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을 통해서라도
상황을
제대로 알려는 노력 없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사실이
보이지 않기 쉽습니다.
***가톨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정책정보팀****
의약분업은 수십 년간 내려온 기존의 의료정책을 통째로 바꾸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새로
임명된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정했듯이, 지금 이 정책은 정부의 준비 부족과 졸속 행정으로
엄청난 혼란을 발생시키고있습니다. 처음의 약속과는 다르게,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늘어나고, 환자들은 치료를 받는 것이 더욱 불편해졌으며,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원래의
목적마저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약분업에 대한 의료계의 일관된 주장은 '의사는 진료'를 '약사는 의사의 처방에 따른 조
제'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요구는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졸속 행정을 일삼는 정부'
와 '기존의 이익을 유지하려는 약사 단체'와 '사이비 시민단체'들의 담합 때문에 기형의 의약
분업제도를 낳게 되었습니다.
이에, 의사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올바른 의약분업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의료계는 폐업을
선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 당국과 언론은 의사들의 폐업이 돈을 더 벌기 위한 것만
으로 호도하여, 의보수가 인상과 처방료의 인상 같은 당근으로만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였습
니다. 의사들이 이렇게 행동하게 된 주된 이유는 '의료 보험제도의 재정 적자를 의사들과 국
민들에게 떠넘기려는 정부의 정책'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환경에서 교과서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정부에 대한 요구' 때문입니다.
1) 약이 없고 약이 바뀌어 들어갑니다.
의약분업이 얼마나 엉성하게 시작되었냐는 약국에 약이 없다는 사실만으로 알 수 있습니
다. 처방전을 받아든 할머니, 어머니들이 약을 타기 위해 서너 군데의 약국을 돌아다니고
2-3시간을 기다려야 약을 겨우 받을 수 있습니다. 의약분업이 제대로 되면 집 근처 약국에
서 약을 받을 수 있다고 정부는 홍보를 하고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말대로 집 근처 약국
에서 약을 살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의사가 처방한 약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약사가
약을 바꿔 지어서 부작용을 일으켜 고생하는 환자가 한둘이 아님을 잘 아실 것입니다. 소아
의 약은 대부분 가루로 나가므로 약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사
고는 정부가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것은 의사가 처방한 약에 대한 약사의 조제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약이 없어 약사가 다른 약으로 마음대로 변경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소아과 아이들은 어른과는 달리 약에 민감합니다. 그래서 약의 용량을 반 알, 1/3알 등을
처방하게됩니다. 그런데 1/3알을 처방하였더니 약국에서 조제하기 힘들다고 한 알을 내든지
반 알을 처방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1/3 알을 컴퓨터가 계산하여 0.3333333으로 처방전에 찍
혀 나갔더니만 의사가 의도적으로 약사를 골탕먹이기 위해서 이렇게 처방했다고 주장하고
언론은 이것을 그대로 텔레비젼에 내보내는 한심한 현실입니다.
혈전 용해제를 반 알만 처방했는데 한 알로 잘못 투여되어 환자가 피를 토하는 일이 생겼
는데, 약사가 하는 말이 병원마다 약 용량이 다르면 어떻게 하냐는 것입니다. 같은 약이라도
환자마다 용량이 달리 들어간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지요.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의약분업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더구나 현재의 약사법으로는 약사가 환자에게 약을 바꿔 주었을 때 무엇을 어떻게 바꾸었
는가를 기록하지 않아도 됩니다. 약 바꿔치기로 인한 사고가 있을 경우,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어떤 약이 들어 갔는지를 알아야하는데 의사들이 기록하는 챠트같은 약사들의 '조제
기록부'가 없다면, 누가 어떻게 약화사고를 책임질지 알 수 없습니다. 정부가 책임을 지겠다
는 것입니까?
약사들은 환자의 진료에 관해서는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병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해, 가
벼운 병을 키워서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를 많이 보아 왔습니다. 소화가 안된다고 약국에서
소화제만 먹다 이상해서 병원에 왔을 때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위암이 진행된 경우
가 그 한 예입니다. 그러니 의약분업을 하려면 선진국 같이 완전히 처방은 의사가, 조제는
약사가 하자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입니까?
정부는 환자들이 약을 지어먹기 편하게 일부 약을 약사들이 판단하여 지을 수 있게 한다고
하지만 편리함으로 하자면 의약분업 이전의 방법이 가장 편리합니다.
