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후폭풍
작년 초.중.고 29곳 문닫아
서울.광역시가 절반 넘어
부지 용도변경 등 대책 필요
지난한 해 서을을 비롯한 8개 대도시에서 초.중.고 학교 17곳이 문을 닫았다.
농어촌민의 문제로 치부하던 폐교가 광역급 이상 대도시로 확산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세가 빨라지면서 대도시에도 폐교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굥규부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초.중.고교 총 29곳이 폐교됐다.
이 가운데 8개 대도시(서울 경기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가 17곳으로 58.6%를 차지했다.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서울도 폐교 쓰나미를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도봉구 도봉고, 성동구 덕수고, 성수공고 등 3곳이 문을 닫았다.
도봉고는 서울내 일반계 곧ㅇ학교 가운대ㅔ 첫 폐교 사례다.
2004년 개교한 이 학교는 학령인구 급감의 직격탄을 맞아 문을 연 지 불과 20년 만에 폐교 운명을 맞았다.
도심 내 폐교는 교육환경 악화를 넘어 지역 공동화, 부동산 가격 하락 등 양극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의 방치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방 폐교 3955곳 가운데 367곳이 미호라용 상태다.
매각되지도 임대되지도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얘기다.
전국 폐교 중 팔리지 않아 보유 중인 1346개 학교의 정부가치는 14조 1639억원에 달한다.
이민아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세가 지속될수록 폐교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며
'지역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최소 학교를 유지하는 방안과 폐교 부지 개발에 대한
중장기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절벽에 서울까지 '폐교 공포'...전국 367개 학교 버려졌다.
출산율 1.0' 지금이 골든타임
작년 초.중.고 29곳 폐교
작년 도봉 .성수공고 등 문닫아
도심 폐교로 빌라촌 슬럼화 가속
자연.미술 등 특수학교로 활용
전남 75개. 경남 72개 폐교 방치
'다양한 교육공간으로 조성 시급'
'폐교 얘기가 나온 건 7년 전부터입니다.
학부모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졸업생과 주민들이 나서 출신학교 이자 삶의 터전이기도 했던 학교의 폐교를 반대했지만
학생수 감소에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부산 진구 주원초교장)
부산 개금동의 백병원 앞 주원초 학생들은 내년 3월 폐교를 앞두고 마지막 1년을 보내고 있다.
주원초 학생 수는 현재 99명으로 100명 선마저 무너졌다.
교육부가 정한 도시 초등학교 적정 권고 기준인 240명에 한참 못미치는 규모다.
학교는 내년에 인근 주례초와 합쳐지는 학생들의 적응을 돕고자 두 학교의 연합 운동회를 여는 한편
정들었던 학교에 거의 마지막 추억을 위해 수학여행, 스키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농어촌 문제로만 치부하던 폐교 사태가 대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한 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 등 총 8곳에서 문을 닫은 초.중.고는 17개다.
올해 초에는 서울에서 도봉고가 일반계고 가운데 처음으로 문을 닫는 등 폐교 사태는 지방의 문제를 넘어섰다.
대도시까지 덮친 폐교 공포
7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전국에서 초.중.고 29곳이 문을 닫았다.
이 중 절반 이상(58.6%)이 8개 대도시에서 나왔다.
대구에서는 12곳이 폐교했다.
지난해 군위군이 경북에서 대구로 편입되면서 퍠교 8곳이 함께 이고나됐기 때문이다.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도봉구 도봉고, 성동구 덕수고 행당분교, 성수공고가 문을 닫았다.
도봉고는 서울 일반계고 중 첫중 첫 폐교 사례다.
개교 이후 학생 수 200명대를 유지하다가 2021년 75명, 2022년 42명으로 급격히 줄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성수공고는 인구 감소뿐 아니라 취업난에 따른 특성화고 기피 현상까지 겹쳐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방의 폐교는 이미 고질화한 상태다.
