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 ‘관망세 확산’
11.3부동산 대책 발표 후 일주일, 시장은 고요했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신규아파트 청약시장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재건축 수요자들은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
매수자는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가파르게 올라 있고 추가 규제의 가능성도 있어서 당장 위험 부담을 지기보다는 일단 시장의 추이를 보겠다며 조정된 가격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매도자 역시 가격 하락이 장기화 된다면 팔아야겠지만 계절적 비수기와 대책 발표가 겹친 일시적인 조정일 수 있으니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경계하고 있다.
[자료 부동산114]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08% 하락했고 재건축 약세 속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주간 0.06% 상승하는데 그쳤다. 신도시(0.04%)와 경기·인천(0.03%) 역시 매매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전세시장은 서울이 주간 0.08% 상승했다. 전세매물 부족현상이 국지적으로 나타났지만 전세시장도 대체로 조용한 모습이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2%, 0.03%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서울 강남지역 매매가 하락 혹은 관망세
서울은 강동(-0.13%)과 강남(-0.03%)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매물량이 크게 늘거나 급매물이 쏟아져 나왔기보다는 기존에 높은 가격에 출시돼 거래되지 못했던 매물이 일부 가격조정을 보이는 정도다.
강동은 둔촌동 둔촌주공1·2·3·4단지와, 상일동 고덕주공3·5·7단지가 250만원~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강남은 개포동 시영, 주공1단지가 500만원~1000만원 가량 시세가 내렸다.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문의전화조차 뜸하다.
한편 ▲중구(0.22%) ▲마포(0.21%) ▲광진(0.21%) ▲영등포(0.18%) ▲동작(0.16%) ▲중랑(0.16%)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중구는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중림동 브라운스톤서울 등이 500만원~1500만원 가량 올랐다. 도심 역세권 아파트로 실입주 문의가 이어졌다.
광진은 구의동 현대2단지, 자양동 우성1차 등이 500만원~1500만원 가량 올랐다. 거래는 줄었지만 중소형 대단지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마포는 신공덕동 래미안1차, 성산동 월드타운대림, 상암동 월드컵파크7단지 등이 250만원~1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신도시는 ▲분당(0.10%) ▲산본(0.10%) ▲광교(0.07%) ▲동탄(0.03%) ▲파주운정(0.03%) ▲일산(0.02%)이 상승했다.
분당은 구미동, 야탑동 일대 저렴한 매물 중심으로 거래되며 아파트값이 올랐다. 구미동 까치주공2단지가 500만원~750만원, 아턉동 매화주공4단지가 250만원~750만원 가량 상승했다.
산본은 금정동 충무2단지주공과 산본동 한라주공4단지(2차)가 250만원~500만원 올랐다. 전세가율이 높은 소형 아파트에 대한 매매수요가 꾸준하다.
광교는 매물 출시는 적지만 매물이 나오면 거래가 곧잘 이뤄지는 분위기다. 수원시 하동 광교호수마을참누리레이크가 5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고양(0.06%) ▲군포(0.06%) ▲화성(0.06%) ▲파주(0.05%) 오산(0.05%) ▲남양주(0.04%) ▲수원(0.04%) ▲하남(0.04%) ▲인천(0.03%) 순으로 상승했다.
고양은 정부 대책 발표 이후 투자수요는 줄었지만 전세입자의 매매전환 등 간헐적 거래가 성사되며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중산동 중산두산1단지와 중산일신3단지 500만원, 행신동 햇빛주공20단지가 500만원 가량 올랐다.
군포는 매물 자체가 귀해 산본동 래미안하이어스가 500만원 상승했다. 화성은 병점동 신한에스빌1·2단지가 650만원~750만원, 병점동 주공이 150만원~200만원 가량 올랐다.
◆전세매물 부족 현상은 여전하지만 서울 일부지역 하락
서울 전세가격은 ▲마포(0.49%) ▲영등포(0.36%) ▲중구(0.28%) ▲강북(0.16%) ▲중랑(0.15%) ▲성북(0.14%) 순으로 상승했다.
마포는 도화동 삼성, 상암동 월드컵파크7단지, 성산동 월드타운대림 등이 500만원~4000만원 가량 올랐다. 전세매물이 부족해 높은 가격에도 전세계약이 체결되는 분위기다.
영등포는 당산동1가 진로, 당산동5가 삼성래미안4차 등이 2500만원 가량 올랐다. 중구는 반전세나, 월세매물이 대부분으로 전세매물이 귀하다.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중림동 브라운스톤서울 500만원~5000만원 가량 올랐다. 강북은 수유동 벽산, 수유래미안 등이 500만원~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면 ▼강동(-0.32%) ▼관악(-0.13%) ▼도봉(-0.06%)은 줄어든 전세수요 영향으로 전셋값이 하락했다. 강동은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와 명일동 삼익그린2차가 500만원~3000만원 가량 내렸다. 관악은 봉천동 관악드림타운이, 도봉은 창동 주공3단지가 500만원~1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신도시는 ▲광교(0.11%) ▲동탄(0.05%) ▲평촌(0.04%) ▲중동(0.04%) ▲판교(0.04%) 순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광교는 호수공원 인근 아파트 전세수요로 수원시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A18)이 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동탄은 반송동 시범한빛한화꿈에그린, 시범한빛KCC스위첸 등이 500만원~1000만원 가량 올랐다. 평촌은 향촌롯데와 귀인마을현대홈타운이 500만원 가량 전셋값이 올랐다. 전세수요는 꾸준하나 전세 매물 출시가 적다.
중동은 명문학군인 계남초중고 배정이 가능한 미리내롯데가 500만원~1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김포(0.12%) ▲용인(0.10%) ▲군포(0.09%) ▲파주(0.07%) ▲하남(0.07%) ▲수원(0.05%) ▲남양주(0.04%) ▲화성(0.04%) 순으로 상승했다.
김포는 북변동 및 사우동 일대 저렴한 전세매물 소진 이후 전셋값이 고루 상승했다. 북변동 영풍, 청구, 한라, 동양의 전셋값이 500만원~750만원 가량 올랐다.
용인은 중동 어은목마을코아루가 500만원~1000만원, 풍덕천동 수지2극동임광이 500만원 가량 올랐다.
군포는 전세매물 품귀로 매물이 출시되면 바로 거래된다. 당정동 당정마을엘지가 500만원, 한솔솔파크가 250만원 가량 올랐다.
◆불확실성 높은 경제에 불안한 부동산 시장
한국 시간으로 지난 9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며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연말 금리인상에 대한 리스크는 완화됐지만 장기적으로 내수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금 증액 등 국내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국내 경제의 실물경기가 악화되면 부동산시장도 수요기반이 약해져 조정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당분간 아파트 시장은 불확실성 확대로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전망”이라며 “11.3대책이 시작됐고 11월은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이며 예상하지 못했던 미 대통령 트럼프 당선까지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 위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