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갔었다. 인간의 근본 욕망이 식욕과 성욕, 그리고 재앙으로부터의 안정 욕구라고 전제한다면 생명을 빼앗기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며, 제대로 된 격식도 갖추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은 무엇과도 비길 수 없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유행성 질병과 전쟁은 인간의 안정 욕구를 파괴하는 2대 재앙이다. 질병이 천재(天災)라면 전쟁은 인재(人災)에 더 가까우니 감정적인 원한은 후자가 더 클 수밖에 없겠다.
그래서일까. 전쟁과 관련한, 전쟁이 낳은 노래는 민족상잔을 겪은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상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중 20세기를 울린 전쟁 노래의 백미 중 하나로 'Danny Boy'를 지목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닐 것이다.
일찍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하여 '아 목동아'를 제목으로 테너 현제명이 녹음하기도 했고, 이 곡의 멜로디를 색소폰으로 연주한 실 오스틴의 재즈는 한국전쟁 직후의 한반도를 강타했다.
아일랜드의 테너 존 매코맥의 가창부터 스탠더드팝의 대표 주자인 빙 크로스비와 앤디 윌리엄스, 나아가 자메이카 출신 칼립소 가수 해리 벨라폰테와 로큰롤의 왕 엘비스 프레슬리까지 이 곡을 부른 가수는 셀 수조차 없다.
이 노래는 오랫동안 대영제국과 피비린내 나는 독립 투쟁의 역사를 지닌 북아일랜드 지방의 민요 'Londonderry Air'에서 출발했다.
이 곡이 채집되던 19세기 중반 이래 보통 3개의 가사 버전이 통용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영국의 변호사이자 작사가인 프레더릭 웨덜리의 노랫말이 'Danny Boy'를 대표한다.
전쟁터로 끌려나가 결국 돌아오지 못할 아들을 그리워하는 애끓는 부모의 정을 담은 이 노랫말은 전 세계 부모들의 마음을 처절하게 대변한다.
"여름은 갔고 장미들도 시드는데
이제 너는 떠나야만 하고
우리는 남아 널 기다린다…."
수많은 가창 버전 중에서 카네기홀 라이브 버전인 해리 벨라폰테의 무반주 가창 버전을 추천한다. 피부색을 떠나 힘없는 밑바닥 계층의 부성을 공감할 수 있는 실로 처절하고 아름다운 가창이다.
강헌 음악평론가
Oh Danny boy,
the pipes, the pipes are calling
From glen to glen and
down the mountain side
The summer`s gone
and all the roses dying `
Tis you, `tis you must go
and I must bye
But come ye back
when summer`s in the meadow
Or when the valley`s hushed
and white with snow
And I`ll be here in sunshine
or in shadow
Oh Danny boy,
oh Danny boy I love you so
But if he come and
all the roses dying
And I am dead,
as dead I well may be
He`ll come here and
find the place where I am lying
And kneel and say an ava there for me
And I shall feel,
oh soft you tread above me
And then my grave will richer,
sweeter be
For you will bend and
tell me that you love me
And I shall rest in peace
until you come to
오, 대니 보이
골짜기에서 저 산 언저리까지
백파이프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단다.
여름은 지나고 장미는 떨어지고 있어
넌 떠나야 하는데
난 그럴 수가 없단다.
꽃들이 시들어 가면
언젠가 아들이 돌아올 거야
그리고 난 싸늘히 죽어 있겠지
네가 돌아와 내가
누워 있는 곳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할테지
내 곁에 있어 주겠다고
저 초원에 여름이 오면
네가 돌아와 줄까
계곡이 숨을 죽이고
눈으로 뒤덮일 때면 돌아 올까
햇빛이 비추어도, 그늘이 드리워도
난 여기 있을 거야
대니 보이, 오 대니 보이
난 정말 널 사랑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