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떠나는 첫 여행이다...
과연 해 낼수 있을까... 3일을 연거퍼 타는 것인데...
요즈음은 하루만 타도 그 이튿날은 옴몸이 쑤시고 뻑적 지근하여 쉬어야 한다.
근심이 앞선다. 그래도 일주님이 가니까...
계획한 날 비때문에 연기되어서 내심 안심이 되었는데... 감독님은 사뭇 가고싶은 눈치...
망설이는 일주님을 조르고 또 졸라서 마침내 23일 새벽에 떠나기로 결정....
처음 가는 여행이라 무엇을 챙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짐을 가능한 가볍게 하기로... 가장 작은 가방을 꺼내서 속옷한벌과 반바지 짧은 티셔츠만 쑤셔넣고 내일을 위해서 잠자리에 들다...
잠에서 아직 깨지도 않은 딸녀석을 깨워서 차로 가경동으로 향하다.
쫑알 쫑알 불평을 하면서도 항상 내 말을 딸아주는 딸녀석이 있기에....
가경도 사거리에서 누군가가 열심히 잔차를 타고 간다. 가방도 메고..
딸녀석.." 아빠 저기 누구 가네.... 동행이야... " "아 이감독이구나..."
그때부터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회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도착지에 도착하다...
조심해서 다녀오라른 딸녀석의 인사말을 뒤로하고...
간단히 뼈다구 해장국으로 아침을 때우고 드디어 버스에 몸을 싣다...
잠을 못잤다고.. 텅빈 버스를 전세 낸듯 한자리씩 차지하고 잠을 청하다...
일주님이 MP3 Player를 꺼낸다...
그것도 달라고 졸라서 귀에 끼워보니...
감미로운 음악이 아니라 서양사람들의 쏼라쏼라 만 나온다.
에이... 그냥돌려 드린다.
집념이 무섭다.
저나이에, 부러울 것이 없는 생활여건속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공부를 하시다니.... 남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스친다...
드디어 원주에 도착...
감독님과 일주님이 분주하시다.
나야 뭐... 그냥 딸아가는 사람이니.....ㅎㅎㅎㅎ
여기서 장평을 향햐여....
드디어 장평..
조그만.... 내 어릴때 미원같은 작은 읍이 시야에 들어온다...
드디어 타지에 온것같다.... 여행기분이 새록 새록 들기 시작한다...
이젠 잔차로 이동할 차례...
버스와 작별을 고하고 잔차로 봉평으로...
포장길을 달리는 기분이 사뭇 상쾌하다... 감독님이 앞서고 일주님이 가운데... 그리고 나...
헌데 일주님이 정말 잘 달린다.. 뒤에 딸아가기도 힘이든다..
이건 아닌데.... 어쩌나.... 으이그...
새파란 잔디밭이 나온다. 감독님 왈 서양 잔디란다...
상쾌하게 여기서 한켯...
그리고 다시 봉평으로...
장승들이 허연이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저기 초가짐들도 보인다... 메밀꽃의 고장..
허생원과 동이가 넘나들던곳.... 허나 메밀꽃은 전혀 찾아보기가 힘들다.
개울을 건너도록 만들어 놓은 다리가 정겹게 눈에 들어온다.
내 어릴쩍 우리집 냇가에 동네 어른들이 가을 이면 놓았다가 장마철 되기전에 허물어서 거기에 쓰인 재목들을 갈무리 하던 바로 그다리다....
사람들이 모여서 있다. 가산 이효석선생의 백주기 추모식이란다.
하지만 메밀꽃 필무렵의 머리속에 그려진 배경은 찾아볼수 없고 여기저기 관광객을 끌기위해서
급조된 어설픈 풍경만이 눈에 들어온다. 뭔가 허전함을 느끼다..
그래도 너무 시끄럽지 않아서....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을 끊다.... 여행온 기분이 느껴진다.
막국수와 수육 그리고 동동주로 점심을 먹고..
드디어 ??? 산 임도를 타다. ( 산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다시 확인해서 정정할께요...)
참으로 조용하다... 머리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앞에 가시는 일주님... 정말 잘가신다...
일주님의 좌우로 흔들리는 어깨를 보면서....
일주님 잔차의 힘겹게 삐걱거리며 굴러가는 바퀴를 보면서...
그 뒤를 따르다..
때론 두고온 사람들생각을 해본기도 하고...
때론 함께하는 사람들 생각도 해보기도 하고...
때론 나를 생각해 보기도 하면서..
그러다가 농담기가 발동하면 쿡 찔러도 보면서...
얼마를 그렇게 올라서 다운을 하니 또다시 한적한 두메산골...
그리고 포장도로를 지나 운두령을 넘다...
감독님은 어느새 사라지고..
어김없이 좌우로 어깨를 흔들며 콧노래 부르듯 페달들 돌리는 일주님 뒤를 따르다.
일주님과 이야기도 참 많이 한것 같은데...
나보고 첫경험 이야기 하란다...
일주님 먼거 해보라고 하니.... 일주님은 첫경험이 사모님이란다.
물론 나로 내 마누라라고....ㅎㅎㅎㅎ
이렇게 농담을 나눠가면서 1080고지 운두령 정상에 서다.
2부에 계속....
첫댓글 흥정산입니다. 정말 글 잘쓰시네-- 전공이 영문학과라서 --ㅋㅋ 기대됩니다. 이왕이면 사진도 --ㅋㅋㅋ
아 흥정산.... 2부는 일주님께서 쓰심이... 나이가 먹으니 기억력이 자꾸 떨어져서... 그냥 기분만 살아 있어요....ㅎㅎㅎㅎㅎ
송샘이 저보다 머리카락이 적어요? , 수염이 많이 낫어요, 힌것도없으면서-- 아낙네들이 40이라고하잔아요--네가써라--ㅋㅋㅋㅋ
하여간 메아리처럼 되돌아올 질문을 왜 하신데요한참 웃었어요.
글을 읽다보니 같이 여행한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2부를 기대하겠습니다...
운두령!! 꼭 가보고 싶지만 아직 못가본 고개.. 부럽습니다요..
머리속으로만 그리겠습니다. 좋은 여행 되셨군요.
글솜씨 필리핀에 이어 감동입니다