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지 비는 그냥 날 소극적으로 만드는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가 봅니다.
전날 부터 왔던 비를 보면서 모든것에 귀챦음을 느꼈고 엠티를 가는날 아침 약간 늦게 일어나
신발장 열고 정말 까이꺼 대충 와인 일곱병 챙기구 그리고 몇일전 구해놨던 아이스 박스에 찬장에 있는거 이리저리 쓸어 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편의점가서 맥주 피쳐 두병을 산뒤에 그냥 구색만 마추어서 출발했던길...
시시각각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특보에 아무런 감흥없이 이궁 이번엔 역시 안되겠구나 그런 생각에 주홍색 주유등 깜빡이면서 밥달라는 차에게 에이 그냥 가자 달래며 수문장님과 생선냥님을 만나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침수 되었다는 뉴스를 전하고 그냥 그렇게 사당역으로 갔었더랬죠
대충 사당역앞 고가도로 밑에 차를 세우고 기다렸던 사람들을 맞이 하는데...
전혀 뜻밖에 오가는 말들.... 그다지 다들 고민 안하시고 나온듯한 불길한 기운들...
이룬 나 삼겹살 안 사왔는데..... 반찬도 안가져 왔는데... 내가 어떤 와인들을 담아왔더라...? 속옷은 챙겼었나...? 이룬 어제 카메라 밧데리도 안충전 시켰쟎아..? 다행이다 그래도 돈은 넉넉히 가져왔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휘릭 지나가면서 정작 비오는건 생각안하고 챙겨 오지 못한것들에 대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 했고 끝내는 출발...
지금 까지 영동 고속도로를 타면서 전혀 내본적이 없는 속도였던 시속 60~70킬로.. 문막 휴게소의 맛있는 우동을 먹을 생각도 나지 않을만큼 신경을 곤두 세우게 했던 어마어마 했던 비들... 아무튼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중앙고속도로를 지나 영월초입에 들어서자 들었던 불길한 기운들.... 그 기운이 맞았는지 선암 마을 가는길은 완전 봉쇄... 아세아 시멘트 앞길을 따라서 선암마을 초입까지 왔었는데... 물이 넘칠려고하는 그길을 벗어나면서 너무나도 안도했는데 그 길을 다시 돌아 가야 한다는게 두렵기 까지 했었고 그래서 그런지 가는길엔 조금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다행히 아직까지는 약간의 거리가 남아 있어서 무사히 통과 할 수 있었었다는....
그래서 어쩔수 없이 앞에 잡았던 일정 모두 취소하고 바로 청령포로 출발 했지만...
청령포 초입에 들어서자 펼쳐진 어마어마한 침수 현장... 그래서 청령포를 포기하고 장릉으로 휘릭~ 아무튼 도시락으로 준비해갔던 전투식량은 담날 먹기로 하고 조금 쉴 수 있는 두부전문 식당으로... 음 거기 두부전골 맛을 확실히 기억나질 않는다.. 그냥 거기 고추가 맛있었고 된장이 맛있었다는거 외에는 기억 나는게 없음... 그리고 단양 팬션아저씨의 절규.. 절대로 오믄 안돼요~ 하는 목소리... 그리고 걸려온 해경님의 전화에 절대로 오지말라고 협박하며 끊고 에이 그냥 이거저거 생각 하지 말자 하며 장릉으로 올라섰는데...
역시나 모험을 할만한 그런 장면 들이었다...
물안개 피어나는 장릉을 둘러싼 산들... 그리고 처마 밑에 떨어지는 한옥 특유의 물소리들...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충분히 가치 있었고 즐거울 수 밖에 없을꺼라는 그런생각이 문득들면서 역시나 또다시 깊은곳에서부터 일어나는 장난끼.... 그리고 수문장님 우산들고 줄행랑...
그렇게 즐겁게 장릉을 나서면서 생기는 또 다른 걱정거리 팬션... 산사님이 그래도 부석사는 가봐야 한다는 그말씀에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일단 부석사 근처에 한번 가보자~ 그러면서 나섰지만 역시나 걱정이되는건 어쩔 수 없는지.. 단양휴계소 여행안내 데스크를 점령하고 느려터진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딴 전화번호로 이리저리 전화 했지만 다 만원 이라는 소리에 그래도 이렇게 다니는 사람들이 우리뿐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약간의 뿌듯함을 얻긴 했지만 그래도 걱정... 에이 걱정은 무슨 내가 언제 걱정거리 머릿속에 놔두고 살았나...? 하면서 그냥 사람들 모아놓구 휘릭 차몰아서 부석사 근처로 이동~ 가는도중 만난 광고 벽보를 보고 찾아간 정말 무시 무시한 길을 가지고 있는 산꼭대기 팬션...
