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 시 한 편을 소개하기 위해 긴 글을 씁니다. 바로 안도현 시인의 등단작입니다. 19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작인 <서울로 가는 전봉준>은 당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며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시의 대통령이 전두환이었던 것을 감안해 본다면 참 놀라운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에 다니던 대학에서 <동학농민혁명사>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교수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일화를 소개하더군요. 전두환이 잘못된 과정으로 정권을 잡은 다음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여러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역사 인물 속에서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인물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때마침 ‘전봉준’이라는 인물을 찾을 수 있었죠. 전두환은 족보학자 등을 불러다가 전봉준의 ‘전’과 전두환의 ‘전’의 관계에 대해 찾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봉준의 전 씨와 전두환의 전 씨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 때문이었을까요? <동학농민혁명>의 많은 유적지가 전두환 시대 때 개발 되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안도 현 시인은 경북 예천 출신입니다. 고교시절까지 경북에서 보내고 익산에 있는 원광대학교에 입학을 합니다. 81년엔 지방지로 83년엔 중앙지로 등단을 했는데, 등단작의 제목이 참 재밌습니다. 첫번째 등단작의 제목은 <낙동강>이었고 두번째 등단작이 바로 위의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입니다. 하나는 경상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또 하나는 전북 동진강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호남 화합이 이런 게 아닐까요?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쓰여진 사연도 재밌습니다. 당시 사학과에 재학 중이던 사모님의 전공서적에서 서울로 압송 중인 전봉준의 사진을 보고 시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은 키에, 왜소한 몸매에, 잡혀가고 있는데도 눈빛이 살아있는 전봉준의 모습이 안도현 시인을 사로잡은 모양입니다.
만경과 동진강 일대를 한번 둘러보셨으면 합니다. 그러면 <서울로 가는 전봉준>의 화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전봉준에게 '자네'라고 부르며 신세 한탄도 한번 해보셨으면 합니다. 전북지역은 개발이 더딘 편이라 동학혁명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전봉준이 밟았던 땅을 밟으며, 당시의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해 보는 것도 좋겠죠.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했던가요? 농민이 천하의 근본이라는 말. 저는 이 말이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세상이 뒤숭숭합니다. 이럴 때일 수록 과거 속을 돌아봤으면 합니다.
나들이 코스!
전북지방은 <동학농민혁명>과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정읍시 고부면 고부리 현 고부초등학교에 가면 관아 터를 볼 수 있습니다. 전봉준 생가와 황토현 등 수많은 중요 유적지가 전북지방에 위치해 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기행>을 준비 중이라면 전북지방에서 삼사일은 묵었다 가셔야 할 듯싶습니다.
전주권
삼례역참 터, 독배재, 용머리고개, 완선전투, 풍남문, 경기전, 위봉산성, 오목대, 한벽당, 동학농민군 전주입성비, 전주객사, 김개남 처형지(초록바위), 삼례봉기 역사광장,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기념비, 사자암, 대둔산전투
고창권
전봉준 생가터, 무장기포터, 여시뫼봉, 흥덕동헌, 고창읍성, 무장동헌, 무장객사, 정백현 생가터, 순화중 도소,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
남원권
동학 초기 포교지 터, 은적암, 백산봉기 집결지, 남원관아터(남원집강소), 남원 농민군 훈련터, 방아치전투지, 관음치전투지, 원촌전투, 남원성전투, 박복양 비, 김영원 생가터, 최시형 은신지, 갑오동학혁명 기념비, 평지말전투
전봉준 생가
정읍권사 발통문 작성지, 동학혁명 모의탑, 무영농민군 위렵탑, 고부관아터, 군자정, 말목장터, 만석보 유지비, 예동마을, 백산봉기, 황토현전투, 사시봉, 태인 성황산전투, 태인동헌, 전봉준 단비, 전봉준 고택, 전봉준 체포지, 조규순 영세불망비, 갑오동학혁명 100주년 기념탑, 김개남 묘역, 순화중 묘역, 최경선 묘, 최경선 생가터, 무성서원, 부안집강소 도소
김제권
구미란전투지, 전주입성 직전 선전관 처형지, 김덕명 생가터, 원평집강소
내일도 수많은 시민들이 전봉준 같은 눈으로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겠죠. 시민들이 혁명을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인가를 바꾸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요? 아직 촛불을 들지 못하는 분이라면 전봉준을 만나보면 좋겠습니다. 전봉준을 만나서 왜 세상을 바꾸기 위해 거리로 나서야 하는지, 이야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나들이 포인트!
첫댓글 새야 새야 파랑새 야 ( 한자로 여덟팔자 밑에 임금왕자를 쓰면 전씨 ) 그러면 일본인들이 알지못하게 파랑 새가 진짜 이름은 팔왕새 가 됩니다 녹두밭에 앉이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창포장사 울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