2) 밥그릇 싸움의 배경
과거 23 년간 의료보험이 시작된 이래 우리 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값싼
치료비 (의료수가) 정책을 왔습니다. 한마디로 국가가 돈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전국민
의료 보험 정책을 실시하였는데 이것은 대외적으로 우리 나라가 국민을 위한 의료정책을 실
시하고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한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도 현 의료수가가 실제 치료비의 80% 정도라고 인정했습니다. 그러
나, 이것은 정부 당국자의 말일뿐, 실제는 치료비의 50%에도 못 미치는 수가입니다. 의사들
은 그 동안 약값에서 약 30%의 이윤을 남기며 싼 보험료 때문에 진료 부분에서 생기는 손
실을 보충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는 손해를 보게되면 재정적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고서는
약속된 재정적 지원을 하지 않던 정부의 묵인 하에 허용되어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현 정
부는 이마저 정의실현을 한다는 명분 하에 시민단체를 앞세워 의사들을 도둑놈으로 몰고,
약품 실거래가(약을 실제 가격으로 값싸게 거래하는 것)를 적용하여 이윤을 없애 버렸고, 약
속하였던 정부의 재정 지원 부분은 한 푼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의사들로서는 근근히 수지를 맞춰 오던 상태에서 약품 실거래가 제도로 인하여 수입의
30% 정도가 자연 감소하였으며, 추가로 조제료 부분은 (연간 약 1조 5,000 억원, 전체 의료
보험제정의 35%) 약사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는 웬만한 개업의는 평소 수입
의 약 50% 정도가 감소됨을 의미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이런 문제가 있으므로 남의 눈에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수입의 50%가 감소된다면 여러
분들은 그저 허허 웃으실수 있으십니까?
3) 의사 처방료 63% 인상의 허와 실
정부는 의사 처방료를 1700 원 -> 2700 원( 63 % )으로 , 재진료를 4300 원 -> 5300 원
( 19 % )으로 올려 준다면서 이를 위해선 2 조 2 천억원이 필요한데 이는 국민의 의료보험
료 인상으로 보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의약분업이 시행되며 약사의 조제료는 얼마나 인상 시켜주었을까요? 정부가 올려
준 약사의 조제료 내역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사는 병원에서 처방하고 병원에서 맞고 약국에서는 약을 보관했다가 봉투에 담아만 주는
데 도대체 주사약의 조제료 2,920 원이 말이 되나요? 약사의 조제료란 약을 약 봉투에 담는
행위료일 뿐입니다. 의약분업 후 약사들의 조제료 450 % 올린데 대해선 정부가 전혀 언급
이 없습니다. 약사 조제료 450 % 올린 것 모두 국민의 부담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시민
단체는 꿀먹은 벙어리요 영문도 모르며 호주머니 털린 건 국민입니다.
의약 분업 전에는 병원에서 조제하여 투여하는데 150원 주었습니다. 의약분업 후에 환자가
부담해야하는 부담은 의사 처방전 1,150 (조제료 빼고서 상승분)과 약사 조제료 3,200원을
더하면 4,350원이 더 들게 됩니다.
소아 환자 하루 재진을 오면 의료보험비 총액이 8,000원 하던 것이 12,000원 내지 1,3000원
이 들어갑니다. 국민들은 눈 뻔히 뜨고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을 보는
것은 재벌 약국과 정부 외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시민 단체는 환자의 건강 운운하면서 열심
히 정부의 편만 들고있습니다.
4) 우리나라 의료보험 제도의 실체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제도는 그야말로 싸구려 의료 제도입니다. 진료비가 1-2만원 이하의
간단한 경우에는 환자가 실제로 내는 돈이 치료비의 30% 정도로 돈을 얼마 내지 않으나,
중병에 걸려 수술이나 특수 치료를 받거나, 특수 검사를 할 때는 환자가 실제로 내는 돈이
치료비의 50%이거나 100%로, 실제로 필요할 때는 거의 도움이 안되고 ,정부가 생색내기 위
해 만든 제도입니다.
다음은 싸구려 의료의 예입니다. 응급실에서 의식불명의 환자에게 호흡을 유지하기 위하여
호흡관을 끼는 경우 비용이 6,000원, 환자가 자살의 목적으로 수면제 50알을 먹고 응급실로
와서 응급 위세척을 의사 2-3명이 붙어 한시간 하면 1만 5,000원, 더구나 이 비용은 의사의
비용만이 아니라 재료값까지 포함된 비용이지요.