아무튼 우리에겐 그 어떤 선택이 없었기에 일단 거기에 짐을풀고.. 그 무시무시한 길을 따라 나와 다시 삼겹살 세근 반정도를 사서 올라갔었다는...
그래도 준비해온 와인들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끼며 와인을 한병두병 따면서 느꼈던 즐거움들...그러나 맨 마지막에 먹을려고 놔두었던 샤또 꼬데... 정말 아까워서 웬만하면 잘 안따는 그냥 보관만 잘 해놓는 그런 마고류 와인인데... 코르크를 코르크를 열었는데 마게에 농축된 포도주 찌꺼기가 잔뜩있었다는... 이런 이게 얼마짜린데 상해버린거 아냐..? 암튼 일단 모른척하고 따랐고 약간 흔들어서 향을 맡으니 향은 좋았지만.. 맛을 보니깐 역시나 맛이 갔다.... 그래도 이게 젤루 비싼거라고 기대감을 부풀려 놓은 상태라 그냥 별말없이 조마 조마 해가면서 다들 조금 별루다라는 느낌들이 지배 했지만 그래두 그게 좋은 맛이라는 구라까지 치면서 사태를 무마했다는... 그래서 이제야 고백을 한다는.... 다들 용서 해주실꺼죠...?
그렇게 무모한 엠티의 하루가 지나가면서 그냥 이번에 오셨던 분들께 약간은 미안은 하고 그래도 너무나도 좋은 사람들과 갔던 즐거운 기억은 더욱 오랬동안 남을것이라 확신하면서 이번에 아주 작은거 까지 이야기 해주시느라 수고하신 한님께 너무나도 감사드리고 또 약간은 재미 없었을꺼 같지만 그래도 그런티 안내시고 즐거운 얼굴로 만났던 재간둥이 부군되시는 형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맛있는거 싸서 곰두마리 배 확실히 채워주신 산사님 넘 고마웠구요.. 지중해님께 나름 이쁜 생선냥님두 넘 고마워여....
첫댓글 정성들여 쓰신 후기글 고마운 맘으로 잘 읽고 갑니다 비가 절정으로 많이 오던 그때였는데...참으로 고생 많이 하셨네요...글속에서 그런 느낌이 전해져옵니다.....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후기 길었지만 잘읽었어요 비가 문제였지요...^^
맛이 간거였군뇽..ㅎㅎㅎㅎ 난 좋기만 하든뎅 ㅋ
아줌마둘 아저씨..시커먼 노총각들만 떠났으면 몹시 우중충했을텐데 생선냥님이 끼어서 전체팀 분위기가 화사하게 up되었다는거 아시죠?
맛이 갔다는 와인 먹어볼라고 잔머리 굴리던 나는 뭐여?/ 먹통님 지가 볼때마다 시속 80 이던디~ 속으로 와..먹통님 배짱 대단하다..요랬는데...여행취소안하고 떠나길래 먹통님이나 수문장님이나 간도 크시지..생각했는데..나름대로 고민많이 하셨군요~~ 무섭기까지했던 빗속운전 하느라 고생많았어요...무사히 살아돌아오게 해줘서 고마워요~
사실은 저랑 수문장님은 못가겠다 싶었어요.... 얼마나 간이 작은데.....
저도 번쩍 손듭니다. 엠티 그대로 진행할꺼냐구 수문장님께 문의(항의?) 전화를 해댔지요. 저의 신랑님께서는 유사시에 저 구출한다고 동행한 거랍니다. ㅋㅋㅋ 무사히 다녀와서 참 다행이예요. ^^
ㅋㅋㅋ 전 그 와인을 먹었느지 안먹었는지 가물 가물... 탈없으면 괜찮으거겠죠뭐~~ ^^
몬가서 후회했는데...먹통님 후기 읽어보니까,난...간 콩알만해서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먹통님만 간이 콩알만해 져서 운전하구요.. 저희는 먹통님의 안전 운전 덕에 쿨쿨 잠도 잘자며 이동했답니다. ㅎ1ㅎ1
와인은...상해도 약은 되나요? 움...히히히
그건 모르겠구 그냥 재미 없는 맛이 나요...
운전하느라 정말 욕봤다. 스틱이 아니길 얼마나 다행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