지난해 지방에서는 전북 (9개), 전남(5개) 등 호남권에서 폐교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입학생이 없어 휴교 중이던 군산 어청도초는 개교 100주년을 1년 앞두고 문을 닫게 됐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특히 면단위 농촌지역에서 폐교가 다수 발생하는 가운데
광역시에서도 문을 닫는 학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폐교는 학생들의 교육 환경뿐 아니라 안전과도 직결된다.
한 도교육청 관계자는 '폐교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원래 다니던 학교보다 먼 학교로 가게 돼 통학거리가 길어지고 안전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공동체에도 위협 요인이다.
교육 여건이 악화해 이사를 오려는 사람이 줄고, 학교가 사라지면서 유해시설이 들어서요.
또 한 번 이사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긴다.
김재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특히 도시 내 폐교는 일반적으로 아파트가 많이 없는 발라촌에서 발생하고 있어 지역 슬럼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며 '농어촌보다 교육 여건에 민감한 도시 내 폐교는 양극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치된 폐교만 전국에 367곳
더 큰 문제는 방치되는 폐교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수도권에서는 폐교들이 비교적 잘 활용되는 편이다.
경기도에 있는 폐교 183곳 가운데 58곳이 매각됐고 106곳이 다양한 용도로 쓰이고 있다.
1994년 폐교된 안산 화정초는 올해 1월부터 안산화정영어마을로, 1992년 폐교된 비봉초는 올해부터 비봉땅 자연미술학교로
활용 중이다.
마사초(1994년 폐교)는 야영장, 창문초(2000년 폐교)는 창문아트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청 자체로 활용하는 곳 중에서는 안성초가 특수학교로 꾸려지고, 기흥중이 주민 체육시설로 쓰며 좋은 사례로 꼽힌다.
반면 지방에서는 폐교 절차 방치 문제가 심각하다.
지방 폐교 3559곳 가운데 328곳이 미활용 상태다.
매각되지도, 대부(임대)되지도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 기준 방치 폐교는전남이 75개로 가장 많고, 이어 경남 72개, 경기 37개, 강원 56개 순이다.
이미영 경기도 교육연구원 연구원은 '인근 인구 분포를 고려해 폐교의 교육적가치를 최대화 해야한다'며
'기존의 소극적 폐교 관리 보존을 뛰어넘어 다양한 교육 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대안이 필요하자'고말했다.
캠핑장만들고 드론.게임 등 특별교육...도시 유학생 유치도
폐교 위기 벗어난 농어촌 학교
양주 상수초, 농촌 특화 교육
구례 광의초, 서울 유학생 받아
1963년 개교한 경기양주시 상수초는 2015년 전교생 47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학교 구성원들은 '작은 학교'와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교육 과정을 개발했다.
그 결과 지금은 전교생이 93명으로 폐교하한선인 60명을 훌쩍 넘겼다.
학생의 80%가 인근 신도시에서 전학 온 학생들이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삼수초는 우선 농촌 지역의 특색을 살려 GIFT 교육을 개발했다.
GIFT란 자연(Green).자아(identity).미래(future) 공동체(together)의 첫 글자를 딴 합성어다.
직접 작물을 재배하고, 단풍빛 계절학교 축제에 참여하고,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받는 등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힘썼다.
폐교는 단순히 학교가 문을 잦는 것 이사으이 문제가 된다.
지역 상권, 부동산, 시설 등 생호라 여건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인구 유출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빠져나가면 지역의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
이에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폐교만은 막기 위해 노력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다수 농어촌 학교에서 교육 여건 개선을 통해 폐교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신입생 수가 3명에 불과했던 강원 고성군 거진고는 올해 신입생 충원을 105%를 달성했다.
학교는 학생 수요를 바탕으로 드론, 그래픽, 게임 개발, 3D(3차원) 프린터 등 다채로운 교육과정을 과감하게 도입한 결과다.
야간학습 후 택시 귀가를 지원하고 실내 캠핑장도 설치했다.
도시 유학생을 받는 학교도 있다.
전남 구례 광의초는 서울 유학생을 받아 짧게는 1학기, 길게는 2~3년 머무르게 하면서 도시 학생들과 지역 학생 수가 늘어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체험, 수업, 운동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교우관계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