의사들이 최신 치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하여 주면 의료보험 공단에서 불필요한 치료를 한다
고 진료비를 주지 않아 의사들로서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해 줄 수 없는 일종의 '하
향 평준화(의료질의 저하)'를 시키는 정책입니다. 부작용이 줄고 효과가 좋은 약이 새로 개
발되어 환자들에게 투여해도 비싼 약을 쓴다고 약값을 의료 보험에서 줄 수 없다고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지금의 의료보험의 현실입니다. 그나마도 의료보험 재정이 매년 약 1조
원 가량 적자를 내어 앞으로 3 년 이내에는 파탄이 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정부에
서 약속한 재정적 지원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의료보험을 처음 실시 할 때
정부가 의료보험의 50%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30%에도 미치지 못
하는 돈만 지원하고있어, 나머지는 고스란히 국민과 의사의 직접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습니
다.
그렇습니다. 정부는 돈을 들이지 않고 국민들에게 욕을 안 먹으면서 재정적 부담에 대한
짐을 벗기 위해 의약분업을 강행하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환자들이 병원 오는 것이 귀찮아
약국에 가서 증세만 이야기하고 약을 사먹으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국민들이 자기
돈으로 약을 사먹게 되어 보험 재정을 줄일 수 있게됩니다.
5) 개정된 약사법의 문제점
지난번 폐업시 약사법의 문제를 이야기했었고 정치권에서도 고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러나 지금의 약사법은 더 엉터리로 바뀌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많으나 일반인들에게
직접 연관된 '임의조제' 및 '대체조제' 에 대해서만 설명 드리겠습니다.
'임의조제'란 약사가 환자의 증세를 듣고 약을 자신의 판단대로 지어주는 경우이며 '대체조
제'란 의사의 처방대로 조제가 불가능한 경우(약이 없다거나 할 때) 약사가 약효가 같다고
인정되는 약을 바꾸어 지어주는 것입니다.
의사들의 주장은 '임의조제'는 진료 행위에 해당하므로 절대 불가하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진료는 환자의 말만 들어서 하는 문진(問診)뿐 아니라 만져보고 <촉진(觸診)>, 눈으로 보고
<시진(視診)>, 소리를 듣고 <청진(聽診)>하는 등 모든 가능한 진찰 방법을 통해 종합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의 말만 듣고 오판을 하는 경우에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오랜 환자 진료의 경험을 통해서만 완성됩니다.
우리나라 약대에서는 약사 교육 과정 중에 환자진단에 관해서는 가르치지 않습니다.
미국 같은 곳에서는 미국식품 안전국(FDA)에서 동물실험이나 심지어는 인체 실험 등 여
러 가지 방법으로 검사하여 약효가 같다고 판정된 약물들을 정하고, 대체 조제는 그 품목에
한해서만 일부 허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약효동등성 시험은 하지도 않
을 뿐더러(이는 품목당 약 수 천만원내지 수 억원의 실험비가 필요함) 단지 제약회사들이
스스로 제출한 화학적 성분 비교표를 기준으로 판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로 같은 성분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인종, 상태, 기타 약의 구성물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결
과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약들이 오리지날이 아닌 복
사품목(특허 유효기간이 지나 화합물 복사가 가능한 약들)으로 이들의 효과는 제대로 입증
된 적이 없습니다. 대체적으로 복사약들이 원래약의 70%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말은 같은 양을 처방했을 때 이전의 약효를 제대로 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
니다.
6) 처방약 600 품목의 문제
개정 약사법은 의사들에게 "정해진 600가지 약의 한도"에서만 약을 쓸 것을 강요하고 있습
니다. 600가지 이외의 약은 약사가 바꿔치기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600가지의 약은 전체 약
의 약 2%에 불과 합니다. 종합병원 한 곳에서만 자주 쓰는 약이 1200가지 이상이라고 하는
데 이것으로 제대로 진료를 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600 개의 약을 정할 때, 그 지역의 의
사 회장, 약사 회장을 비롯해 새마을 회장, 부녀회장 등 소위 지역 유지들이 모여서 다수결
로 정하랍니다. 지역 유지들이 의료에 대해 전문가인가요? 여러분들이 먹는 약을 결정할 때
의료 비전문가들이 참여한다는 것이 이해되십니까? 이 문제는 다음의 글을 보시면 확실히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의 누군가가 텔레비젼에 나와서 '소방수들도 의사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운 일을
수행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절대 파업은 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가령,
ㄱ) 2 평의 불을 끄는 데는 물 한 통만 써야 한다.
