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 목차 ───━═══╗
절망의 텍스트
침몰하는 여행의 시작
외줄 타기, 혹은 대결
금지된 것들과의 대화
황홀한 비극
여자와 남자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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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통화를 끝내고 나는
책상 위의 메모를 들여다본다.
죽이고 싶어요. 인간도 아니에요.
이런 건 가족도 뭐도 아니잖아요.
이렇게 말하면서도 그 여자는 복수는 커녕
이혼의 결심도,
남편을 설득시킬 어떤 방법을 갖고 있지 못한다.
그리고 중얼거린다.
어떡하면 좋지요...
나는 또 기분이 엉망진창이 된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활활타오르는 분노를 어쩔 수가 없다.
◈
나는 여자들이 그렇게나 많이
남자들에게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남자에게 환상을 품는 것에
정말이지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내가 선택한 이 운명말고, 다른 운명의 남자가
어딘가 꼭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여자들의
우매함은 정말 질색이다.
남자는 한 종이다.
다른 남자란 종족은 이 지구 상에 없다.
○◦━◦○ 작가의 말 ○◦━◦○
영혼을 찍는 카메라가 있다면, 짓눌리고 억압받는 정신을 촬영하고 인화할 수 있는 과학이 있다면, 렌즈를 들이대고 분명히 찍어두어야 할 여성의 깊은 상흔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찍어야 상처의 증거가 되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억압은 교묘하고 복합적이다. 이런 일들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일상적으로 이해되고, 그리하여 일상의 하나로 무심히 잊히는 사회는 진정 옳지 않다.
그래서 강민주가 등장했다. 낮은 포복을 혐오하고 높이 기립해서 사는 여자, 물살을 거스르며 하류에서 강의 상류로 나아가는 여자. 그런 주인공이 필요했다. 현실에는 없지만, 소설에서는, 소설이므로, 강민주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성(性)의 대결이나 성의 우월을 가리기 위해 이 소설이 쓰인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은 말하자면 상처들로 무늬를 이룬 하나의 커다란 사진이다.
나는 가능하면 이 소설이 여성소설의 범주에서만 읽히지 않고 세상의 온갖 불합리와 유형무형의 폭력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에게 함께 읽히기를 감히 소망한다. 그것이 삶을 대하는 진정한 예의라고 믿는다.
════•°• 줄거리 한문장 요약 •°•════
여성 상담 센터에서 근무하는 20대 여자가
30대 유명 남배우 납치하는 이야기
첫댓글 어떻게 저 옛날에 이런 명작을 쓰셨는지 몰라
나소망 최고애.. 진심 저때 어떻게 저런 글을 쓰셨는지
최고야
내 인생책... 정말 모두가 읽어봤으면 좋겠어🥹
그나저나 본문 너무 예쁘다,,, 멋진 글도 고마워👍
92년도 작품인게 믿기지가 않아.. 너무 좋다
와 인생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