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취업제도 지원받는 중
일경험 프로그램으로 우체국 근무를
했었답니다.
우편물 접수 창구에 앉아
등기 소포등......
천차만별의 고객만큼이나
천차만별의 글씨체......
제가 가장 많이 질문한게
"이거 ㅁ 맞아요?"
" 7인거 맞죠?" 이런식이었어요.
나 난독증일까? 싶게
한글도 숫자도 알파벳도 도대체
뭐라고 쓴건지 개발네발......
우리나이대의 고객분들 글씨체는
또 얼마나 반듯반듯 하던지요.
집에 와선 아들에게 종이를 내밀며
"엄마 나 10,000 만 줘"써보라고 했더니
세상에 대기업 다니는 과장이란 놈의
글씨체가 아주 가관입니다.
누굴 뭐라겠어요.
폰 키보드에 익숙해져 한 손가락으로 놀다
컴 키보드를 두드리려니 손가락이 어버버
같은 동네 이름은 전국에 분포되어 있어서
주소검색하다 머리 도는줄 알았어요.
작은 모니터에서 커서랑 마우스는 따로 놀고
대기표 뽑고 기다리는 줄이 길어지자
직원들이 교대로 제 자리에 앉아댑니다.
아들한테 고민을 얘기했어요.
내가 일하는 속도가 넘 느려서 우체국측에
민폐를 끼치는거 같다 했더니 아들 왈
회사에 72년생 주부사원이 있는데
너무 느려서 다른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어마무시 한댑니다.
이혼녀고 자식이 있는데 열심 살려는건 좋지만
잘하는 일 찾아주려 해도 방법이 없댑니다.
우리가 노블레스오블리쥬로 여기기엔
연봉이 넘 쎄서 상부에 보고 해야하나
고민중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알아서 그만둬주면 땡큐지
엄마도 그런 상황이면 알아서 그만두는게 맞지 않을까? 제안까지 하네요.
그래.결정했어. 그만 뒀어요~
국장님한테 고맙죠? 했더니
딱 고맙다는 표정이네요.
그리고 지금 괜스레 가슴시리고 싶어서
애절한 발라드 검색해서 노랠 들었어요.
연애세포가 다 죽었을까요?
뭐....그저 그러네요.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어쩌구
용필옵빠도 스쳐갑니다.
믿지 못하시겠지만......제가 좋다고
학교 행정실 근무할적 교문앞에서 꽃 들고
기다리던 우체국 머시마도
휙 지나가네요.
초록색 잠바를 즐겨입어 초록이라고 놀렸었는데
지금 저는 초록색을 즐긴답니다.
명리학 공부를 슬쩍 해봤는데
제게 부족한게 초록색이더라구요.
나중에 그의 결혼소식을 듣고 살짝
빼앗긴 느낌을 받긴 했었어요. 아까비~
또 믿지 못하시겠지만 우체부 아저씨가
하도 (?)편지가 많이 오니까 제가 어찌 생겼나
보러왔던 에피소드도 휙 ~지나갑니다.
출석부를 한동안 못 올렸어요.
머리 쥐나고 눈알 돌아가게 빠져서
폰 자체를 안 들여다 봤었다고
늘어지게 핑계를 댑니다.
그런데....계속 패쓰해도 봐주세요.
내일은 엄마랑 병원순례를 해야해서 말입니다.
우체국이나 편지에 얽힌 사연 있으시죠?
500원 쏩니다~
전 오늘 효주방장님 점심약속 있다길래
낑기러 나갈겁니다.
오늘도 새로운 날이시길 응원합니다~~~!!!
카페 게시글
풍류가 있는 주막
우체국에 가보셨나요?
몽연1
추천 0
조회 375
23.05.25 08:30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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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 어릴때는
기념우표 오픈런 할 때,
전보칠 때 우체국 갔고
둘째 아이 중학생때 필리핀 유학시
과자 보내 준다고 국제택배 하느라 갔고
2000년 즈음 윤밴의 가을 우체국 앞에서...
몽당연필이 볼펜 역할 하느라 고생했네요
아들의 깔끔한 조언도 백미 이구요.
몸에 안맞는 옷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니
스케치, 커리커쳐 등에 쓰이는 몽당연필처럼
갬성 피어나는 곳에서 빛나는 몽연1님이시길...
역쉬 기대 이상의 댓글에 감읍합니다.
응원도 감사하구요.
맞아요.얼마나 불편하던지 가시방석이었어요^^
그래두 며칠치의 배움이 신선했었어요.
선물로 받은 법랑냄비 잘 닦아서 떡국 끓이니
웬지 뿌듯합니다.....^^
우체국 한번씩 갑니다
터키 옷 보내기도 하구요
10 년전엔 초등동창 30 명에게 한명 한명 다른 줄거리로 연하장도 보냈어요
최근에는 서울 정능 여동생께 엽서 보냈어요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
멋지시네요~
정갈한 글씨에 따듯한 마음이
듬뿍 배였으리라 여겨집니다~
우체국에 기본지 오래됐습니다.
편지나 엽서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다음 또 우체국에서 일하시게 되면 게시판에 알려주십시오.
맡으신 창구를 이용해 누군가에게 엽서 한장 보내보려고요.
꼭 그 자리가 아니여도
누군가에게 엽서 보내기는 해보셨음 하는
바램이 있네요 ㅎㅎ
아마도 엄청 반듯반듯한 글씨체이지 않으실까
상상이 됩니다.
요즘 제 목표는 안해본거 해보기인데
한가지 해본 것으로 만족합니다~^^
우체국 요근간 자주 갔어요.
등기 보낼 서류가 있어서 가면 무인접수기가 있어 그곳서 보낼곳 주소 찍고,중량 재고 알아서 척척..
참 삭막하더라구요..
윤도현의 가을우체국앞에서~~는 몇년전 제주서 보름정도 지낼때 신창 우체국에 가면 떠오르던 노래..
서울선 좀체 그런 갬성은 없네요.
어제 못만나 많이 서운했어요..언니..
모쪼록 건강 단디 챙기시오! 명령!!
우왓....무서비....
음....앙탈마저 귀여운 우리의 임히.
명령 받자와.....충성~~~!!
인기만점일때가 그리운 모양입니다.
나이드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니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몽연님을 사모하는 젊은 오빠들은 없어도
나이든 오빠들은 많으니....
애공....방향키가 엉뚱한 곳으로....ㅋ
걍 우체국에서 며칠 일해본 경험일 뿐입니다.
덩달아 떠오른 에피소드구요^^
그러믄요....수긋하게 나이 들어가는 제가
그저 편안하고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