ㄴ) 한 건물 당 두 대 이상의 펌프차는 동원할 수 없다.
ㄷ) 고가 사다리차는 10층 이상의 화재 때만 동원할 수 있다.
ㄹ) 불 끄는데 사용되는 도구(물, 모래, 소화기, 소화탄) 및 동원 가능한 인력과 소방장비는
시민단체에서 정한대로 해야 한다.
ㅁ) 1평 이하의 불은 비전문가인 시청 수도과 직원이 임의로 끌 수 있다.
ㅂ) 소방수가 불끄고 있는데' 비전문가인 시청 수도과 직원이 갖다주는 것이 기름인지
물인지 알 수가 없다. (수도과 직원은 자신들이 불을 끄는데 기름을 썼는지, 물을 썼는
지에 대한 기록을 남길 필요도 없다)
이럴 때 당신이 소방수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진정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소방
관이라면, 법을 고쳐달라고 애원해도 정부가 모른 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행동하시겠습니
까 ?
정부는 의약분업 문제들에 대해 항상 의사들의 요구를 '거의 수용'했다고 하나(이 '거의'라
는 표현을 주목하세요) 선진제도를 도입하면서 왜 법규는 이다지도 애매하게 만들어 놓았을
까요? 과거 유신 때 한국식 민주주의라는 말에 우리 모두 최면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의사
들은 이미 구미 선진국에서 답안이 다 나와 있는 의약분업제도를 세계에도 유래가 없는 한
국식(편법위주)으로 하지 말고, 선진 외국에서와 같이 원칙에 입각하여 하자는 것입니다. 온
갖 편법이 난무하는 우리 나라에서 국민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법마저 애매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7) 현 정부의 의약분업 문제에 대한 태도
새로 바뀐 보건 복지부 장관도 자신의 입으로 의약분업이 준비되지 않고 무리하게 시행되
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현재와 같은 '의약분업' 제도는 국가의 준비
와 사회적 여건이 성숙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늬만 선진국을 만들기 위한 막무가내식 정
책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책은 현 정권이 재정 부담은 하나도 안하고, 국민들의 원성을 피
해가며, 의료보험 재정을 유지하기 위한 술책입니다. 정부가 맡아야 할 재정 부담을 모두 국
민과 의사들에게 떠넘기는 고도의 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군사정권 때보다도 더한 언론
통제를 통해 의사들을 도둑놈, 파렴치한으로 몰고 자신들의 치적을 폼내기 위해 의사들보고
죽으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평생 얌전히 공부만 하고 환자를 치료해왔던 전문가 집단이
왜 이렇게 투사로 태어났는지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현재의 언론이나 방송은 보도 내용이 다 똑같습니다. 기자들이 취재를 포기하고 누가 써
주지 않는다면 이렇게 똑 같은 순서에 똑같은 논조의 언론 태도가 가능할까요? 우리가 '광
주의거' 때 광주시민들을 공산 폭도로 오해하였던 일을 기억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입니
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의사들은 현재 국민을 대상으로 약품 실험을 하는 것과 같은 준비되지
않은 의약분업은 잘못된 제도이므로, 이를 원칙에 입각해 재검토하여, 수정할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정부, 언론, 시민단체는 이러한 불합리한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고치라고 요구하고있는 의
사들을 단순히 밥그릇 싸움만하는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밥그
릇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정부가 제안하는 파격적인 처우개선(2조 2천 억원)을 흔쾌히 받아
들였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의사로서 양심적이고 소신 있는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의료환경
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지, 단순히 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는 진료, 약사는 조
제의 대원칙이 지켜지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100년 후에도 국민의 건강을 위한
의료환경을 정립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의사들은 폐업은 했으나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서는 자원 봉사하는 전공
의, 전임의, 교수들이 열심히 근무하고 있으며, 급한 경우에는 응급실에 가시면 약간은 불편
하시더라도 진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외래에서도 약을
타실 수 있게 조치를 취하고있습니다. 진정한 의약분업을 위해서는 이제 국민 여러분들의
이해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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