 기둥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평평하고 넓은 공터와 주물 틀을 만들기에 적합한 흙이 있어야 합니다. 숙곳은 요단강과 얍복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주물에 사용하기 좋은 진흙이 있고 넓은 평지가 있는 지역이기에, 이곳에서 옷을 주조해서 예루살렘 성전으로 옮긴 것입니다. 성경 본문에서는 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47절에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 히람이 대단히 많은 양의 기구를 만들었는데, 이 히람이 만든 놋기구의 무게를 달아보지 않고 두었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옷을 사용하는 바람에 측정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금보다는 싸지만 놋의 가격도 싸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놋의 중량을 셀 수 없다는 것은 솔로몬이 성전을 짓는 데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솔로몬의 헌신과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약속하신 축복 중의 하나인 부를 솔로몬이 충분히 받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솔로몬이 만든 성전 안의 기구들(48-50)
신앙에는 이월 장부가 없습니다. 윗대의 헌신이 나의 헌신이 되는 것이 아니며, 어제 했던 헌신이 오늘의 허신을 대체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은혜에 바탕을 두고 우리가 자발적으로 드리는 헌신으로 세워져 갑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에 기쁨으로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48솔로몬이 또 여호와의 성전의 모든 기구를 만들었으니 곧 금 단과 진설병의 금 상과 49내소 앞에 좌우로 다섯씩 둘 정금 등잔대며 또 금 꽃과 등잔과 불집게며 50또 정금 대접과 불집게와 주발과 숟가락과 불을 옮기는 그릇이며 또 내소 곧 지성소 문의 금 돌쩌귀와 성전 곧 외소 문의 금 돌쩌귀더라(48-50)
이 단락은 성전 안의 기구에 대한 부분으로 만든 사람은 히람이 아닌 솔로몬입니다. 성전과 성전 내부의 금기구들은 솔로몬이 주도적으로 지시하고 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대기에서는 놋기둥과 놋기구를 포함한 성전의 모든 것을 솔로몬이 만들었다고 한 후에 부가적 설명으로 후람(히람)이 솔로몬을 위해 놋기구들을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역대기가 열왕기보다 성전을 짓는 데 솔로몬의 기여가 많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은 성전 안에 금단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향을 피우기 위한 향단으로 백향목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금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진설병을 놓기 위해 금상을 만들었는데 이것도 백향목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금을 입혔습니다. 진설병은 여섯 개씩 두 줄로 모두 열두 개를 둡니다. 그리고 등잔은 정금, 즉 순금으로 만들었고 등잔대 하나에 등잔 다섯 개가 올라갈 수 있는 형태로 두 개를 만들어서 내소 앞 좌우에 하나씩 놓았습니다. 등잔은 성막과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 원래 성막에서는 일곱 개의 등잔을 가진 등잔대 하나만 있었고, 진설병 상 건너편 성소의 왼쪽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전에서는 다섯 개의 등잔을 가진 등잔대 두 개를 양쪽에 놓은 것입니다. 성막의 등잔대는 살구꽃 모양을 형상화했는데 여기서는 그런 설명이 없습니다. 등잔과 같이 만들어진 ‘금 꽃’은 단순히 등잔대를 장식하는 장식품이 아니라 활짝 핀 꽃 모양으로 형상화한 등잔 받침입니다. 여기서 설명하는 등잔대는 등잔대 하나에 다섯 개의 가지가 있고, 가지 끝에 꽃 모양 등잔 받침이 있고, 그 위에 등잔을 얹어놓은 형태입니다. 출애굽기 25:31-37 에 따르면 등잔대는 순금을 두드려서 만들었는데, 솔로몬 성전에서도 순금을 사용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등잔과 불집게도 모두 순금으로 만들었습니다.
50절에 정금 대접과 정금 심지 가위는 등잔의 불을 관리하는 기구로 대접은 등잔의 기름을 담아 두며 정금 가위로는 심지를 정리합니다. 금 대야와 작은 금 부삽과 금 쟁반은 모두 향을 피우는 향로의 숯불을 옮기고 관리하는 데 사용하는 기구들입니다. 솔로몬은 성전 내소문의 돌쩌귀와 외소 문의 돌쩌귀까지 금으로 칠해 성전 안을 모두 금으로 장식하였습니다.
여호와의 성전 기구 제작을 모두 마침(51)
모든 성도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 참여해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에는 각자에게 주어진 몫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성도들이 함께 세워 가며 각자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세워 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제 몫을 감당하며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51솔로몬 왕이 여호와의 성전을 위하여 만드는 모든 일을 마친지라 이에 솔로몬이 그의 아버지 다윗이 드린 물건 곧 은과 금과 기구들을 가져다가 여호와의 성전 곳간에 두었더라(51)
이제 솔로몬이 성전 건물과 성전의 모든 기구들까지 성전을 위한 모든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의 아버지 다윗이 여호와께 드리려고 성별해 두었던 은과 금과 기구들을 여호와의 집에 있는 창고에 갖다 두었습니다. 성전 건축의 마지막을 다윗이 여호와께 드린 예물을 드리는 것으로 마친 것은 다윗도 성전 건축에 참여하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것입니다.
즉, 성전 건축은 다윗이 처음 생각하고 계획했고 솔로몬이 실행한 두 부자의 합작품인 것입니다. 이렇게 솔로몬은 모든 부분에서 거룩하고 정성스럽게 하나님께 성전을 지어드림으로 하나님께 대한 헌신을 표현하였습니다. 하지만 성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6:11-13에서 하나님께서 언급하신 순종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이제 우리가 거룩한 성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솔로몬은 여호와의 전 특별히 성소와 지성소로 들어가는 돌적이에 사용하는 기구들을 만들었습니다. 금잔과 진설병의 금상, 정금 등대 금꽃과 등전과 불집게 정금 대접과 불집게와 주발과 숟가락, 불을 옮기는 그릇 등을 만들었습니다. 성전 바깥에서 쓰는 것들을 놋으로 만들었고 성전 내부의 치장과 기물들은 녹과 색깔이 비슷한 금으로 칠하거나 만들었습니다. 금이 천상적인 것을 표현한다면 놋은 그 천상적인 것에 지상적인 모형이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전된 우리의 영광스러움은 그 같은 외적인 지장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을 통해 가능합니다. 또한 새 하늘과 새 땅이 완성되면 우리는 친히 하나님께서 영광이 빛나는 성전에 거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이든 속된 것이나 가증하고 거짓된 것은 그리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성령 안에서 우리 자신을 거룩하고 정결하게 나갈 때 영광스러운 성전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