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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월 만에 횡성 북천통나무집에 왔습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함인데... 좀 늦었죠.
여전히 ‘사람 좋은’집주인께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은데 그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니 좋다고 하십니다. 참... 제가 더 더욱 미안해집니다.
원래는 공지한대로 1년(이상) 전에 사전예약골조를 주문하시는 분들께 작은 선물을
드리겠다고 했던 바 완공시점에 전달해 드리기로 했는데, 이리 저리 시간을 넘겼고
그러다 나중에는 지붕 없는 통나무테이블을 야외에 놓으면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는
제 의견을 받아들여 추가비용을 감수하고 지붕 있는 구조로 변경하였습니다.
먼저 상판과 시트 그리고 3개의 도리를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시간이 또 많이 흘러
버렸어요. 이게 규모와 상관없이 작은 집 한 채 짓는 것과 맞먹는 일이라 생각보다
많은 원목부재를 만들어야 하는데, 올 초 대명선방 이후로 원목을 사용할 일이 없어
알맞은 나머지 부재 감을 선택하기 어려웠습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약속한 납기일을
거듭 미룰 수밖에 없었고 저는 마음이 불편했어요. 봉평통나무집 골조작업을 하면서
간신히 해결했고, 드디어 약속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5톤 크레인 적재함에 부재를 싣고 와 조립하기 시작
연장된 실 로그에 포스트를 세우고 순서대로 빔과 도리포스트 그리고 3개의 도리를
차례차례 조립했습니다. 작은 구조지만 쉽지만은 않았어요.
이어서 지붕 서까래
집주인께서 직접 위치를 잡고 바닥을 만들어 주셨는데요, 본채와 어떻게 어울릴지...
방부목으로 처마돌림.
합판과 방수시트를 덮고 싱글로 마감작업을 하고 있는 중. 작아도 할 건 다 합니다.
이 작은 지붕에도 방수시트 2롤, 일반싱글 1팩, 이중그림자싱글 6팩이 들어가더군요.
일반싱글로 처마 끝에 초장을 깔기 전 약 5초 동안 고민을 했습니다. 원두막 지붕에도
초장을 깔아야 하나? ㅎㅎㅎ
완성된 모습. 본채와 잘 어울리나요?
씰 로그와 포스트, 나치공법으로 만드는 테이블과 시트
Beam과 도리... 나치 스크라이빙과 포스트 & 빔 방식이 혼합된 구조입니다.
테이블 상판 길이 2.4미터. 여덟 명이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크기
오랜만에 들어간 실내에서 바라보는 육각 통 창 밖 시원한 풍경
여기서 바라보는 야외식탁 모습.
예정했던 일을 모두 마치고 현장을 떠나기 직전.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 보니 먼 산 실루엣과 어울리는 지붕선이 참 자연스럽네요.
집짓는 전 과정 내내 그랬듯이 이번에도 매일 매일 제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실제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는 집주인 내외분. 새로 입주한 이 테이블 위에서 정다운
사람들과 더 많은 추억을 쌓아 가시기 바랍니다. 저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또...
기다림에 결코 지치는 법이 없는 우듬지님, 그리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