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비밀의 숲에 들다
방송일 2024년 8월 19일(월) ~ 8월 23일(금), 766편.
*영상보기ㅡ>https://youtu.be/VZ_dAQyyuAs?list=PLvNzObWMMx6vYVQFfFq10QnHHumb_dhoO
숲의 기운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계절, 여름
세상의 번잡함을 막아선 숲에서 속도를 늦추고
한여름 뜨겁게 견뎌내느라 애쓴 몸과 마음을
여름 숲의 생생한 초록으로 가득 채워보자
숲이 품고 있는, 나무가 전하는
비밀스러운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여정.
나만의 비밀 숲으로 들어가 본다
1부. 신들의 숲
치악산 국립공원 아래, 신들의 숲이라는 뜻을 가진 원주 신림(神林)면.
이곳에 김명진, 곽은숙 씨의 숲속 카페가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야생화꽃이 피고 지는 부부의 정원에는
600여 종의 야생화와 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길거리에 흔히 피는 들꽃이 이곳에만 오면 주인공이 된다.
애니메이션 작가와 국어 교사였던 부부는 27년 전 귀촌을 결심하고,
사람이 살기 좋은 명당에 황토방을 짓고 하나하나 돌담을 쌓았다.
지금은 성인이 된 두 딸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공방에서 필요한 가구를 만들며 하루를 보낸다.
낯선 마을에 뿌리 내린 후 동네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고 이장 일을 맡기도 했다는 부부.
할머니들은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님이 좋은 사람을 보내 줬다고 말하는데
이들이 사는 신림에는 그 이름처럼 진짜 신이 사는 숲이 있단다.
평소엔 금줄을 쳐놓고 봄과 가을 딱 두 번
숲에 자리한 성황당과 당산나무에 제를 지낼 때만
들어갈 수 있었다는 비밀의 숲, 성황림.
굳게 닫힌 문 너머에는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진다는데!
수백 년 마을을 지켜온 성황림 숲처럼
동네 주민들과 오래오래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부부가 깃들어 사는 신들의 숲으로 가보자.
2부. 붓다의 숲
덕유산 자락, 고요하고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경남 거창의 붓다선원.
선원장 진경 스님을 비롯해 14명의 비구니 스님과 재가자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외국인들이 함께 수행 중이다.
명상을 하고자 이탈리아에서 왔다는 로렌서 씨,
두 달째 머물며 묵언 수행 중이라는데
붓다선원에서 행자 생활을 한 후 정식 스님이 되기 위해
운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 중인
6명의 학인 스님도 방학을 맞아 돌아왔다.
스님들이 직접 키운 토마토와 오이, 청호박을 따고
나무를 심으며 함께 붓다 숲을 가꾸고 있는데!
부처님이 될 수 있는 수행자들이 모인 곳이자
모두가 붓다라는 붓다의 숲.
세상을 떠난 이들이 도량 나무에 뿌려지고
삶과 죽음을 숙고하며
성냄과 탐냄이 없는 고요한 숲에서
오직 나의 숨에만 집중하고 집착과 번뇌를 떨쳐내는
수행자의 숲, 붓다의 숲으로 들어가 본다.
3부. 모험의 숲
경남 밀양의 깊은 산 중턱,
빽빽한 숲속 나무 사이로 탁 트인 경치를 산 아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트리하우스가 있다.
아이들과 함께 숲에서 사는 강시내 씨 가족의 비밀 공간으로,
트리하우스를 짓고 싶었던 남편이 1년에 걸쳐 만들고
아내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며 완성한 요정의 집이라는데!
집 문만 열면 만나는 숲으로 매일 모험을 떠나는 아이들과
자연에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춤 명상을 하는 어머니와 함께
‘풀 냄새, 나무 냄새, 꽃 냄새, 사람 냄새’ 나는 숲에서
가족과 오순도순 동화같이 산다는 강시내 씨 가족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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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 대관령 숲속에
나무 위를 오르는 자전거 엘리베이터가 있다?!
어릴 적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보며 꿈꿔왔던 세계를
현실로 실현한 이경윤 씨의 숲속 놀이터.
새알 모양으로 만든 나무집부터
스파이더맨 되어 매달릴 수 있는 거대한 거미줄까지
그가 직접 만든 30여 가지의 놀이기구들이 가득하다.
그 열정을 도저히 말릴 수 없었다는 아내 연지영 씨.
오랜만에 남편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는
그녀의 얼굴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웃음이 만개하는데
숲에 오면 슈퍼맨이 옷을 갈아입은 것처럼 자신감이 넘친다는 이경윤 씨.
어른들이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고
아이들이 아슬아슬 모험을 즐기며 스스로 성장하는
그 남자의 숲 놀이터에서 놀아보자.
4부. 피아노의 숲
드넓은 산이 보이고 푸른 물결 출렁이는 전북 임실 옥정호에서
자연을 노래하는 그린 아티스트 가수 라마 씨.
숲속에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을 쫓다가,
숲을 자유롭게 뛰노는 백봉오골계를 관객 삼아
피아노를 연주하는 김금산 씨를 만났다.
도시에서 악기상을 운영하다
11년 전, 숲으로 들어왔다는 김금산 씨.
오골계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을 들려주며
친구 삼아 살고 있다는데!
그와 함께 이곳저곳 풀숲에 낳아둔 알을 줍는 라마씨.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자란 오골계가 낳은 알 맛은 과연 어떨까?
음악만큼이나 요리에도 관심이 많다는 김금산 씨!
이열치열로 뜨거운 아궁이에 연잎을 달이고
각종 약재도 넣어 만든 약초물로 고추장을 손수 담근다.
무성하게 자란 호박잎을 따고, 강된장을 만들어
정직한 자연 밥상으로 차려내는데!
숲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삶을 경험하게 된 가수 라마 씨와 함께
김금산 씨의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을 들으러 떠나보자!
5부. 바다의 숲
육지뿐 아니라 바다에도 아름다운 숲이 존재한다!
강원도 양양 남애항에서
바닷속으로 사람들을 안내하는 스킨스쿠버 김정환, 김정미 씨 부부
깊은 바닷속 알록달록한 해초와 산호 숲 사이로
물고기 떼들이 누비는 환상적인 바다 숲의 풍경에
들어갈 때마다 웅장하고 가슴이 뭉클해진다는데!
오랫동안 스노보드를 탔던 김정환 씨는
1등만이 목표인 타인과의 경쟁에 지쳐 있던 때
처음으로 마주한 바닷속 세상이 주는 고요함과
평온함에 빠져들었다.
그 후 스킨스쿠버에 매력에 빠져 15년 전 양양에 터를 잡고
손님으로 왔던 아내 정미 씨를 만나
부부가 함께 바다 숲을 누벼온 지 어느덧 9년째.
이들 부부의 소망은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 숲을 오래오래 보는 것이라는데!
틈틈이 바닷속 쓰레기를 줍고 청소하며
‘바다의 숲’ 지킴이를 자처한다.
이제는 바다가 나 같고 내가 바다 같은 만큼
바다가 삶의 일부가 됐다는 김정환, 김정미 씨 부부
그들이 들려주는 비밀의 숲, 바다 숲을 만나러
미지의 바닷속으로 풍덩 빠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