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 영산강 자전거길, 풍류가 흐르는 남도의 물줄기
영원한 인간사랑 ・ 2024. 5. 7. 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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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 영산강 자전거길, 풍류가 흐르는 남도의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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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3. 19:12조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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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영산강 자전거길, 풍류가 흐르는 남도의 물줄기
영산강 강변길은 시에서 묘사되는 ‘남도 300리’의 이미지와 흡사하다. 소실점으로 모아드는 아득히 뻗은 둑길, 풍요로운 들판, 멀찍이 물러앉은 산, 그리고 격조 높은 풍류의 공간이던 정자들까지···. 하류는 나주평야 젖줄이 된다. 길이 122km로 섬진강에 이은 국내 5위의 강이다.
자전거길은 목포에 자리한 영산강 하굿둑에서 담양댐까지 133km로 전 구간에 걸쳐 밀도 있게 조성되어 있다. 하류에서 출발할 경우, 기점은 영산강 하굿둑이다. 하굿둑 덕분에 일대는 강폭이 2km에 달한다. 하굿둑이 없을 때도 영산강은 물이 깊고 수량이 많아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하구에서 50km나 거슬러 오른 나주 영산포까지 고깃배가 왕래했다.
영산강 하굿둑에서 조금 올라가면 나오는 영산강 이야기나루
호수 같은 강과 노을이 아름답다.
무안 일로읍으로 접어들기 전, 자전거길은 잠시 산과 강의 거친 접점을 따라간다.
하굿둑을 출발해 무영대교를 거쳐 무안 일로읍으로 접어들면 마침내 드넓은 나주평야가 펼쳐지고, 영암 월출산의 첨봉들이 아득히 보인다. 이제부터는 끝도 없을 것 같은 둑길이 계속 펼쳐진다. 도중에 몽탄진 등표 안내문이 보이는데, 강 가운데에 등대 같은 조형물이 서 있다. 옛날 고깃배들이 오가던 시절, 작은 암초 위에 세워진 안전시설이었다고 한다.
나주 동강면에는 안동 하회마을처럼 강물이 ‘S’자로 굽이치는 물돌이지형인 느러지가 나온다. 이 물돌이지형을 잘 볼 수 있도록 자전거길은 강변의 산 위에 있고, 숲 속에는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나주평야 둑길 한가운데에서 보이는 몽탄진 등표
표지석 뒤쪽의 작은 섬에 예전에 일종의 등대 역할을 한 등표가 있었다. 그 뒤로는 영암 월출산이 우뚝하다.
안동 하회마을처럼 S자 물돌이지형을 이룬 나주 느러지
자전거길의 중간 즈음에 해당하는 나주에 접어들면 남도의 특산물인 홍어의 거리로 유명한 영산포가 반긴다. 영산포에도 옛날 고깃배들을 안내하던 등대가 남아 있다.
나주평야 한가운데 자리한 죽산보
나주 영산포 등대
1970년대까지 홍어잡이 배가 이곳까지 드나들었던 흔적이다.
나주에서 광주까지는 평야 한가운데로 아득히 뻗은 둑길이 대부분이다. 강변길은 광주 시내를 관통해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으로 들어선다. 담양은 풍류와 고전문학의 고장으로 강변길 가까이에 송강 정철이 머물던 송강정과 송순이 머물던 면앙정이 언덕 위에 고고한 자태로 있다. 담양 읍내로 진입하면 홍수를 막기 위해 쌓은 둑과 그윽한 관방제림이 운치를 더한다. 빽빽한 대숲 공원인 죽녹원도 지척이다.
나주와 광주 사이 승촌보에 있는 영산강 자전거길 표지석
송강 정철이 음풍농월하던 담양 송강정
자전거길에서 멀지 않은 언덕 위에 있다.
담양 읍내를 벗어나면 팔등신 몸매처럼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이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은 자전거 라이딩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걸어서 통과해야 한다.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을 지나 상류로 5km 거슬러 오르면, 담양댐 바로 아래에서 자전거길이 끝난다.
영산강 자전거길은 나주·광주·담양 시내를 지나지만 그 외에는 큰 마을이 드물기 때문에 숙식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나주나 광주에서 하룻밤 머무는 이틀 여정이 적당하다.
추천 코스
영산강 하굿둑 → 몽탄대교 → 느러지전망대 → 죽산보 → 나주 시내 → 승촌보 → 광주 시내 → 담양 읍내 → 메타세콰이아길 → 담양댐(총 133km, 9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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